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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 사랑의 모든 순간, 당신에게 건네는 그림의 위로
김선현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1월
평점 :


최근 과거 일기장을 보며 그 친구의 이야기로 마음이 뒤숭숭해졌는데, 이런 찰나 내 앞에 하나의 선물이 도착했다. 바로 허밍버드에서 나온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였다.
N년을 친하다고 생각했지만 하루 아침에 끝난 관계가 있었다. 학창시절부터 그 친구와 함께했다. 내가 힘들 때 누구보다지 깊이 이해해준 친구...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모든 게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었다. 친구에게있어 나와의 관계는 전도의 일종일 뿐, 딱히 '진짜' 관계가 아니었던 것이다. 우습게도 지금도 종종 그 친구가 생각난다. 이제는 친구라고 할 수 없는 관계고, 그때도 그 친구에게 난 그저 한 명의 전도자일 뿐이었겠지만... 씁씁한 추억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사람도 사랑도 믿고 싶어 한다.
메일로 도착한 김선한 작가님의 깜짝 레터를 먼저 읽고 '내 눈길이 머무는 그림 찾기'를 해보았다.

1. 에드바르트 뭉크, <이별>
→ "이별은 사건이라기보다는 사고 같습니다. '미 완결'이 아닌 '작은 완결'이라고 생각하면 사고는 어느새 수습되어 있을 것입니다."
친구의 일방적인 절교에도 이상한 종교 때문에 저렇게 된 거 같아서 마음이 쓰이지만, 지금은 배신감보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애석할 뿐이다.(지금은 그 친구가 빠져나왔을까? 알 수가 없다.) 연인과의 이별은 아니지만, 소울 메이트라 여길 정도의 친구였기에, 이 그림을 통해 나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사람 관계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먼 후일 오늘을 돌아봤을 때 담담하게 절교를 대처한 내가 자랑스럽기를 바랄 뿐이다.

2. 오귀스트 톨무슈, 허영
→ "이 그림은 자기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당신의 아름다움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Vanity>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다. 힘들고 지칠 때 찾아보는 그림인데, 김선현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난 본능적으로 이 그림을 찾은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와 절교 후에도 이 그림을 한참을 보았다. '이렇게 나를 더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며 앞으로 나아가자.' 그런 생각을 계속하도록 도와주는 그림이었다.

3. 호아킨 소로야, <해변 산책>
→ "나를 사랑하기 위해 걸어 보세요. 어디든 좋아요."
4. 빌헬름 함메르쇠이, <스트란가데 거리의 햇빛이 바닥에 비치는 방>
→ "마치 빛바랜 흑백사진 한 장을 보는 듯 무채색으로 가득 메워진 작품. 이 그림에 눈길이 머물렀다면 당신은 지금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마음의 평정이 필요할 테니까요."
5. 구스타프 클림트, <공원>
→ "클림트의 순수하고 따스한 화풍과 더불어 초록 안에서 고단한 마음을 쉬어 보길 바랍니다.
위에 소개한 그림과 문장 외에도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에는 정말 반짝이는 그림들이 많았다.


삶에 나쁜 일이 생기면, 다음에 아주 큰 행복이 시작될 조짐이라고 한다. 좋은 책을 읽고, 아름다운 명화를 보며 과연 어떤 좋은 일이 생길까 상상하는 시간이 있어 난 참으로 축복 받은 사람이라 느꼈다. :-)
책을 제공 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사랑에는 순서가 없지만 어느 한쪽이 앞서가는 경우는 많습니다. - P51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그를 오래 사랑할수록 괴로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별을 앞둔 그녀가 할 수 있는 기도는 이것뿐일지도 몰라요. ‘그가 내게 이별을 말할 때 부디 나의 사랑도 끝나기를.‘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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