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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 땐 필사책 - 불확실한 세상에서 나를 지켜 내는 정신과 의사의 필사 처방전
전미경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1월
평점 :
[도서만협찬] 손필사로 생각의 매듭을 풀고 감정의 속도를 늦추게 해주는 심리 처방서



[추천 독자]
-불안, 걱정, 과한 생각 때문에 잠들기 어려워하는 사람
-억지 긍정이 아닌 실제 회복 루틴을 찾고 싶은 사람
-감정 조절이 어렵고 작은 일에도 마음이 무너지는 사람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나를 돌보는 습관을 만들고 싶은 사람
-필사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내면을 차분하게 가다듬고 싶은 사람
** 오늘 느낀 감정을 번역하지 않고 일기에 적겠다. 슬퍼도, 화나도, 외로워도 "이것도 나야"라고 인정하겠다. -p16

요즘 나는 내 감정을 온전히 지키기 어려운 순간이 많다. 마음은 분명 '싫다'고 말하고 있는데, 상황 때문에, 관계 때문에, 혹은 그저 더 피곤해지기 싫어서 입을 다물어야 할 때가 있다. 누군가는 나에게 대인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상처는 나에게 남는다. 억울하고 답답해도 털어놓을 곳이 마땅치 않아 마음속에서만 소용돌이치던 날들. 그러다 문득,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누군가의 조언이 아니라, 내 마음이 쉴 수 있는 조용한 자리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게 된 책이 바로 <불안할 땐 필사책>이다. '필사가 마음을 회복시킨다'라는 말은 솔직히 조금 과장처럼 들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막상 책을 펼치고 몇 줄을 따라 쓰는 순간, 머릿속에서 소란스럽게 울리던 감정들이 조금씩 모양을 갖춰 흘러가기 시작한다. 마치 아무도 몰랐던 마음속 억압을 펜촉이 천천히 풀어주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불안할 땐 필사책>이 좋은 이유는 단순하다. '괜찮아질 수 있다'라고 자신에게 억지로 말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대신 필사하는 동시에 "지금 어떤 감정이 올라오는지 그대로 적어보라"라고 나 자신에게 넌지시 물을 수 있게 된다. 하루에 한 문장, 한 줄이라도 따라 쓰다 보면 감정을 억압하는 대신 마주볼 용기를 조금씩 회복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묘하게 힘이 있다.
불안하고 지치고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이 쌓여 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문장들은 단순한 필사가 아니라 자기 마음을 지키는 작은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미래의 나는 모습일까 상상해 보며 <불안할 땐 필사책>를 따라 써보길 바란다. 아마 세상은 그대로일지 몰라도, 나는 조금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