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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순문학 을 읽기 전에 작가에 대해 알아볼 때가 있다. 어떤 의도로 이 책을 썼는가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프랑수아즈사강 작가는 이번 < 한달후일년후 >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아니라서 큰 관심이 없었는데, 참 독특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935년 6월 21일 태어난 프랑스의 극작가,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로 비교적 최근인 2004년 9월 24일에 세상을 떠났다.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Françoise Quoirez)로 18살에 < 슬픔이여 안녕 >을 발표해 작가로 인정 받았다. < 브람스를좋아하세요 >, < 뜨거운사랑 >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현대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물론... 2000년 대 마약 복용 혐의 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해 마약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예술가들의 이런 면모는 오히려 없는 게 이상하다 할 정도이기에 프랑수아즈 사강은 이런 삶을 살았고, 이런 생각을 가진 작가였구나 정도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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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가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네온 불빛 때문에 일그러진 모습으로 보이는 몇몇 손님의 눈길을 받으며 잠시 망설이다가, 계산 담당 여직원에게 다가갔다. ~ 여직원은 미소 없이, 지친 표정으로 그에게 공중전화용 토큰을 내밀었다. 새벽 네 시가 가까운 시각이었다. (p9)
<한 달 후, 일 년 후 >의 첫 시작은 크게 흥미를 끄는 자극이 아닌 담담함으로 시작한다. 조제를 그리워하던 베르나르가 새벽에 어느 카페어서 조제의 집에 전화를 거는 장면이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사람은 조제가 아닌 그녀의 새로운 남자친구인 자크였다. 이야기의 시작은 평범하면서도 호기심을 끌었지만, 아쉽게도 내 입장에서 깊이 몰입이 되는 캐릭터는 없었다. 남부러울 것 없는 부유한 여성인 조제가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옛 애인에게 우정과 비슷한 애정을 갖고 있지만 사랑은 아니라는 점 자체가 나랑은 너무 다른 가치관이랄까. 물론 이런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캐릭터를 통해 새롭움을 받아들이는 참신함이 가득한 점은 장점이었다.
책장을 덮을 땐 파랑수아즈 사강 작가가 전하고 싶은 사랑의 덧없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짧음과 덧없음을 전하고 싶었을까. 20세기 중반 파리의 남녀들이 보여주는 사랑과 젊음의 덧없음이 묘한 기분을 주는 건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기 때문은 아닐까.
새로운 작가, 새로운 작품,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는 일은 언제나 묘한 즐거움을 준다. 이 한 권의 책으로 프랑수아즈 사강의 매력을 다 알게 된 것은 아니지만, 짧은 내용 속에서 그녀만이 전달할 수 있는 감각이 참 마음에 들었다. 소담출판사에서 나온 <한 달 후, 일 년 후>는 소설 본문 외에 작품 해석, 역자 후기가 다 담겨 있기 때문에, 작품 해석과 역자 후기를 먼저 보고 본문을 본 다음 다시 작품 해석과 역자 후기를 보아도 작품 전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문체가 담담하고 아름다워서 고운 문체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도서이다. (커피 쿠폰과 함께 선물하기도 괜찮은 책)
책만을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