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유럽 현장에서 답을 찾다 -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 꼭 필요한 실전경제 필독서
김윤태 지음 / 새라의숲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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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일을 쉬고 이것저것 책을 읽는 동안 그 전에는 가져보지 않았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개미지옥과 같은 상념에 빠져 있었다. 

‘왜 우리는 성장해야 하는가?’ 

‘성장의 혜택은 무엇이며 누구에게 가는가?’ ‘

성장하지 않는다면 대안은 없는가?’ 

물론, 당연히 여전히 답을 내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어렴풋이 가지게 된 탈성장에 대한 해답 중 하나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마을, 커뮤니티, 협동조합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레 미국식 자본주의가 아닌 유럽의 수많은 사례를 접하게 되었다. 우석훈 박사가 강조했던 스위스의 협동조합 모델, 복지와 행복이 정비례하는 북유럽 모델, 협동조합의 대표격인 FC 바르셀로나와 몬드라곤의 스페인, 히든 챔피언으로 대변되는 독일의 강소기업 모델 등 유럽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니 알지못했던 대안적 생활과 성장이 이미 자리잡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제나처럼 주말 낮에 서점을 배회하다, 최근 이러한 내 관심사를 알기라도 한 것처럼 흥미로운 제목의 책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 경제, 유럽 현장에서 답을 찾다>>라는 책이다. 사실 ‘한국 경제’가 현재 어떻고 앞으로 어떠해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솔직히 관심이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너무나 거시적인 표현이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럽 현장’이라는 부분에서 시선이 한번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그 동네’에서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항상 궁금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자가 KOTRA 런던무역관장이자 그 전에는 루마니아, 스위스 등에서도 근무했었다는 이력을 보고 나니 올 한해 내내 지녀왔던 나의 부질없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구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사회학자, 심리학자 혹은 경제학자는 아니다. 따라서 인간 행동의 복합적인 상호 작용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지 않다. 그 부분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인이라는 외부인의 시각으로 유럽 현장이라는 그들 내부에 대해서는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예를 들면, <5장 히든 챔피언과 그들의 길>에서는 저자가 직접 경험했던 스위스 강소기업의 여러 케이스가 잘 다루어져 있어서 우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의 Lesson learned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렇듯 유럽 현지의 기업 및 정부 관계자들과의 오랜 교류를 통해 생긴 저자만의 시각과 해석은 2017년 현재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로 하여금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과제의 답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질문을 가져봤을 것이다.
왜 우리는 매일 같이 야근을 하면서도 여름 휴가 5일 가는 것도 힘들 정도로 일에 치여 사는 걸까?

수학능력시험이라는 전국가적 이벤트를 아직 보지 않은 학생 혹은 그 학생의 부모라면 이런 고민도 해봤을 것이다.

왜 스위스는 대학 진학률이 30% 밖에 되지 않는데 국민소득이 10만불인 반면, 대학진학률이 70%를 넘지만 연애도, 취업도, 결혼도 포기한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에는 이토록 많은 걸까?

이 책 <한국 경제, 유럽 현장에서 답을 찾다>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정답은 아닐지언정 힌트 혹은 그 이상의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불편함 점도 적잖게 있었다. 정부 기관인 KOTRA에서 그것도 외국에서 오랜 세월 근무해온 저자의 이력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수많은 오글거리는 문장들 때문이다. 

‘한국인이라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 DNA와, 우리 노동자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는 것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 정부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려 민관이 함께 협력하면 더욱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사생결단식의 고객만족 전략, 경쟁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과감한 실행력, 한국인 특유의 과감한 결단성이 유럽시장에서 성공한 핵심요인’

2017년 한국 사회는 개인화, 파편화되면서 더 이상 집단의 목표라는 대의명분으로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기는 커녕 강요할 수도 없는 시대가 되었지만, 저자는 여전히 국민, 기업, 정부, 그리고 국가에 대해서 각기 별개의 존재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운명 공동체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일부는 다소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공기관의 직원으로써 오랜 시간 일해왔다는 경력은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현장은 알지만 현실은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눈여겨 볼만한 책이다. 비록 일부 부분에서 중학생의 연애편지처럼 오글거리는 기분이 들거나, 미합중국 대통령이 직접 전투기를 몰면서 외계인을 물리치는 영화를 막 보고난 것처럼 거북하고 불편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특히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정관계의 사람이거나, 해외 시장 특히 유럽 시장에 진출해서 강소기업이 되고픈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는 현장에서 들려주는 이러한 생생한 목소리가 무척 반가울 것이다. 국민 하나하나가 행복해야 기업이 행복하고 성장하며, 기업이 성장해야 국가가 발전하고, 국가가 발전해야 다시 국민이 행복해지는 순환 고리 속에서, 우리는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답은 유럽 현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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