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토밍 - 팀의 운명을 바꾸는 성과 창출의 기술
데이브 그레이 외 지음, 강유선 외 옮김, 한명수 감수 / 한빛비즈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12년 10월 30일 14시 30분, 서울시 OO구 XX동 어느 사무실의 모습

(상무) “우리 조직에는 혁신이 필요해요. 다같이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을 해봅시다”
(직원) “… … … 네”
(상무) ”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OOO 씨부터 돌아가면서 순서대로 아이디어를 말해봅시다”
(OOO직원) “…….제가 생각하기에 우선 xxx가 미흡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상무) “그 이야기는 저번에 나오지 않았나? 그런 식상한거 말고 Something NEW 없나? 다음!”

(OOO 옆의 옆 직원) ‘아 젠장…뭘 말하라는거야, 벌써 다음이 나잖아! 왜 여기 앉았을까??’


어제 아침 주간 회의에서 있었던 일인가? 혹은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인가?
많은 이들이 너무나 자주 겪는 일이 아닌가 싶다. 당신이 상무이건 직원이건 간에.


"게임 스토밍"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당신이 도망가고 싶은 직원이건, 아무나 붙잡고 시키고 싶은 상무이건 간에.


도서 목표 : ‘월요일 아침’을 기다리게 만드는 조직을 만들자

진행 내용 : 조직이 게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90여 가지 방법론

활용 전략 : (아쉽지만) 당신이 직접 팀장이 되거나, 매번 과감하게 주장하는 게 우선



게임 스토밍이란 무엇인가?

게임 스토밍이라는 표현은 사실 널리 쓰이는 ‘브레인 스토밍’과 크게 다를바 없다.
그러나, 본 책에서 논하는 ‘즐거운 사고 방식’은 단순히 딱딱한 회의가 아니라 하나의 가상 세계로서의 ‘게임’을 전제로 한다는 차이가 있다.
꼭 Cyber 이며 Online 만이 가상(virtual) 세계가 아니라, 시공간의 제한을 두고, 규칙이 있으며, 도구를 사용하고, 목표를 공유한 채 현실을 벗어나서 즐기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하나의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가 관심을 갖는 목표는 5 언더파도 아니고, 3:0 해트트릭도 아니며, ‘생산성은 찾아볼 수 없이 지루하기만 회의를 유의미한 시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제법 두툼한 두께지만 결코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게임 스토밍’은
현실에서도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 적용 대상이 어느 정도 수평적이며 대등한 관계가 가능한 집단이나 문화에서 더 잘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소개하는 90여 개의 게임 스토밍 방법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10가지 정도만이라도 익혀두고 현실에서 적용해본다면 충분히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4장에서 논하는 10가지 핵심 게임은, 몸풀기 워밍업으로 쓰일 수도 있고 그 자체가 메인이 될 수도 있다)

1) 7P로 회의 개요 잡기 :Purpose, Product, People, Process, Pitfalls, Preparation, Practical Concerns
2) 관련성 찾기

3) 바디 스토밍: 몸으로 체험하는 브레인스토밍

4) 카드 분류하기: 아이디어를 적은 카드를 적합성/필요성에 따라 분류

5) 점으로 투표하기 : 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스티커 등으로 투표해서 우선순위 결정

6) 공감지도 : 클라이언트의 프로필을 만들고, 그들의 경험에 대해서 공감대 형성 시도

7) 순위 매기기: 명확한 기준에 따라 각자 순위를 매기고 합산하여 결정

8) 포스트업: 포스트잇에 아이디어를 적고 취합, 분류, 필터링

9) 스토리보드: 가장 이상적인 미래상을 그림으로 표현

10) 담당자와 역할 정하기: ‘누가 + 무엇을’에 대한 답을 정의하면서 최우선 순위 업무와 적임자를 선정



대학교 때 공강 시간에 종종 농구를 즐기곤 했다.

제법 실력이 있는 친구들과 한 팀을 구성해서 3:3을 하면 그래도 승률이 50%정도는 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처참하게 박살 난 적이 있다. 0-10으로 진 것이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대학교 농구 동아리에 속한 사람들과 상대해서 그야말로 농락 당한 것이다.
그런데, 스코어 자체보다 더 비참했던 것은, 상대의 막강함에 주눅이 들어버린 우리가 0-5쯤 되었을 때 이미 경기를 포기해버렸다는 것이다.
한 점이라도 넣어야겠다는 열의 조차 없이 ‘빨리 10점 넣어라. 그만하게’라는 생각이 우리 셋을 지배했던 것이다.
특히 나름 우리 팀의 에이스였던 녀석조차 상대의 기세에 눌렸는지 일찌감치 포기해 버린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니, 아무리 농구 동아리 선수들과의 시합이었다고는 하지만, 0-10으로 진 것은 당연했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공통된 규칙 못지 않게
(우리는 농구의 모든 규칙과 how to play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참여자의 열정이 아닐까 싶다.
그 때 우리에게 열정이라고는 어서 이 쪽 팔리는 자리를 피해 맥주 한 잔 하러 가자는 생각밖에 없었을 터이지만…


지긋지긋한 회의와 아이디어 발상과 브레인 스토밍과 다시 이어지는 토론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결국 참가자 특히 에이스의 열정일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비록 서툴지만 현장에서의 도입을 통한 체득화가 우선시 되어야 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라도 대한민국의 모든 팀장님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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