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을 빌려드립니다 - 복합문화공간
문하연 지음 / 알파미디어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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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일상에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소박하고 정직한 감성 힐링 소설





새벽바람이 차가웠다. 호수엔 물안개가 산을 배경으로 수채화를 그려내고, 연재는 준비해 온 텀블러를 열어 커피 향을 맡는다. 찬바람, 희뿌연 새벽빛, 고요한 정적을 깨뜨리는풀벌레 소리, 모두 연재가 꿈꿔온 풍경이고 세상이다. 텀블러에서 올라온 커피 증기는 금세 물안개가 되어 수채화 속으로 스며들었다. 연재는 마치 3D 그래픽 아트 속을 거니는 듯 산책을 시작했다. -p9


“소풍에 소풍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인사말 한 줄 안에는 《소풍을 빌려드립니다》가 가진 모든 온기가 담겨 있다.


서울을 떠나 낯선 춘하시로 향한 연재는 호숫가 작은 펜션을 ‘소풍’이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며 새 출발을 시작한다. 우연히 만난 알바 ‘현’, 퀼트 모임을 여는 혜진, 기타 수업을 여는 수찬, 요가를 수련하는 제하, 그리고 말없이 돕는 목공소 예술가 강훈까지.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가진 상처와 사연은 조용히 흘러가다 어느 순간 독자의 마음을 부드럽게 건드린다.




삶이 고단한 어느 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도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싶은 안도를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다. 쉼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쉼터가 되어주는 책이다. 어느 날 갑자기 터져 나오는 연재의 눈물처럼, 억눌러온 감정이 페이지 사이를 비집고 새어 나올지도 모른다.


《소풍을 빌려드립니다》는 시끄럽지 않다. 말도 다 전할 수 없는 다정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요란하고 자극적인 반전보다 조용한 치유를 믿는 이들에게 이 책은 아주 잘 어울린다. 지금 내 마음이 어디쯤 있는지, 잠시 멈춰 돌아보게 해주는 ‘작은 소풍’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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