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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때 최선을 다했다 - 내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치유글쓰기
한경은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8월
평점 :


"자유롭게 쓰려면 글쓰기가 안전하다고 믿어야 한다. (p17)"
상처를 안 받고 사는 방법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 당신은그때최선을다했다 >를 선택한 것은, 여전히 난 치유의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약해서도, 바보 같아서도 아닌 그냥 사람이라서. 우린 보통의 사람이기에 치유의 글이 필요하다.
글을 쓰다 보면 별별 사람을 다 만난다. 그런 사람이 싫다면 차단을 하거나, 글을 세상 밖으로 보이지 않아야 겠지만. 굳이 후자를 택해 내 글의 자유를 억압하고 싶지가 않다. '내가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대신 써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내가 내 나 좋으라고, 나 즐거운 마음으로 쓰겠다는데. 왜 본인이 자신의 잣대로 나와 내 글을 판단하는 걸까.' 단순히 '기분 나쁘다'라는 말로만 표현하기엔 이 세상 언어로는 다 부족할 정도의 심정이었다.

"나에게 채찍을 휘둘러가며 더 잘하라고 몰아세우거나, 삿대질을 해대며 이것밖에 못하느냐고 비난하지 마라. 곧 내다 버릴 듯 너란 인간은 희망이 없다며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마라. 자기 자신에게 학대 받은 내면은 병들고 만다. (p62)"
타인에게 바란 적 없는 평가를 받았을 때, 조금 더 어렸다면 내가 나를 나무랐을 것이다. 좀 더 잘 했어야 했다고, 왜 이렇게 부족하냐고. 하지만 이젠 그런 어이없는 말에 무너질 정도로 내면이 무르지만은 않다.
남에게 말을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굉장히 무례하고 못 배운 사람이 많다. (정작 본인은 모르는 거 같지만.) 타인의 글을 비평하고 난도질을 하면서 자신의 우월감과 자신감을 찾는 사람인 게 훤히 보였다. 나중엔 불쌍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남의 글을 업신여기며 타인을 자신보다 낮게 보는 태도가 얼마나 독이 되는 줄 아직도 모른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이런 일이 생길 때면, 상처를 빠르게 회복하고 담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다. 이번엔 한경은 작가의 <당신은 그때 최선을 다했다>가 좋은 해독제였다. '그때 제대로 지랄했었다면'이라는 후회가 좀 들긴 했지만, 지나간 시간을 어쩌겠나. 난 그때 최선을 다했고, 당신이 보는 눈이 없는 건데.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글의 힘을 빌려 나를 치유했다.
"치유글쓰기는 비합리적이고 무의식적인 글쓰기다. (p19)"
마음에 상처가 있을 때는 그냥 쉽고 솔직하게 쓰는 글이 더 필요하다. 이번 도서는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스스로를 강하게 다잡아주는 책이었다. 상처와 사고는 어느 날 느닷없이 훅 치고 들어온다. 그럴 땐 감정적으로 휘둘리거나 일일이 대응하기 보다는 자유롭고 솔직하게 글을 쓰며 나 자신을 정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의 경우 '목록 쓰기/빈칸 채우기/15분 글쓰기/알아차림 요약하기' 단계별로 나누어 있어서 혼자서 책을 활용하기에 더 좋았다. 하루 15분, 짧다면 짧지만 매일 매일 모으면 큰 시간이 된다. '15분 글쓰기'를 통해 내면을 살피며 구체적인 사건이나 감정과 깊이 만나는 것은 셀프 러브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그때 최선을 다했다>는 자신의 기질과 성격을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후회와 자책을 놓아주고, 모호함을 받아들인 다음, 타인과 사랑으로 연결되는 10단계로 구성되어 앞서 이야기한 정화의 힘을 키워준다. 처음부터 글쓰기를 실천하며 책을 활용해도 좋지만, 전체적으로 한 번 쭉 훑어본 다음 매일 1장씩 읽으며 하나의 루틴으로 활용하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가짜 자기 연민이 깊은 사람들의 공통점]
-자기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마음이 고스란히 외부로 투사되어 타인과 바깥 상황에도 불만이 많아진다. 그러니 무언가에 만족하기가 힘들다. 대개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책만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내가 포기했던 것이 있다면 그 또한 깨끗이 인정해보자. 그것을 포기했기에 다른 무언가를 지켜낼 수 있었을 것이다. - P134
긍정적이고 유연한 자기개념을 갖게 되면 긍정적인 정체성이 형성된다. - P184
의식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동적인 사고, 습관적인 행동을 경계해야 하는 만큼, 영원한 것, 거룩한 것, 이상적인 것, 불변하는 것에 대한 환상도 경계해야 한다. - P248
나의 실수와 한계는 당신의 것이기도 하며, 당신의 힘과 지혜는 나의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미 온전한 존재라는 것과 내 삶과 내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하고 싶었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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