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피플 세트 - 전2권
길찾기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열악한 한국소녀만화계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작가들 중 단연 이진경씨를 꼽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출판 만화 시장을 거의 일본만화가 휩쓸고 있지만 한국 여성만화의 저력은, 그 작가주의적 정신은 요즘 일본만화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 다양성과 진지한 사고방식, 거기에 걸맞는 상당한 실력은 현재 한국영화가 선전을 하고 있듯이 언젠가 한국만화가 세계의 중심에 서리라는 확신을 하게 해준다.

어떤 작가님들 책이나 만화는 패턴이 변하질 않아서 몇 작품 주루룩 보다보면 조금 질리는 데, 이진경님은... 참으로 variation in the cannon이랄까... 작품의 분위기가 비슷한 듯 하면서도 결코 같지 않은 변화가 느껴져 정말 좋다. 그의 대표작인 사춘기 볼때랑은 참으로 다른 느낌이다.

피플을 보면서,스토리도 너무 재밌고(C-Town에 살고 싶어요 ㅠ.ㅠ), 등장인물들도 개성 넘치고 다양하고! 유쾌하면서도 시원시원하고 속이 확 터지는 기분이였다. 그림도 큼지막하고 공간분할이 쪼잔하지 않아서 좋고, 등장인물 얼굴들도 확연히 달라서 구분이 잘 되고, 가끔 컷을 삐져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다리나 길게 세로로 분할한 화면 구성,그리고 가끔 나오는 늘씬한 언니들의 전신 모습들, 매우 좋아하는 위에서 내려다 보는, 또는 아래에 올려다 보는 각도의 포즈, 정말 취향이다. ㅠ.ㅠ

게다가 만화에 보여지는 애니의 작품... 정말 하나같이 다 멋있다. 맨 처음에 나온 땅이 먹고 싶다도 좋았고 키친시리즈도... 전부 버닝이다. 이 작품들이 과천 현대미술관에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살까말까 망설이시고 있다면, 이런 만화는 사야한다고 외치고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래하는 돌 - 김혜린 데뷔 20주년 기념 단편집
김혜린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한국만화 역사상 작가 데뷔 20년 작품집이라는 것이 나온 것은 아마 처음일 것이다. 그만큼 여러가지로 의미를 가지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학창시절부터 김혜린씨의 데뷔작부터 보아왔던 독자중의 한사람으로써 여러가지로 감회가 깊다. 오래된 작품도 있고 제법 최근의 것도, 또 신작도 골고루 담겨있는 이 작품집을 보면서 여러가지로 충만한 기분이 들었다.

김혜린씨 특유의 비장미와 동양적 고전미, 그리고 진혼곡적인 분위기가 작품마다 잘 들어있다. 신화적 상상과 사회 문제, 그리고 사랑이야기까지 작품의 내용도 다양하고 또 재미도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김혜린의 작품을 한번도 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물론 그의 팬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기꺼이 추천해줄 수 있는 작품집이다.

잘 장정된 책이고, 종이질도 상당히 우수하며 만든이들의 노고가 그대로 잘 나타나있다.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르미안의 네딸들 1
신일숙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5년 6월
평점 :
절판


A4를 다시 읽었습니다. 신일숙님의 다른 작품들도 제법 읽었지만, 역시 최고작은 A4인 듯 싶습니다(카르마라던가 1999년생도 좋았지만요!). 이 만화를 처음 봤을 당시 한참 사랑에 관심이 많을 사춘기여서인지 소위 말하는 운명의 상대라는 말에 친구들과 함께 완전히 매료되었죠. 심지어 제 친구는 대학을 졸업하고 제가 현재의 남편을 만났을 때 보낸 편지에서 조차 '네 운명의 상대는 어쩌구 저쩌구..'라는 말을 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사랑에 목을 매는 와스디나 헌신적인 아스파샤, 권력형인 레 마누, 전사인 레 샤르휘나 모두 자신의 선택을 뚜렷하게 밀고 나간다는 면에서 다들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샤르휘나는 진취적이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여전사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었죠. 에일레스와의 관계 역시 일방적이거나 끌려다니는 모습 없이 두 사람이 똑바로 서서 대등하게 바라보는 모습에 더욱 매료되었다고나 할까요.

작가는 모계중심의 아르미안이라는 가상세계를 내세워 부계중심의 사회를 비추는 거울로써 이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 나이에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하기에는 버거운 시절,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진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에서, 여성이 왕이며 여성에 의해 모든 것이 지배되고 결정되어지는 사회를 보는 것으로 수동적이나마 대리만족을 할 수 있기도 했구요.

아마 제 나이 또래의 많은 사람들은 A4의 영향을 톡톡히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비록 좀 오래된 만화로 초반부의 그림체에 익숙치 않을 수 있지만, 아마 서너권만 읽어도 푸욱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강력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파스(Rapaces) 2
이승재 옮김, 마리니 그림, 뒤포 글 / 비앤비(B&B)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만화'라는 장르에 걸맞게 위험하면서도 매혹적인 뱀파이어와 강인하고 아름다운 여형사의 모습을 그림으로나 글로나 아주 잘 묘사했다. 유럽 예술만화라는 장르로 소개되었던 다른 만화들도 보았지만 라파스 만큼 마음을 잡아끄는 것은 없었다. 우리나라나 일본 만화체의 그림에 익숙한 우리로썬 유럽만화가 주는 리얼함이 처음엔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완전히 다른 문화 감각에서 오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게다가 라파스는 그동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만화나 영화의 소재로 이용되어왔던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다룸으로써 그 어둡고 유혹적인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잔혹한 비린내에 고개를 돌리면서도 핏빛 가득한 숙명적인 슬픔에 매혹되어 불나방처럼 조금씩 두려움을 숨기며 다가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리 부는 사나이 - 권교정 단편시리즈 1
권교정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어릴 적 함께 자란 동화. 온갖 상징과 은유로 점철된 그 세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다 나이가 먹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서 행간에 숨은 뜻을 찾아보게 됩니다. 권교정씨의 단편 '피리부는 사나이'는 바로 그런 다시바라보기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전체 다섯 개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권교정의 시각과 상상력으로 재해석되어지고 각색된 이야기입니다. 촛점은 왜 피리부는 사나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갔을까에 맞춰져 있습니다. 사랑에 대한 믿음과 그 이면에 숨겨진 사실에 대한 추론들이 치밀하게가 아닌 따스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두번째 이야기 '마법사의 화장실' 역시 재미난 상상력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저는 두번째 단편을 읽으면서, 중세의 마법사란 현대의 과학자와 같은 의미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마법사에 대해 환상적이고 초월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저로선 아주 색다른 접근이였다고나 할까요. 인간의 인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행하는 과학자를 마법사로 생각하는 것... 아주 재밌는 해석이였습니다.

세번째 이야기, '기부르의 입맞춤'과 다섯번째인 '순찬이야기'는 아주 짧은 이미지적 옛날이야기라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내용 자체가 매우 축약되어 그림과 함께 간략하게 나와있었기 때문에 많은 것을 느끼기엔 아쉬움이 있었고... 책 전체의 구성면에서 써억 맘에 드는 단편은 아니였습니다.

네번째 '메르헨, 백설공주의 계모에 관한'은 이야기의 촛점이 백설공주가 아닌 계모에게로 맞춰져있습니다. 아마 작가 권교정은 언제나 인간행동과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피리부는 사나이와 마찬가지로... 그 동화의 인물과 전체 얼개를 차용했을 뿐 완전히 작가가 원하는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창조했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뒷이야기를 상상하거나 그 속에 숨겨진 또 다른 버젼이 이야기를 상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참으로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만의 피리부는 사나이나 백설공주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