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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한국사
김재완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6월
평점 :
[도서협찬] 역사는 재미없다라는 편견을 깨고, 마치 소설처럼 술술 읽히는 역사 교양서


[추천 독자]
-역사에 관심은 있지만 교과서식 서술이 지루하게 느껴졌던 사람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대화를 채우고 싶은 이야기 수집가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한국사를 나누고 싶은 부모
-역사를 인간의 이야기로 접근하고 싶은 인문학 독서가
-가벼운 듯 깊이 있는 역사책으로 교양을 쌓고 싶은 사람
소수의 위정자는 어리석고, 다수의 국민은 지혜롭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권력을 독점하려는 염치없는 자의 도전과 이들을 계몽하려는 선량한 이들이 맞선 응전의 연속이었죠. -p4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나의 안전한 오늘과 후세의 안온한 미래를 위한 의무이자, 대의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며 역사를 쌓아나간 이들에게 최소한의 염치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p5
<세한도>는 세태에 따라 사람을 배반하지 않는 이상적의 마음과 그런 마음에 감사할 줄 아는 추사의 마음의 더해져 위대한 예술이 되었고, 돈과 상관없이 예술을 지키려는 바보 같은 이들의 선한 마음이 더해져 위대함이 점점 더 자라고 있다. -p24

역사는 꼭 무겁고 어려운 것일까? 『기묘한 한국사』는 그 질문에 아주 통쾌하게 ‘아니오’라고 답한다. 역사책을 펼칠 때마다 자료의 방대함에 부담을 느끼던 이들이라도, 이 책은 ‘재미’ 하나로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지녔다. 나 역시 역사 덕후로서 도착을 기다리며 기대감이 컸고, 역시 그 기대대로 책장을 가뿐히 넘겼다. 낯익은 사건조차 새롭게 보이게 만드는 흡입력은, 쉽게 써도 깊이 있게 쓸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었다.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한국사의 비주류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광개토대왕릉비에 얽힌 중국의 유네스코 등록 사연, 세종대왕의 천릉에 얽힌 저주설, 경종 독살설처럼 미스터리한 음모론, 궁녀들의 일상과 조선 왕의 남자들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까지. 이 모든 이야기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기존 역사 서술의 한계와 사각지대를 돌아보게 만든다. 덕분에 한국사는 단순한 연표 암기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 실수, 희망이 오롯이 깃든 ‘살아 있는 이야기’임을 실감하게 된다.


읽고 나면 문득 이렇게 묻게 된다. 우리가 아는 역사는 얼마나 정제되고, 또 얼마나 걸러진 이야기일까? 『기묘한 한국사』는 그 질문 앞에 풍성한 읽을거리를 내어주며, 독자로 하여금 다시금 역사를 주체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단순히 몰랐던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다르게 보는 눈을 열어주는 책이다. 처음엔 가볍게 펼쳤지만, 덮고 나선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지금 한국사를 다시 만나고 싶다면 이 기묘하고도 유쾌한 책부터 시작하자. 역사에 대한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