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도서협찬] 디스토피아 속 인간성과 존엄성을 치열하게 되묻는 소설을 읽고 싶을 때 손에 쥐어야 할 책


[주제 분류]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문학 > 미국문학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테마문학 > 드라마 소설
[추천 독자]
-청소년 디스토피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정치적·사회적 이슈를 SF라는 틀로 사유해보고 싶은 사람
-인간성과 도덕, 생명의 경계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
-『헝거 게임』이나 『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흥미롭게 읽은 독자
-자극적 설정보다 철학적 질문이 있는 장르 소설을 선호하는 사람
"갈 만한 곳이 있어." 아리아나가 그에게 말한다. "넌 똑똑하니까 열여덟 살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거야."
코너는 그리 확신이 들지 않지만, 아리아나의 눈을 들여다보니 잠시나마 의심이 사라진다. 아리아나의 눈은 회색 줄무늬가 들어간, 예쁮아한 보라색이다. 그녀는 그야말로 패션의 노예다. 최신 색소가 유행하면 바로 그 색소를 주입힌다. 코너는 한 번도 그런 일에 관심을 둔 적이 없다. -p15
리사는 자기 차례가 되어 피아노를 칠 때를 기다리며 무대 뒤를 어슬렁거린다.
그녀는 자신이 잠든 채로도 이 소나타를 연주할 수 있다는 걸 안다. 사실 자주 그렇게 한다. 잠에서 깨어 보니 손가락이 침대 시트를 두드리고 있었떤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머릿속에서 들리던 음악은 잠에서 깬 뒤에도 잠시 이어진다. -p36
큰 파티다. 비싼 파티. 몇 년 동안 계획되어 온 파티.
컨트리클럽의 대연회장에는 최소 2백 명이 모였다. 레브는 밴드를 선택해야 했다. 음식도 골라야 했다. 심지어 식탁보의 색깔까지 결정해야 했다. -p48



이런 세계가 정말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언와인드』는 단순한 SF가 아니다. 인간 생명을 숫자로 계산하고, 제도라는 이름 아래 분해와 해체를 허용한 디스토피아 속에서, 우리는 지금의 사회를 돌아보게 된다. "언와인드는 죽음이 아니야"라는 말로 포장된 살인은, 어쩌면 우리가 현실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폭력과도 닮았다.
코너, 리사, 레브. 버려졌거나, 이용당하거나, 순순히 희생당하려 했던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되찾기 위해 도망치는 이 서사는 빠른 전개와 몰입감으로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하지만 진짜 무게감은 페이지를 덮은 후에 찾아온다. '우리는 생명을 어떻게 정의하고, 누가 그 가치를 결정하는가?'라는 질문이 오래도록 남기 때문이다.

처음 디스토피아 소설을 접하는 독자라면 이 책은 최고의 입문서가 될 것이다. 읽는 내내 긴장했고, 분노했고, 결국 울컥했다. 가상의 이야기지만 너무 현실 같아 아찔하다. 읽고 나면 절대 예전처럼 세상을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