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빠가 된다
김민규 지음 / 프롬북스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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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게 무엇인지 솔직하게 그려낸 책



[추천 독자]
아빠의 육아에 대해 진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
함께하는 육아의 현실과 감정이 궁금한 초보 엄마
육아휴직을 고민 중인 남편을 설득하고 싶은 사람
부부가 함께 부모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



"우리, 잘할 수 있겠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아내가 나에게, 내가 아내에게 서로 묻고 답한다. 둘 다 정답을 알지 못하면서. -p13

아이에게 괜한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기대감이란 비탈길 위에 올려진 눈덩이 같은 것. 부러 건들지 않았음에도 절로 굴러가기 시작하고 점점 더 불어나서 커다란 뭉치가 되고야 만다. -p109

행복은 타인에게서가 안니라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니까. -p118

한창 말하던 중에 왠지 마음이 쓰였다. 남의 아이의 불행을 나의 아이의 교육 재료 따위로 쓰는 건 옳지 않은데. 나는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p282









『그렇게 아빠가 된다』를 읽는 내내, 마음 한편이 간질간질했다. 누군가에겐 든든한 보호자일 ‘아빠’라는 존재가, 내겐 여전히 철없는 어른의 이미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빠니까"라는 말로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던 아버지의 모습. 그 안에 서툰 감정 표현과 책임의 무게에 휘청이던 한 개인이 있었다는 걸, 이제야 조금씩 알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만 내 아버지의 시간, 그의 속마음을 떠올리게 됐다.


이 책은 아이를 잘 키우는 법보다, 어떻게 부모가 되어가는지를 이야기한다. 육아휴직을 낸 초보 아빠는 기저귀 갈기에 버벅이고, 중고 거래를 하러 나가 아내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며, 내일을 말하는 아내의 말에 트림 핑계로 눈물을 삼킨다. 그 모든 순간이 애처롭고 귀엽다. 단지 아이 돌보기가 아닌, 한 개인이 '아빠'라는 이름으로 성장해 가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아빠라는 무게를 가볍게 풀어내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게 다룬다. 담백한 문체 속에 고민과 성찰이 묵직하게 녹아 있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아빠도 자란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독자는 서서히 깨닫게 된다.


문득 생각하게 된다. 우리 아빠에게도 이런 서툰 시절이 있었을까. 말하지 않았을 뿐, 그 역시 많이 버벅이고 방황했을 것이다. 『그렇게 아빠가 된다』는 그런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며, 조용히 다정한 해답을 스스로 낼 수 있도록 돕는다.


서툴지만, 그렇게 아빠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 역시 그렇게 아빠를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책장을 덮은 지금도 마음 어딘가가 여전히 간질간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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