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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나무 일기
리처드 히긴스 엮음, 허버트 웬델 글리슨 외 사진, 정미현 옮김 / 황소걸음 / 2018년 10월
평점 :




책의 특징
소로의 일기와 에세이에서 그의 내면세계가 가장 잘 드러난 100편을 엄선하여 시각적으로 기록으로 구현한 사진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나무에 매혹된 사람이 어디 나 혼자 뿐일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나무에 매혹된 작가이다. 그의 작가적 창의성과 자연주의자로서 연구와 철학적 사유는 물론, 삶의 내면에서 나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는 아직 소로의 매력을 깊이있게는 모르지만, 더 깊이 알고 싶어서 < 소로의 나무일기 >와 만났다.
숲에 나지막이 안개가 깔려 지의류를 관찰하기 좋은 날이다. (p42)
사진이 흑백이라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나무에 관한 소로의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게 정말 큰 매력이었다. 나는 나무를 보았을 때 드는 생각을 생각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소로는 하나하나 영혼을 새기듯 기록으로 남겨 두었었다.

나무는 소로가 당시에 '울적함'이라 불린 감정이나 우울함과 끊임없이 싸울 때, 힘을 주고 희망을 굳건히 다지게 해준 강건하고 유쾌한 협력자다. (p61)
어떤 환경이든 나무에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빛을 향해 뻗어다는 나무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준다. 나 또한 산책을 하다 높이 뻗은 나무를 보며 희망과 평온함을 얻을 때가 있다. 나보다 먼저 살다 간 소로가 울적함을 이겨내기 위해 나무과 교감했다는 사실이 가슴 깊이 공감이 되었다.
처음에 천천히 자라는 나무일수록 속이 더욱 견고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인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p130)
읽으면서 가장 울컥했던 구절 중 하나다. 남들에 비해 느림보 거북이인데, 내가 나무처럼 자라고 있어서 그랬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청 쑥쑥 자란 새싹은 아니지만 속이 견고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나무와 더 친밀해진 기분도 들었다.

<소로의 나무일기>는 소로에 관해 잘 알고 싶은 사람, 작가의 사유가 궁금한 사람들이 읽기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을 보기 전에 소로의 작품을 보았다면 더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소로의 작품을 좀 찾아봐야 겠다.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소로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 나무를 관찰했다. 어린 가지를 뚝 부러뜨려 껍질 냄새를 맡았다. 봄에는 흑자작나무 껍질과 히커리 싹의 향기에 취했다. - P23
가지는 하늘에 뿌리는 잿빛 번개를 형상화한 듯하다. - P36
이 바람은 겨울 잠을 자고 난 소나무의 생명과 빛을 깨우는 각성제가 아닐까? 바람이 나무에게 최면을 걸고 그들을 매혹하고 흥분시킨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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