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스라이팅을 당한 적이 있다. 나르시시스트 관련 책을 몇 권 읽고 조심하자고 늘 생각하면서도 가스라이팅을 피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도 가스라이터들 사이에서 착취당하며 살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상대적으로 노골적인 조종은 알아차리기도 쉽고, 빠져나오기도 쉽지만, 은근한 조종은 알아차리는 것도 쉽지 않고 알아차린다고 해도 역으로 내가 예민한 사람이 될 위험도 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이상하게 피곤한 사람들과 안전하게 거리 두는 법>과 같은 책이 세상에 나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저지른 잘못을 이해하는 것은 당신 몫이 아님을 부디 기억하기 바란다. 당신은 절대로 이런 일을 당하면 안 되는 존재이며, 마땅히 사랑받아야 할 존재임을 잊지 마라. (p232)]
가스라이터. 이름만으로도 소름 끼친다. 일을 하다가도 만나보았고 SNS 속에서도 만나보았다. 가스라이팅을 당해봤다면 '이젠 사람이 싫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그들(가스라이터)이야말로 아이러니하게도 심각한 수준의 정신병리학적 증상을 가진 경우가 많다. (p16)]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정말 정신 병원 가야 할 사람은 병원에 안 가고, 그 사람들에게 당한 사람만 병원에 온다"라고. 참 씁쓸하다. 진짜 치료가 필요한 가스라이터는 자신의 정신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니 말이다. 경우에 따라 완전히 가스라이터에게서 벗어나지 못할 때도 있다. 일과 관계라는 게 바로 손절할 수 없는 애매한 이유가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땐 안전을 위한 거리 두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상하게 피곤한 사람들과 거리 두는 법>을 읽으며 자꾸만 선을 넘고 함부로 구는 사람들을 명확히 정의하고 현재의 내가 거리 두기를 위해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특히 [2부_7단계 마음훈련] 중'부정적인 혼잣말 고쳐 쓰기'를 통해 상대가 내게 했던 악의적인 말이 속에 많이 남았음을 인지하고 부단하게 생각을 고쳐 쓰는 과정을 거칠 수 있었다.
[가스라이터가 스스로 내적으로 성장하기를 원하지 않는 한 그들이 달라지리라는 기대는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p7)]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가스라이터를 변화시킬 순 없다. 그렇다고 가스라이터를 위해 평범의 범주를 벗어날 필요도 없다. 그들은 계속해서 상대에게 죄책감을 주고, 은연중 무시하며, 너무 감정적으로 굴지 말라고 눈치를 줄 것이다. 가스라이터는 본인의 행동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안다면 가스라이팅을 시도도 안 했겠지.) 우리는 데버라 비널 작가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고유한 가치를 기억하고 자기애를 가지고 계속 성장해야 한다.

셀프 돌봄, 셀프 러브를 통해 가스라이터에게 당하지 않는 단단함을 가져야 한다. 손절이 최고의 방법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손절이 쉽지 않을 땐 현명하고도 작은 방법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 책을 통해 적당한 거리 유지를 할 수 있는 현명함을 차근차근 배우며 가스라이터가 행복한 나의 삶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