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다산책방)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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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감정의 끝에서 삶의 의미를 되묻는, 뭉근한 사랑 이야기




꼭 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없이 당신은 사랑받은 사람이라는 말만 했다. 아, 그는 사랑받았다. -p556-557


다시 보고 또 봤다. 영화로, 책으로. 결말을 알아도, 다시 펼칠 때마다 마음이 저려온다. 『미 비포 유』는 감정의 절정보다 그 여운이 더 오래 남는 이야기다. 익숙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루이자가 전신마비 남성 윌을 간병하게 되며, 이전에는 마주한 적 없는 감정과 사고의 세계로 내던져진다.

이 책의 특별함은 로맨스를 넘어선 성장에 있다. 루이자는 타인의 삶 속에 들어서며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되묻기 시작한다. 소심하고 한정된 세계에 안주하던 삶은 서서히 변화를 겪는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단지 한 사람과의 사랑 때문만이 아니라,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윌의 선택은 많은 독자에게 긴 침묵과 복잡한 감정을 남긴다. 어떤 사랑은 함께함으로 완성되지만, 어떤 사랑은 상대를 놓아주는 것으로 더 깊어지기도 한다. 『미 비포 유』는 그 모든 질문을, 대답하지 않은 채로 우리 앞에 놓는다.

새 번역과 새 표지로 돌아온 이번 판은 첫 독자에겐 새로운 울림을, 다시 읽는 이에게는 감정의 미세한 결까지 더 정교하게 되살린다. 삶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순간, 이 책은 조용히 귓가에 속삭인다. 지금보다 더 넓은 세계가 가능하다고. 그리고 누군가가 아니라 ‘나’를 위해 살아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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