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재판관 - 헌법재판관 문형배 이야기, 2025년 하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선정
고은주 지음, 김우현 그림 / 문학세계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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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평범함 속 품위를 지킨 한 인간의 기억과 우정을 되새기는 책


책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아라비아 숫자 1을 보면 내 마음속 영원한 1등인 친구가 생각난다. 공중화장실 옆 사로에 키 크고 비쩍 마른 사람 다가오면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혹시나 하고. -p14

우리나라 지도의 아래쪽을 살펴보면, 동쪽의 경상남도와 서쪽의 전라남도를 구분하며 지리산 아래에서 남해로 흘러가는 섬진강이 보인다. 그 섬진강의 동쪽이 하동군이다. 하동, 이름 그대로 강의 동쪽인 그곳이 우리의 고향이다. -p24






『느티나무 재판관』은 헌법재판관 문형배의 유년기와 성장기를 바탕으로 한 창작 동화이다. 그러나 이 책이 진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법이 아니라, 사람이다.


화자인 '나'는 형배라는 이름의 소년과 함께 느티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고, 이름표가 남의 것인 교복을 함께 웃으며 바라본다. 삶은 가난했지만, 그 시절엔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였고, 배움의 간절함이 있었다.


형배는 자살 시도자에게 책 한 권을 건네며 "자살은 '살자'로 들린다"고 말하는 판사가 된다. 이 한 문장은 그가 어떤 법관인지, 어떤 인간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정의는 위엄보다 따뜻함에 가까우며, 법은 곧 삶과 사
람을 위한 도구였다.





『느티나무 재판관』은 화려한 드라마나 영웅 서사를 피하고, 평균인의 기억과 성장에 집중한다. 고은주 작가는 그 담담한 과정을 진심 어린 언어로 정제했고, 김우현 작가의 수채화 그림은 그 시절의 공기를 시각적으로 불러낸다.
『느티나무 재판관』은 정의가 말없이 자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누구에게나 있었을 유년기의 한 사람, 한 순간을 기억하게 하는, 조용하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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