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언니 웅진 우리그림책 143
이은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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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협찬] 때로는 짐이 되고 때로는 울타리가 되어주는 가족


[추천 독자]
-돌봄의 노동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잃어가는 느낌을 받는 사람
-가족이라는 이름이 주는 따뜻함과 버거움 사이에서 갈등해 본 사람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인 '영 케어러'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싶은 사람
-짧은 글과 깊은 그림을 통해 마음의 정화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
-차가운 머리보다 뜨거운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모든 사람



이웃을 돕는다는 것은 단순히 선의를 베푸는 일을 넘어, 그 사람의 삶이 가진 무게를 함께 나누어 지겠다는 결심이기도 하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우리나라 복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아동복지센터에서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었던 나의 경험은 타인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숭고하면서도 고된 작업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바위 언니>는 바로 그 '돌봄의 무게'를 '바위'라는 비유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어려운 이웃과 가족을 향해 끊임없이 마음을 써야 하는지, 그 본질적인 이유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묵직하게 들려준다.


그림책 속 주인공에게 장애가 있는 언니는 등굣길 내내 자신을 지치게 만드는 무거운 바위다. 화장실 가기, 밥 먹기 같은 일상의 사소한 행위조차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언니는 애석하게도 어린 동생에게는 자신의 세계를 좁히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태풍이 몰아쳐 몸이 날아갈 것 같은 위기의 순간, 아이를 땅에 단단히 고정해 준 것은 바로 그 무거운 바위 언니였다.





이러한 장면은 복지 현장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진실과 맞닿아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돕는 행위가 일방적인 시혜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 존엄의 가치를 배우고 삶의 거센 풍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중심을 잡게 된다. 내가 짊어진 바위가 나를 무너뜨리는 짐이 아니라 나를 지탱해 주는 중력이자 닻이 되는 기적이다. 작가는 장애 형제를 둔 '영 케어러'의 고충을 담백하게 서술하면서도 손을 꼭 맞잡은 두 자매의 뒷모습을 통해 돌봄이 곧 '서로를 살게 하는 힘'임을 논리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거주지를 옮기며 봉사의 현장과 조금 멀어졌을지라도, 마음 한편에 늘 이웃을 향한 자리를 남겨두는 것은 우리 모두가 서로의 바위가 되어주어야 함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바위 언니>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향한 우리의 관심이 왜 멈추지 말아야 하는지 일깨워준다.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화려한 행운이 아니라, 거센 바람 속에서도 서로의 보폭을 기다려 주는 인내와 꼭 맞잡은 손의 온기다. 이 책은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이들에게는 위로를, 소외된 이웃을 돕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확신을 선물한다. 우리가 기어이 그 바위를 함께 들어 올릴 때, 세상은 조금 더 단단하고 따뜻한 울타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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