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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 + 필사노트 세트 - 하루 한 문장, 제인 오스틴을 오롯이 만나는 기쁨
타라 리처드슨 지음, 박혜원 옮김, 제인 오스틴 원작 / 알레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만협찬] 제인 오스틴의 세계를 365일 곁에 두는 가장 우아한 방법을 담은 책


[추천 독자]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지만 다시 읽을 여유가 없는 사람
-하루에 짧은 문장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
-사랑과 관계, 자존감에 대해 성숙한 시선을 갖고 싶은 사람
-고전을 어렵지 않게 일상 속에서 즐기고 싶은 사람
-문장 수집, 필사 등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 엘리너는 심정이 바르고 성품이 다정하며 풍성한 감정을 지녔지만 이를 다스릴 줄 알았다. -p39(이성과 감성)
** 저는 저만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저만의 방식으로 나가야 합니다. 설령 제가 글너 식의 글로 다시는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다른 방식으로는 완전히 실패하리라는 걸 확신하거든요. -p101~102(제임스 스태니어 클라크에게 보내는 편지)

웹소설을 구상할 때면 종종 제인 오스틴의 문장으로 돌아간다. 이야기가 막히거나 인물의 감정선이 흐릿해질 때, 그녀의 문장을 한 줄만 읽어도 머릿속에 장면이 또렷하게 살아난다. 섬세하면서도 예쁜 문장, 과하지 않은 유머와 정확한 감정의 결. 제인 오스틴의 글에는 독자로 하여금 없던 첫사랑마저 떠올리게 만드는 묘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는 그런 오스틴의 세계를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게 해주는 친구 같은 책이다. 하루 한 문장이라는 구성은 바쁜 창작자의 일상에도 부담이 없다. 장편 소설을 다시 펼칠 여유가 없을 때, 이 책은 마치 잘 정리된 문장 노트처럼 곁에 머문다. 오늘의 문장을 읽고 나면 사랑과 자존심, 선택과 용기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것은 곧 작품 속 인물의 감정으로 혹은 지금의 나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인상 깊었던 점은 장편뿐 아니라 미완성 작품과 편지까지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이다. 완성된 이야기 너머에서 흔들리고 고민하던 한 작가의 목소리를 만나는 경험은 창작자에게 더없이 큰 위로가 된다. 위대한 작가도 문장 앞에서 망설였다는 사실은 오늘도 글 앞에 앉아 있는 나를 다시 쓰게 만든다.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을 단순히 읽는다기보다 함께 살아 숨쉬다라는 감각에 가깝다. 매일 한 문장씩 만나는 오스틴의 세계는 감정을 정제하고 문장의 온도를 배우게 한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창작의 숨 고르기가 되어주고, 고전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일상의 언어를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다정한 동반자가 되어줄 책이다. 게다가 '필사노트'도 세트로 함께 보면 제인만이 전해주는 문장의 아름다움을 더욱더 깊이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