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식당 바람그림책 172
김유 지음, 소복이 그림 / 천개의바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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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협찬] 어른도, 아이도 함께 위로받는 감정 회복 그림책





요즘 따라 사람이 더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유 없이 마음을 닫아두고 싶을 때도 있고, 누군가와 마주하는 게 괜히 힘겨운 날도 있다. 그래서인지 <메리식당>의 고슴도치 씨를 보는 순간, 묘하게 마음이 찔렸다. 말이 뾰족해지는 건 사실 누군가를 밀어내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가오면 더 아플까 봐 겁이 나서였다는 그 감정.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서툴고 외로운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이 그림책은 너무도 정확하게 짚어낸다.


고슴도치 씨가 빨간 풍선을 따라 들어간 식당. 그 문을 열기 전까지는 눈 내리는 겨울처럼 차가웠던 장면들이, 식당 안에 들어서는 순간 따뜻한 색감으로 바뀌는 흐름이 참 인상적이다. 마치 우리가 누군가의 다정한 말 한마디, 따끈한 밥 한 끼 앞에서 마음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순간처럼 말이다. '마음을 안아 주는 오므라이스'라는 표현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깊이 스며든다. 어떤 위로는 말보다 따뜻한 한 접시에 담겨 오기도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나는 요즘 관계의 온도가 자꾸만 낮아지는 기분을 느꼈다. 마음을 드러내면 상처받을까 봐 조심스러웠고, 다가오는 사람들조차 경계하게 될 때가 있었다. 그런 나에게 <메리식당>은 "괜찮아, 천천히 다시 마음을 열어도 돼"라고 말해주는 책이었다. 사람 사이의 미묘한 틈을 음식을 매개로 다정하게 연결해주는 이 그림책은 크리스마스 시즌뿐 아니라, 마음이 유난히 건조한 날에 더욱 빛나는 이야기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공감과 배려를 알려주는 그림책이고,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내던 온기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감정의 작은 쉼터다. 마음이 뾰족해진 날, 혹은 누군가에게 다정해지고 싶은 날에 꼭 펼쳐보기를 추천한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도 언젠가 다시 열릴 <메리식당>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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