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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평점 :
목차를 펼치자마자 '쌍ㄴ이 되는 건 해법이 아니다'라는 1장의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동화 여주 잔혹사인데, 동화 여주 중에 쌍ㄴ이 있었던가? 내가 아는 대다수 동화는 정말 착한 여주가 못된 악녀를 만나 고생하다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스토리가 많았다. 그렇다면 악녀가 쌍ㄴ일까?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지 추측하며 보는 재미가 있는 도서였다.


계모 왕비가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 평가를 거울에 의존하는 것은 거울이 가부장 권력의 시선이기 때문이다. (p31)
책을 읽기 전에 어떤 내용일지 예상은 했지만 가장 궁금했던 1장을 읽는 내내 역시 동화는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동화를 너무 진지하게 보는 것 같지만, 한편으론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해석한 이야기의 매력은 이런 점이 있구나느낄 수 있다.
거울에 대말려서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쁜지 안달복달하고 자신보다 예쁘고 어린 여성을 적으로 삼는 한, 왕비에게 구원이란 없다. (p36-37)
쌍ㄴ이 되는 건 해법이 아니라는 부제에 관한 건 잘 이해를 못했지만, 착한 여자의의 안티테제인 나쁜 여자가 되는 것이 현모양처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욕망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요즘 시대에 악녀, 쌍ㄴ 이라는 표현도 사이다와 결부되면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다시 읽어보며 글로 풀어내 봐야 겠다.
학부시절 여성사를 공부했을 때가 떠오른다. 대학에서 배우던 것과 이렇게 책을 통한 배움에 좀 차이가 있는 듯하지만 새로운 분야의 독서는 언제나 신선한 생각과 영감을 준다. 재독 예약이다.
책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