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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3년 12월
평점 :



[짧은 책 소개]
2022년 가을에 떠난 순례의 여정 속에서 만난 깨달음의 기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3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 산문

국내보다 국외 문학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국내 문학에 아주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 즐거운 나의 집 >을 읽은 후 <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지. 공지영 작가의 문체와 그녀만이 주는 낭만에 푹 빠져들었다. 말로 다 설명하긴 힘들다. 그렇지만 공지영 작가의 작품엔 그녀만이 줄 수 있는 반짝임이 활자 하나하나에 드러낸다.
새벽에 일어나 기도 방 문을 열 때마다 나는 이곳의 평화에 소스라쳤다. ~ 이건 내가 나이 들어 얻은 축복이며,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라는 명령일 것이다. (p9)
3년 만에 발표하는 공지영 작가의 신작. 무슨 내용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그냥 읽었다. 내게 영감을 준 작품을 쓴 작가가 지난 3년 동안 무엇을 했을까 그게 궁금했다.
공지영 작가로서 번아웃에 시달리며 더 이상 글을 쓸 수 있을까, 심각한 회의에 빠졌을 때 순례를 떠나게 된다. 사실 난 남의 순례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다. 순례자의 길을 걷는 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일이니까. 그것을 숭고하다 아니다 판단하는 건 그 길을 걸은 후에 본인인 판단할 일이니까.
이렇듯 다른 사람의 순례라면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 나지만..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는 공지영 작가의 스토리가 담겼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관심 속에서 책을 살폈다.. 세상의 소란이 아닌 고독 한가운데서 과연 그녀는 어떤 깨달음을 얻고, 독자에게 어떻게 전달했을까. 이 자체을 알아가는 과정은 내게 또 하나의 순례 길이 아니었을까 싶다.

먼지가 앉은 책상 의자에는 허름한 관이 놓여 있었다. 고독의 왕관. 나는 그것을 쓰고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다. (p335)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를 읽으며 빌라도에 관한 생각은 나와 사뭇 달랐지만, 공지영 작가의 솔직담백한 독백을 들을 수 있는 점은 괜찮았다.
어쩌면.. 종교적 이유로 이 책이 잘 읽히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종교 색이 강한 책은 자제하는 편이다. 사고하는 게 너무 다르면 책을 읽기도 버거워지니까. 하지만 이번 도서는 '공지영' 작가의 문체가 좋아서 끝까지 읽게 되었다.

공지영 작가의 글은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모를 자연스럽게 반짝이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아, 글이라는 건 이렇게 쓰는 거지.' 하는 감탄도 절로 나온다. 오랜만에 그녀의 작품을 읽으며 그녀의 깨달음과 그녀만의 반짝임을 만날 수 있어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먼지가 앉은 책상 의자에는 허름한 관이 놓여 있었다. 고독의 왕관. 나는 그것을 쓰고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다.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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