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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 - 나를 수놓은 삶의 작은 장면들
강진이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5월
평점 :





강진이 작가는 누구?
-정겨운 그림과 소박한 글로 삶을 그리는 화가
-두 아이의 엄마(50대)로 그림일기를 수십 년간 쓰는 중
-삼성화재, 교보생명 달력 제작에 참여
-월간 <생활성서>에 3년간 그림일기 연재
-16회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 참여
-< 너에게행복을줄게 >등 출간

이해인 수녀도 추천한 < 행복이이렇게사소해도되는가 >를 만났다. 예전에 5월이 참 부담스러운 달이었다. 가정의 달이라는 말이 꼭 억지로 화목해야 한다고 부담주는 거 같기도 했고, 학창시절에 5월 15일이면 강제로 수금하는 것도 영 좋은 기억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에세이를 읽으며 좋은 기억을 더 많이 상기하고 글로 남겨두고 싶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만큼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진하게 가슴에 남겨주는 도서였다.

처음 갖는 내 공간, 처음 갖는 내 방, 처음 갖는 내 책상, 어느 시인의 말처럼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 묻고 싶은 순간이 참 많다. (p23)
내 공간을 갖는 것. 내게는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에겐 자신의 공간을 갖는 게 사소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꽤 거창한 일이었기에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를 보며 난 내 사소함을 갖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재 내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에 깊은 감사를 새삼 느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하얀 눈꽃을 바라보며 황홀해진 내 마음, 다시 하얀 눈꽃이 되어 가벼이 하늘로 올라간다. (p255)
소소한 일상이 담겨 있는 책으로 그간 내가 흘려보낸 소소함과 일상 속 행복이 무엇이 있었나 돌아볼 수 있었다. 순간을 모아 아름다운 그림과 글로 기록한 작가의 삶이 독자들에게도 자신만의 소중한 소소함을 놓치지 말라고 응원해주는 기분이었다.
"내 삶이 전부 행복만으로 채워져 있는 건 아니지만, 그림을 그릴 때마다 나는 언제나 내기억 속 행복한 시간들을 그려갔다."
프롤로그를 읽으며 누군가의 감사일기가 희망찬 그림에세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기록이 중요한가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이 꽃 저 꽃 옮겨 다니며 꿀을 모으는 꿀벌처럼 방 곳곳에 놓인 작업대를 옮겨 다니며 그리고, 수놓고, 글 쓰며 시간을 보낼 때 나로서 충만한 행복과 감사를 느낀다. - P6
책 읽는 남편, 그림 그리는 큰딸, 잠자리채로 잡아 온 물고기를 바라보는 작은 딸, 낮잠 자는 나. 각자의 시간을 보내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함께 있다. - P43
이제 와 생각해보면 만났기 때문에 헤어졌고, 충만함과 상실감을 오가는 그 숱한 과정 덕분에 조금 더 단단해졌을 텐데. 눈 나라에 살던 스노우맨도 지금의 나처럼 훌쩍 자라 어른이 되었을까. 그래도 그 미소는 여전하겠지. - P103
엄마 키를 훌쩍 넘게 자란 아이는 장식장 손잡이에 걸려 있는 피노키오를 제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앙증맞게 팔을 뻗어 줄을 잡고 흔들어보려 애쓰던 딸아이의 버둥거림이 내 등에선 아직도 선한데... - P147
성큼 와 있는 가을, 높고 푸른 하늘, 가을걷이 전 노랗게 무르익어 가는 들판, 가는 길목마다 반겨주는 들꽃, 몸을 살찌우는 맛난 음식, 행복하게 미소 짓는 어머님, 아버님, 우리 엄마. 이 모든 여행을 계획한 생의 반려자. 오늘 하루 이 모든 아름다움에 감사해.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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