들뢰즈의 철학사상 - 갈무리신서 13
마이클 하트 지음, 이성민 옮김 / 갈무리 / 1996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이 책을 세미나에서 영어로 읽었었다. 문장이 참 쉬워서 그 당시 나의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을뿐더러, 내용 또한 들뢰즈의 철학을 간결하고 명쾌하게 압축해 놓았기 때문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게다가 저자인 마이클 하트는 안토니오 네그리와 주요한 共著를 냈을만큼 사상적으로 가깝다.

안토니오 네그리는 물론 펠릭스 가타리와 共著를 내었었고, 알다시피 가타리는 들뢰즈 사상의 뒷면이라 할 수 있을만큼 서로 긴밀한 작업을 펼쳤다. 그러니까 그들은 서로 하나의 궤환을 그리며 사상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연대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연대 내부의 동지들은 들뢰즈의 이론적 기반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를 이 책을 통해 덤으로 알 수 있다.

그러니까 만약 들뢰즈를 연구하는 대학원생이라면 이 책은 필독서이다. 그렇다고 마이클 하트가 자신의 주관을 들뢰즈의 철학사상을 평가하는데 어지럽게 투여한 것은 아니다. 그는 항목을 분리해서 자신의 관심사 부분에는 자신의 목소리로 글을 쓰겠다고 구분지어 놓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들뢰즈의 사상을 그 연대 내부의 급진적 사상가들이 어떻게 분유하는가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이 책은 들뢰즈의 사상의 발전 계보를 구성하고 있다. 그러니까, 들뢰즈가 초기에 행했던 베르그송-니체-스피노자의 독해를 그의 사상이 풍부하고 구체적으로 구성되어 나가는 과정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를 충분히 이해하여야만 들뢰즈 후기의 <앙띠 오이디푸스>나 <천개의 고원>과 같은 저작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그렇게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내가 스피노자에 관한 논문을 썼을 때, 이 책을 자주 참고하였는데 회고해보면 한 세네번쯤은 읽은 것 같다. 그만큼 이 책은 잘 되어있는 책이다. 절판된 프랑스책들이 많이 하트가 참고한 문헌들을 모두 다 검토해보진 못했지만, 그는 대체로 이 책을 쓰는데 필수적인 글들을 각주로 참고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도 신뢰가 간다. 이 책을 토대로 들뢰즈 사상을 입문한다면 전공자에겐 더없이 좋은 벗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여러분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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