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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호텔 ㅣ 스콜라 어린이문고 46
김혜정 지음, 서수인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만협찬] 좋아하는 것이 많은 아이가 얼마나 단단해질 수 있는지 말해주는 책


[추천 독자]
-엉뚱함과 호기심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
-공부보다 좋아하는 것이 많은 아이가 걱정되는 사람
-아이와 함께 읽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
-내 아이에게 재미와 메시지를 함께 전해주고 싶은 사람
-어린 시절의 상상력과 즐거움을 다시 떠올리고 싶은 어른들
** "다녀왔습니다!" 이안은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바깥에서 놀다 보면 하루가 너무 금방 간다. 주방에서 고소한 고기 냄새가 났다. 이안은 냄새에 이끌려 주방으로 들어갔다. 식탁 앞에 형 주안과 동생 유안이 앉아 있었다. -p6

크리스마스 시즌,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보름달 호텔>을 꺼냈다. 반짝이는 계절에는 괜히 마음도 부드러워져서, 어른인 나 역시 잠시 동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최고의 호텔이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책은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야기는 열한 살 이안이 호텔 상속자가 되면서 시작된다. 설정만 보면 근사한 판타지 같지만, 책이 진짜로 빛나는 지점은 그 이후다. 유령 소문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호텔을 바라보는 이안의 시선은 어른들과 다르다. 문제를 없애려 애쓰기보다 발상을 뒤집고 '즐거움'으로 바꾸려는 선택. 그 순수한 시도가 이야기를 유쾌하게 끌고 간다.


<보름달 호텔>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보호자의 시선이 겹쳐졌다. 아이의 엉뚱함과 질문 많은 시간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말려왔을까. 하지만 이안의 모습은 말해준다. 좋아하는 것이 많고 궁금해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보름달 호텔>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어른에게도 따뜻한 선물 같은 책이다.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이 이야기는 잘해야만 괜찮은 존재가 되는 게 아니라 즐길 줄 아는 마음이 삶을 더 빛나게 만든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눈 내리는 계절, 잠시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이 호텔에 머물러 보아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