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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 - 나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한 행복 루틴 78
이치다 노리코 지음, 윤은혜 옮김 / 언폴드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저자 이치다 노리코는 라이프스타일 에세이스트다. 이 책은 그녀의 웹사이트 '바깥의 소리, 안의 향기' (
http://ichidanoriko.com)에 기록된 글을 다듬어 묶은 모음집이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웹사이트를 둘러보았다.
책을 읽었을 때의 따뜻한 느낌이 고스란히 웹사이트에도 담겨있었다. 웹사이트에는 이렇게 소개 되어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내가 밖에서 들은 소리가 어떤 향기로 변환되는지, 그 과정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아. 그래서 '바깥의 소리, 안의 향기'라는 거구나. 그녀의 경험, 생각들이 처음엔 블로그의 기록으로, 그 기록이 다듬어져 이렇게 책으로 나에게 도달한 셈이다.
_스트라이크 존 바깥까지 시야를 넓혀봅니다.
사람은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생기면 비슷한 경향으로 기울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좋아하면 안온한 세계를, 강렬한 느낌을 좋아하면 개성적인 세계를 추구하게 되지요. 하지만 나의 스트라이크 존 바깥까지 시야를 넓히려는 시도를 해야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스트레칭 된다고 해요.(60p)
자기계발서에 굉장히 많이 나오는 것 중에 하나가 매일 가던 길 말고 가끔은 다른 길로 가보라, 안해보던 것을 시도하라, 그런 의외의 것을 해보라는 거다. 50대의 이치다 노리코 역시 말한다. 시야를 넓혀보라고. 아이들은 더 많은 경험을 하길 바라면서, 나 자신은 해오던대로만 하지 않았는지, 마음 내키는대로만 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어쨌든 나는 우리 부모님보다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문화생활을 했다. 내 아이들도 분명 나보다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나부터 더 넓은 시야를 갖도록 노력해야할 일이다.
_보이지않는 것에 감사하며 삽니다.
예를 들어 정신없이 바쁠 때는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 '어째서 도와주지 않는 거야!', '왜 나만 이렇게 바빠야 되는데!' 이런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하지만 분명 그 사람도 바쁠 거예요. 그저 그 사람의 바쁨이 나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보이지 않는 것은 그렇게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고 맙니다. (171p)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많이 느끼는 감정 중에 하나인데, 이렇게 생각하려면 어느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걸까. 나이가 아닌 마음가짐의 문제인데, 나에게 뿐만 아니라 남에게 다정해지려면 저런 마인드를 탑재하긴 해야할 것 같다.
_마음을 비우고 틈을 만들어둡니다.
생각해보면 젊었을 때는 마음에 드는 기사가 한 편이라도 있으면 그 잡지를 사곤 했습니다. 단 한 문장이라도 지금까지 생각한 적 없는 방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준다면 변함없는 매일이 바뀔 것만 같았습니다.(219p)
이 책에서 굉장히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시간 정리를 하고 마음의 여유를 갖자, 삶에 뺄셈이 필요하다. 라는 거다. 생활 속 사소한 풍경에서 행복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러한 '틈'이 있어야 하기에. 바빴던 여행 일정 중에 기억에 남는 장면은 몇 없었던 반면, 계획없이 했던 여행이 오히려 기억에 남는건 아마도 그러한 '틈' 때문이었을 것이다.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기록을 담은 책이지만, 북마크를 굉장히 많이 했다. 와닿는 문구가 많았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마음을 비우고 틈을 만들고, 생활의 뺄셈을 한다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말이 이 책을 읽는 내내 귓가에 들리는 것 같았다.
그녀의 블로그에는 거의 매일의 일상에 대한 기록이 담겨있다. 요즘 세상은 구글번역이 잘 되기 때문에, 일본어를 전혀 몰라도 둘러볼 수 있었다. 다만 블로그는 사진과 함께 글이 엮여있지만, 책에는 사진이 중간쯤 모아져 있기에, 해당 글과 사진이 매칭되어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좋은 이유는, 공감글귀가 많은 '다정'한 책이기 때문에, 바쁜 삶에서 쉼표를 찍어주는 그런 책이다.
집에 있는 날들은 일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거리 두기가 해금되면 ‘가능한 것‘은 점점 많아지겠지만 무엇을 삶에 ‘넣을‘ 것인가, 그것을 어떻게 조합해서 재구축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 P138
나이가 들면 딱히 유용하지 않더라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주워서 모아놓은 것 중에서 그때그때 쓸 만한 것을 골라보는 거예요. - P175
인생에 ‘이것만 있으면 문제없어‘라고 말할 수 있는 히든카드는 없습니다. 평생 이어지는 직업도, 평생을 보장하는 자격증도 없습니다. 우리의 인생을 바꾸는 것은 다양한 지혜와 경험, 평생 배우며 변화하기 위한 흥미와 호기심입니다.(중략) 한 우물을 파라는 말에 얽매인 사람들이 인생의 다양성에 제한을 겁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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