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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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렇게 재밌어도 될까!?

*원고료를 지급 받을 수 있으며, 서평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추천 독자]
-상실을 겪었지만 아직 제대로 슬퍼하지 못한 사람
-무겁지 않게 죽음과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
-힐링 소설을 좋아하지만 뻔한 위로에는 지친 사람
-판타지적 설정 속에서 인간적인 감정을 만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타인의 사연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

** 야간 아르바이트를 여러 번 해봤지만 이번 일은 좀 무서웠다. 어쩌면 이번 일자리가 하필 종합병원 매점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p9



'이 소설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살아가는 방법을 다루고 있구나.' <나의 완벽한 장례식>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병원과 장례식장이라는 설정만 보면 차갑고 무거울 것 같지만 이야기는 의외로 다정한 온기로 시작된다. 새벽 두 시, 가장 고요해야 할 병원 매점에 하나둘 찾아오는 손님들. 그리고 그 손님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은 이 소설이 단순한 현실극이 아니라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판타지임을 은근히 드러낸다.


스무 살의 주인공 나희는 병원 매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설명할 수 없는 존재들과 반복해서 마주한다. 반려묘를 홀로 남겨두고 온 미용실 아주머니, 치매에 걸린 아내를 혼자 돌보던 공장 사장님, 세상에 기댈 곳 없이 고립된 고등학생, 의료 기구에 둘러싸인 무서운 할머니, 그리고 성인이 되기 전에 죽을 거라 했지만 서른까지 살아낸 희귀병 환자까지. 나희는 이들의 부탁을 외면하지 못한 채, 타인의 삶과 죽음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점점 예상치 못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나의 완벽한 장례식>이 인상적인 이유는 죽음을 극적인 사건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죽음과 삶의 경계를 넘나드는 판타지 설정 위에 상실을 겪은 사람들이 애도하고 돌봄을 통해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차분히 얹는다. 인물들은 서로의 오해와 거리감을 조금씩 풀어내며 공감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누군가의 마지막을 돕는 일이 결국 자신의 삶과 마음을 돌아보고 다시 살아갈 힘을 찾는 과정이 된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흔히 말하는 눈물샘 자극용 힐링물이 아니다. 대신 방심한 순간, 마음이 먼저 울어버리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출판사 직원들이 입을 모아 추천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한국 힐링 소설의 결을 한 단계 다른 방향으로 밀어 올린 작품이다. 슬픔을 해결해주기보다 슬픔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알려주는 소설. 그래서 이 책을 덮고 나면 이상하게도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아직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지금 건네고 싶어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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