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괜찮지 못한 어른을 보면 '난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고 괜찮아지고 싶고. 막상 괜찮은 어른으로 살려니 인내심 한계가 올 때가 많아서 늘 갈림길에 선다. 배우 봉태규가 아닌 작가 봉태규의 에세이인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를 읽으며 스스로 별로라고 생각하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점이 얼마나 빛나고 멋진 것인가 되새기게 되었다.





찰스 부코스키의 소설을 읽던 어느 날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졌다. 뚜렷하게 무엇이라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결혼식 식순처럼 자연스럽게 정해진 절차를 만난 기분이었다. 백수로 지낸 지 4년쯤 되던 해였다. (p81)



연예인들 휴식기는 대부분 본인이 원해서 쉬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그 시간을 백수라고 표현하기 애매하지 않나 편견도 있었다. 하지만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를 읽으며 작품을 찍지 않고 있는 기간의 고뇌가 일반 사람들과 완전히 결이 완전히 다르지 않은 아픔의 시간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영상에서 보여지는 화려함이 아닌 이런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읽으며 인간이란, 삶이란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불현듯 찾아온, 어쩌면 운명처럼 시작된 작가의 글쓰기로 인해 결국 독자인 나까지 펜을 들고 싶게 만드는 것을 보면 그 시간 속의 고뇌가 지금의 나에게 위로와 희망처럼 아이러니하게 다가왔다.






"책 제목을 정하면서 독자들을 상상해 봤어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산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자기반성에서 시작될 수도 있고 자신이 목표하는 어떠한 지점이 있을 수도 있는데요. 한 사람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는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사회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개인이 아무리 좋은 선택을 한다고 해도 쉽지 않고요. 그럴 때마다 좌절하지만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많으니까요. 모든 걸 내 탓으로 여기지 말자, 하지만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놓지 말자, 그런 심정이었어요."


-<월간 채널예스> 2023년 5월호 -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중에서



완독 후 <월간 채널예스>도 읽어보았다. 인터뷰를 읽으며, 작가가 말하는 '괜찮은 어른'이 무엇이었나 다시 돌아볼 수가 있었다. 거창하고 절대적인 존재가 아닌, '노약자에게 선뜻 자리를 양보해 줄 수 있는 사람, 어린아이에게 기꺼이 미소를 건넬 수 있는 사람,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는 인터뷰에 많은 공감이 갔다. 자연스러운 친절이지만 어느순간 각박해져서 종종 잊게 되는 따스함을 지닌 그런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 개별적자아 >, < 우리가족은꽤나진지합니다 > 등 이미 세상에 사랑받는 책을 낸 봉태규 작가의 글은 읽는 내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어른'으로 살아야 할 이유를 스스로 선택하고 사유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다.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난 모두에게 백 퍼센트 친절할 수 없다‘고 인정하니 마음이 놓였다. 이런 안심으로 또 다시 누군가에게 조금은 미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공자, 장자, 예수님 같은 선인도 주변에 그들을 해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했는가. 어쩌지? 더 위안이 되네... - P58

아버지는 가장 좋은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미처 몰랐다. 그때의 나는 5살 내 아이보다도 훨씬 어리고 모자랐던 것이다. 비록 내 아버지를 좋은 아버지로 여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버지는 아비로서 완벽한 이름과 향기를 지니고 있는 존재였다. 아버지가 된 지금, 다시 생각한다. 좋은 아버지는 어떤 아버지인가? - P128

여인숙을 나와 친척 집을 혼자 떠돌아다니다 어떤 것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누나들의 집에 처음 들어섰을 때 나도 모르게 안도감이 새어 나왔다. 아마도 누추하고 초라해도 나의 집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편해서. - P176

거절은 내가 누려야 하는 당연한 권리이다. 그것에 인색한 분위기가 명확하게 존재한다고 하여도. - P191

관계의 역학 속에서 진심으로 함께 할 줄 아는, 성숙한 사람을 기르기 위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고립보다는 연결을 추구하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끊임없는 조정의 과정으로 빚어지는 상호작용을 가르치는 수업이 공교육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 P211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변함없이 그래도 참 좋은 날이다. - P250

찰스 부코스키의 소설을 읽던 어느 날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졌다. 뚜렷하게 무엇이라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결혼식 식순처럼 자연스럽게 정해진 절차를 만난 기분이었다. 백수로 지낸 지 4년쯤 되던 해였다. - P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