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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 - 지구상 가장 비싼 자산의 미래
마이크 버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평점 :
[도서만협찬] 부동산이 권력이 되는 구조를 설명하는 책


[추천 독자]
-집값 뉴스에 지치고 왜 이렇게까지 불안한지 구조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
-부동산 투자 여부와 상관없이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영끌·갭투자' 담론이 아닌, 다른 시각의 부동산 이야기를 찾는 사람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세대 격차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알고 싶은 사람
-가격 전망보다 판단 기준과 사고 틀을 먼저 갖고 싶은 사람
** 중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토지의 덫에 깊숙이 물려 있다. -p268
** 인류 문명의 구성 단위인 도시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컴퓨터와 인터넷, 휴대전화 등 현대적인 통신 기술이 확산하면서 서구 세상의 많은 지역, 특히 번영과 관심이 집중된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폭등했다. -p308
** 토지 부는 그 어떤 부와도 다르고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아해하는 것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p332


결혼을 앞두고 신축 아파트를 조건처럼 이야기하는 장면을 볼 때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그것이 현실적인 선택인지, 아니면 새 집에 살아야만 안전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인지 쉽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부동산은 '살 곳'을 넘어 사람의 가치와 미래를 증명하는 언어처럼 쓰이고 있다.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는 바로 이 불편한 감각에 명확한 배경을 붙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를 예측하는 투자서가 아니다. 대신 왜 돈은 늘 땅으로 향해 왔는지, 그리고 그 흐름이 어떻게 권력과 결합해 왔는지를 역사적으로 추적한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토지는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신용과 정치, 계급을 만들어내는 핵심 장치였다. 주택 담보 대출이 개인의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은 국가와 금융 시스템이 토지를 가장 안전한 담보로 만들어온 결과라는 설명은 무척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에선 부동산을 개인의 욕망이나 허영의 문제로 환원하지 않는다. 왜 사람들은 신축 아파트에 집착하게 되는가, 왜 '내 집'이 있어야만 정상적인 삶처럼 느껴지는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해 도덕적 판단 대신 구조적 답변을 내놓는다. 토지가 금융화되며 안정과 불안의 기준이 되었고 그 결과 부동산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처럼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한국어판 서문과 감수 글을 통해 한국 사회의 현실과 연결되는 지점도 또렷하다. 서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자산 격차, 결혼과 출산까지 영향을 미치는 주거 불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 축적된 구조의 결과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부동산 뉴스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진다. 가격이 아니라 흐름을, 개별 사례가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을 보게 된다.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는 부동산을 사야 할지 말지를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왜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부동산을 둘러싼 혼란과 피로를 느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은 판단을 멈추고 구조를 바라볼 수 있는 단단한 기준점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