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이향규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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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표지도. 도대체 이 책이 어떤 걸 이야기하고 싶은 수수께끼 같았다. < #사물에대해쓰려했지만 >은 결국 사물이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춘 에세이로 우리 사이의 연결 고리에 대한 따뜻한 기록이다.








신부님에게 삶에 "정차하는 역이 많고 행로가 자주 바뀌고 온갖 사건이 일어나는" 기차 여행이다. (p273)



만남과 이별이 가득한 기차 여행에 삶을 비유해 본다. 나란 기차는 종종 경로를 이탈하는 거 같기도 하고 엉뚱한 곳으로 달리는 날도 있다. <사물에 대해 쓰려했지만>을 읽으며 이런 식으로 내 삶을 하루하루 기록했다면 어땠을 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 끝자락이 아직 남아 있지만, 바람도 햇살도 풍경도 이미 가을이 대세다. (p36)


수선화가 어디에나 피어 있는 봄날이다. (p67)


발 디딜 자리를 찾느라고 땅만 봤던 고개를 들어 보니, 나무도 하늘도 햇살도 그림자도 보였다. 그래, 봄기운이 우리를 살릴 것이다. (p122)



문학 감성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즐기기 좋은 에세이였다. 곳곳에 소설책을 읽는 듯, 시를 품는 듯. 그런 아롱아롱한 문체가 자주 보여서 좋았다. 사람, 인생, 그리고 연결된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내게도 생명의 나무가 있다. 개나리다. 지난 봄에, 꽃이 고작 서너 개 피어 있고 이파리도 빈약한 묘목을 사서 마당에 심었다. - P78

사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전체 그림을 다 보고, 정교한 지도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지금 전조등이 비추는 만큼만 겨우 보이는 길을 여행하고 있다. 그래도 이 ‘미지‘가 예전만큼 불안하지는 않다.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어차피 길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기 때문에 고맙게도 전조등이 있으니 당장 눈앞이 캄캄한 것도 아니다. - P85

삶은 기차 여행이다. 대강의 방향을 정했지만, 그렇다고 경로가 분명한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경유할 수 있다. 어쩌면 목적지가 바뀔 수도 있겠다. 그래도 함께 타고 있는 이들이 많아 안심이다. - P241

수선화가 어디에나 피어 있는 봄날이다. - P67

발 디딜 자리를 찾느라고 땅만 봤던 고개를 들어 보니, 나무도 하늘도 햇살도 그림자도 보였다. 그래, 봄기운이 우리를 살릴 것이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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