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한덕현.이성우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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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노브레인 이성우님과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님이 서로의 생각을 건네는 책이다. 상담일지 같은 느낌은 전혀 없다. 정말 누구나 하고 있는 인생고민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다.  


아마도 팬데믹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우리가 남과 부대끼는 일상생활을 잠시 멈추고 거리두기를 해야하는 시기에, 공연을 사랑하는 록커에게 답답함이 찾아왔을거다. 그가 미주알 고주알 털어놓는 이야기들이 우리가 나이 먹으면서 하는 그런 일상의 고민과 같아서 같은 시대를 살아온 세대로서 동질감이 느껴졌다. 


놀랐던 것은 그가 안좋아진 목상태 때문에 금연을 하고 26년차 록커가 보컬 레슨까지 받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 단순히 잘 놀고 노래 잘 하고가 아닌, 그도 노래를 오래 하고 싶은 희망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어찌보면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배움은 끝이 없다는 것,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결국 무엇이든 마음이 느끼는 것이 있으면 말로 풀든, 글로 풀든, 어딘가에 풀어내야 정리되고 마음도 수습되는게 아닐까 싶었다. 이성우님도 아마 책을 준비하면서 상담만큼이나 힐링이 되지 않았을까. 


누구나 살면서 고민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우리가 사는 일상을 이루는게 아닐까.  한덕현 교수님이 차분히 들어주고 다독여주는 글은 이성우님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그만의 독특한 고민이 아니라, 함께 사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이 나이에 알을 깨고 나오려니 보통 힘든 게 아니긴 해요. 오래된 나쁜 버릇들을 버리고 시작해야 한다는 게 말이에요. 근데 전보다 몸이 힘들지 않게 편하게 노래를 하는 저를 보면 레슨 받기 참 잘한 것 같아요. - P274

우울증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깥으로 향하는 공격성이 바깥 대상을 찾지 못해서, 나에게로 향하기 때문입니다. 즉, 원망할 대상이 없으니까 지금 이렇게 우울한 상황을 만든 것은 결국 ‘나‘이구나 하고 자신을 탓해버리는 것이죠.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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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의 미래 - 기능보다 정서, 효율보다 낭만, 성장이 멈춘 시대의 새로운 프레임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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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는 미국 세계 공황으로 경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때 1932년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미국은 얼마나 많은 물건을 만들 수 있는가?'를 조사하였고, 이것이 GDP의 원형이라고 한다.야마구치 슈는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는 지금 GDP라는 지표에 갇혀 여전히 성장률을 운운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기술의 혁신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노동생산성 상승률이 장기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철역 자동발매기가 있다고 출퇴근 횟수가 2배가 되는 것이 아니며, 고속도로 요금소가 자동지불 시스템을 갖춘다고 한들 통행 횟수가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에, 기술혁신이 수요를 늘리는 것은 아니라고, 즉 GDP는 증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21세기 자본>에서 토마 피케티도 '성장'에 대한 이미지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로버트 고든 교수는 '하락하고 있는게 아니라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야마구치 슈도 마찬가지로 그동안 성장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성장이 최고인 것처럼 신앙처럼 믿고 있는게 아닌지 반문한다. 



그렇다면 자본을 대신해서 무엇을 추구해야할지, 슈밥은 '자본주의에서 재능주의로의 전환' 이랴고 말했다. 야마구치 슈는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방향은 거대한 북유럽형 사회민주주의, 혁신에 의한 사회 과제의 해결, 기업 활동에 의한 문화적 가치 창조라고 말한다.. 반면 추구하지 말아야할 방향은 작은 미국형 시장원리주의, 혁신에 의한 경제성장 추구 기업 활동에 의한 대량 소비 촉진이다. 


나름 명확하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추구하는 것, 또한 시스템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사고와 행동양식을 바꾸자고 말한다. 그가 추구하는 대안은 예술로써의 비즈니스 추구, 투표적인 소비 실천, 보편적 기본소득 도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지향하는 현재 모델이 얼마나 큰 한계가 있는지 체감하게 된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는 빈부격차는 현재 자본주의 모델은 영원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인다. 야마구치 슈는 인간 본연의 휴머니티를 더욱 강조한다.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맞이하고 싶지 않다면 변화는 분명히 필요한 것 같다. 그가 말하는 이러한 논제가 일부 사람만의 생각이 아니기를, 사회가 이러한 문제를 논의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역시나 야마구치 슈만의 통찰력이 담긴 책이다. 비즈니스의 미래 라는 책 제목이 약간 의아하지만, 어쨌든 우리 사회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아주 정확하게 짚어놓은 것 같다. 다만 여전히 성장을 외치는 CEO들이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다. ㅋㅋㅋ



우리 인간은 ‘의미‘를 에너지로 삼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의미도 의의도 느끼지 못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긴 힘들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커다란 위기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틀림없이 경제적인 쇠퇴와 물질적인 부족이 아니라 의미의 상실이 그 원인일 것이다. - P48

이러한 사회에서 원래 ‘얼마만큼의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표가 여전히 정치와 경제의 운영 성과를 측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P58

사회가 기를 쓰고 추구하는 혁신이 ‘부의 이동‘ 밖에 일으키지 못하고, 시업과 빈부 격차의 확대를 초래할 뿐이라면 우리가 필사적으로 하고 있는 일들은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 P109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을 믿는 것을 ‘신앙‘이라고 한다. 한결같이 성장만을 외치는 사람들은 이것을 일종의 종교처럼 믿고 있다. - P67

자본주의는 자본이 무한하게 증식한다는 기조를 믿고 따르는 일종의 신앙이다. 슈밥은 자본이 이미 과잉 상태가 되어 증식할 수 없게 된 이상, 이 신앙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 P88

인간이 된다는 것은 바로 책임을 지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자신과 관계없어 보이는 비참함 앞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일이고, 동료들이 거둔 승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이다. 자신의 돌을 하나 올려놓으면서 세상을 건설하는 데 힘을 보탠다고 느끼는 일이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인간의 지대>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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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파워 - 위대한 기업이 되는 7가지 전략
해밀턴 헬머 지음, 유지연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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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참 어려운 주제다. 해밀턴 헬머는 이렇게 정의한다. 


"전략: 의미 있는 시장에서 파워를 유지하는 방법"



전략의 본질을 두 가지로 나누어서 정역학과 동역학의 측면에서 이야기한다.

정역학 - "특정 상태를 유지하는 것"

동역학 - "특정 상태에 이르는 과정"



그는 전략의 본질을 이루는 핵심 개념이 단순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않은 프레임워크로 정제되어야 한다면서, 7가지 파워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언제' 해야하는지 살펴본다. 


책에서 소개하는 7가지 파워는 다음과 같다. 

1. 규모의 경제

2. 네트워크 경제

3. 카운터 포지셔닝

4. 전환비용

5. 브랜딩

6. 독점자원

7. 프로세스 파워


<카운터 포지셔닝>이 이해하기에는 제일 어려웠지만, 신사업 진출 시 이를 고려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책을 온전히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전략을 사례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책은 많았지만, 이 책은 전략학이라는 학문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책이라 내게는 어려웠다. 그나마 넷플릭스 사례가 중간중간 나와서 이해가 조금씩 된다고 해야할까. 



전략 프레임워크에 대한 책이라서, 혹시나 전략, 기획 관련 일을 하고 있다면 참고도서로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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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 - 당신의 모든 선택에서 진짜 원하는 것을 얻는 법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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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전작 <모두 거짓말을 한다>에서 느꼈던 위트가 생각났다. 그는 데이터광답게 이 책을 쓰기 전 베스트셀러를 시대별로 조사했다. 논픽션 베스트셀러가 가장 많이 팔렸던 분야는 자기계발(논픽션 베스트셀러의 42%), 그 다음이 유명인의 회고록(28%), 섹스에 관한 책(8%)이라면서, 이 책은 자기계발책이라고 말한다. ㅋㅋㅋ

 

 

어쨌든 목차는 꽤나 흥미로운 순으로 담겨있다. 1장, AI시대의 결혼에서는 키가 데이트 성공에 끼치는 영향, 선호도 높은 인종, 남성의 직업에 대한 선호도 등 데이터가 나온다. 키가 데이트 상대의 매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한 데이터를 보면, 남성은 190-194센티미터 사이가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한다. 

 

데이트 상대의 소득이 선호도에 끼치는 영향도 알아보면서, 키작은 남성이 키 때문에 잃어버린 선호도 점수를 만회하려면 소득이 얼마나 되어야 하는지. 남성의 경우 키 15센티미터 차이가 연봉 17만5천달러(약 2억 2750만원)의 가치를 가지지만 여성의 경우는 키가 영향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여성의 경우 키가 크면 인기를 끌지 못한다;;;

 

 

7장에서는 안면과학 연구 논문을 읽고 데이터를 이용해서 자신의 외모를 개선할 수 있을지 실험을 해본다. 1단계로 페이스앱이라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진을 변형해본다. 100가지 넘는 사진 중에 6가지 사진을 고르고, 2단계로 시장조사를 한다. 사람들에게 사진 속 인물이 얼마나 유능해 보이는지 1부터 10까지 척도로 답해달라고 요청했다. 3단계로 통계분석을 했다. 어떤 요소가 사람들이 인식하는 모습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8장 인생은 소파를 박차고 일어날 때 바뀐다를 보면, 박물관 관람, 스포츠, 운동 등 소파에서 일어나야 할 수 있는 활동이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고, 스마트폰게임, TV시청, 식사 등과 같은 활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은 행복을 준다고 한다. 메타버스 시대에 우리는 생각보다 덜 행복하게 되는걸까 라는 생각까지 해보게 된다.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걸 조사했지? 하는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어느새 데이터에 진심인 저자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물론 어떤 이야기는 억지 상관관계 아니야 하면서 의심하기도 하는데, 해석의 문제니까 하면서 저자의 위트에 그냥 넘어갔다. 

 

 

이런 책으로 데이터 공부를 시작한다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자기계발서라고 주장하지만, 내가 볼 때 데이터분석과 유머의 절묘한 조합이 이루어진 책이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몇 안되는 데이터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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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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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이라는 사람이 가끔 티비에 나와서 알고는 있었다. 그리고 혈액암이라는 병을 앓고, 이 책을 접하고나서는 그 때 알던 그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 곳곳에 자신이 이전에 적극적으로 글을 쓰며 의견을 말했던 것들에 대해 이제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도 말한다. 아프기 전과 후에 글로 써서 말하고 싶은 주제가 달라졌다고. 아마도 최근에 출간한 <최소한의 이웃>은 현재 그가 말하고 싶은 주제일거다. 궁금해졌다.

 


친한 친구, 지인 중에는 암을 앓았던 사람들이 꽤 있다. 심지어 회사에서 가끔 점심을 함께 하는 분이 몇 달 전 10년만에 재발한 유방암을 나에게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태도가 덤덤하다는거지, 실상은 생각지도 못한 재발에 너무 놀랬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너무도 차분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해서 하마터면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누구든 아플 때에는 이리저리 방황하고 해메다가, 결국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일상으로 되돌아오면 타인에게는 무덤덤하게 이야기한다. 친한 친구 중에도 내게 그러한 소식을 처음 전했을 때, 서로가 놀라면서도 그 방황을 함께 공유하지는 못했다. 이따금 환우회 친구들과 어울린다는 소식을 전했고, 이후 회사에 복귀할 때가 되어서야 연락을 주고 받았다. 


사실은 무덤덤하지 않고,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에 주기적인 검진을 받으면서 마음을 졸일 때가 있지만, 그러한 사실은 뒤로 한다. 이 또한 타인을 위한 배려인가 싶기도 하고. 나 또한 무엇을 해줄 수 없어 안타까워하다가,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버렸다. 


그런 면에서 허지웅님은 굉장히 솔직하게 글을 쓰는 분 같다. 이전에 그가 왜 이렇게 핏대 높이며 자신의 의견을 과감하게 말했는지 이해가 된다고 해야할까. 오히려 아프고 나서 자신이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데 나는 왜 아쉬운건지 모르겠다.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하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허지웅표 에세이는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감이 왔다. 나는 처음 그의 책을 접했지만, 또 들어보고 싶다. 그의 생각을. 


시간이 흘렀다. 나는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는다. 실명으로 쓰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그냥 쓰지 않는다. 내용만큼이나 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나도 전처럼 드러내놓고 싫어하지 않는다. 나는 웃는다. 비굴하게 웃을 때도 있고 상냥하게 웃을 때도 있다. 나는 이제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쓴다. - P216

불행한 일을 겪으면 사람의 머릿속은 그렇게 된다. 그리고 불행의 인과관계를 따져 변수를 하나씩 제거해보며 책임을 돌릴 수 있는 가장 그럴싸한 대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 P54

요컨대 불행의 인과관계를 선명하게 규명해보겠다는 집착에는 아무런 요점도 의미도 없다는 것이다. 그건 그저 또 다른 고통에 불과하다. 아니 어쩌면 삶의 가장 큰 고통일 것이다. 그러한 집착은 애초 존재하지 않았던 인과관계를 창조한다. 끊임없이 과거를 소환하고 반추해서 기어이 자기 자신을 피해자로 만들어낸다. 내가 가해자일 가능성은 철저하게 제거한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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