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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슬립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1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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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좀 이상하거나 내 뇌가 좀 이상하거나 편집부가 좀 이상하거나 셋 중 하나. 오타나 맞춤법 틀린 곳은 없지만 안 그래도 현학적인 문장을 꽈서 꽈배기처럼 만들어놨다. 도대체 국어처럼 보이지 않는 문장들 몇개가 머리속을 헤집고 다녔다. 읽을 수는 있지만 암호 해독하는 기분으로 해독하며 읽어야 해서 재미가 반감되었다. 이 장르는 술술 읽고 깊이 생각하는 맛으로 보는 거 아닌가? ㅠ,ㅠ
어쨌거나 역시 레이먼드 챈들러. 인가보다. 유명할 만한 가치가 있고 쿨한 하드보일드 탐정을 만들어낸 원조답다. 적당히 위트있고(무슨 말인지 이해는 못했지만 분위기상), 적당히 쿨해서 정말 균형이 딱 맞달까. 나는 이게 신기하게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좀 어리둥절한 구석도 있고 이해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암튼. 다음 권도 읽어보고 나서 필립 말로란 탐정님을 판단해보고 싶다.운현궁이 일욜에 무료개방해서 은근슬쩍 들어가 마루에 앉아 국악 들으며 책을 읽었다. 그건 괜찮았어.

추신. 나만 이상한 건가봐. 다른 분들은 번역이 매끄럽게 잘되었다고 하던데.. 집에 가서 다시 읽어볼까? 요즘 걍 책이 잘 안 읽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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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아이야, 가라 1 밀리언셀러 클럽 46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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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지와 제나르 시리즈. 나는 이게 시리즈 중 두번째로 보는 거지만, 사실은 이게 네번째 작품, 그리고 비를 바라는 기도가 다섯번째 작품이란다. 하드보일드다운, 거칠고 암울한 세계가 농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비를 바라는 기도에서는 뻥뻥 터트리고 악당 아지트를 쳐부수고, 어쨌거나 정의가 승리할 가능성을 보여주긴 하지만(켄지가 정의라면 슬레이어즈의 '리나'도 정의겠지. ㅡ,ㅡ;;) 이번 편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이는 행복한 삶을 빼앗기고 다시 황폐한 삶으로 돌아왔다. 뭐 다음 편에서는 다시 만났지만, 켄지와 제나르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고, 헤어졌다. 아, 이런.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게 아니었다고. 사회가 나쁜 거야 따위로 말할 문제가 아니었다고. 진정으로 아만다를 위한다면 헬렌을 돌봐줘야 하는 거라고. 헬렌으로부터 아만다를 빼앗을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헬렌과 아만다를 함께 품었어야 한다고. 아니면 최소한 보모를 두던가. 그 오빠 라이오넬 얘기다. 혹은 아만다만 데려간 누군가 얘기다. 빌어먹을. 이 소설에서 묘사하는 한도내에서라면 헬렌은 어린애나 다름없다. 정신적으로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상담을 받고 정기적인 치료와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환자다. 어린애한테 어린애를 맡겨 놓고 뭘 바라지? 기껏 돈푼이나 던져준다고 어린애가 그걸로 뭘 하겠어. 헬렌은 어른이 아냐. 멍청하고 바보 같긴 하지만 그런 걸 어떻게 하겠어. 이미 그렇게 자라버렸는 걸 어떻게 하겠냐고. 그러니까 헬렌을 확 죽여버리거나 돈푼이나 쥐어주고 정신병원에 감금해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함께 살며 책임을 지는 수 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환자를, 그냥 방치해두고는 왜 제대로 못하냐고 비난하는 건 뭐야. 그 아이가 저지른 뒷수습만 할 생각 말고, 그 아이가 그렇게 일을 저지를 때까지, 내버려두는 사람들이 오히려 비난받아 마땅한 게 아닐까? 왜 그냥 돌아나와. 뭔가 허전했다. 결국 헬렌은 어른이니까. 무시하는 것뿐이잖아. 어른이니까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하고 방치했던 거야. 사실 내 생각에 헬렌은 '어른'이 아닌데. 미국이라 그런가. 물론 힘들기야 하겠지. 그래도 이런 저런 꿍꿍이로 아이를 빼돌리려드는 것보다는 쉬울 것 같은데. 똥 오줌 치워줘야 하고 욕지꺼리를 일삼다가도 자기 한 짓을 새까맣게 잊어먹는 치매환자도 아니고. 라이오넬이야 평생 돌보기만 하다가 지쳐서 그랬다고 쳐. 그럼 다른 애들은 뭐냐. 아만다는 귀엽고 어리니까 돌봐주고 싶고, 헬렌은 다 커서 징그럽고 마약이나 해대니까 성가셔? 무슨 새끼 고양이 키우다 크면 징그럽다고 갖다버리는 것 같은 사고방식이냐! 아만다도 이대로 크면 헬렌처럼 된다고! 그걸 잊어버린 거야? 헬렌이 아만다처럼 컸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잖아.
폭력적이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 '모르는 거'니까 누가 옆에서 계속 지켜봐줘야 한다. 한마디로 아만다를 돌봐주고 싶다면,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아만다를 지켜주고 싶다면, 그 정성으로 헬렌도 돌봐줘. 왜 그걸 못하냐?
혼자서 자꾸 투덜거려본다. 사실 나도 그런 사람이 옆에 있다면 둘다 돌봐줄 자신 없다. 사실 난 어린애도 돌봐줄 자신 없다. 그래도 어린애를 돌볼만한 여유가 있고 마음이 있으면 헬렌도 돌봐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끝나면 안되는 건데...

추가. '가라 아이야 가라'라는 제목. 여기저기서 말이 많았는데, 이해도 되지만 안되기도 하는 듯. 이런 끔찍한 상황에서 아이보고 떠나가라고, 도망치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면서.. 사라져서 안타까운 그 느낌이 안 산 것도 같다. 슬픈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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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독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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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판타스틱 정기구독 사은품으로 온 책. 스기무라 사부로의 두번째 책이며 '탐정'이 되어 '이름 없는 독'에 중독된 사람들을 돕겠다고 은근슬쩍 다짐하는 듯한 부분에서 끝나 세번째 책을 기다리게 하는 소설이다.
(스포일러 주의!)




오싹한 느낌이 있었다. 드디어 스기무라 사부로의 그 행복한 가정에도 균열이, 작은 균열이 생겼다. 완벽한 이해자처럼 보였던 아내가 흔들리고 말았다. 아내가 멀게 느껴지는 그 때, 이 사람은 쓸쓸해지지 않았을까. '다른 세계'의 사람과 가정을 꾸리게 되어서, 몇년이 지난 지금도 몇번이고 위화감을 느끼면서, 어떻게 그 행복을 그렇게 유지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서도 느낀 거지만 이 인간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주인공을 할 만한, 엄청난 인간이다. 엄청 긍정적이괴 세심하고 아무튼 슈퍼 인간. 젠장. 나라도 질투했을 법한 대단한 인간. 다른 사람에게까지 독을 퍼트렸던 그 여자는, 어째서 그렇게 크나큰 독을 품게 되었던 걸까. 커플 파괴범. 옆의 다른 사람이 행복해지는 걸 가만히 보질 못하는 여자. 자신이 행복해지려 노력하는 게 아니라, 초조한 나머지 남을 파멸시켜 자기와 같은 위치로 끌어내리려는... '독'과 같은 여자. 너무 완벽주의자였던 게 아닐까. 완벽해질 수 없다면 완전히 파멸해주겠노라고, 다른 사람들도 끌어들여 함께 파멸의 길로 가겠노라 말하는 느낌이다. 온몸으로 파멸의 기운을 내뿜는 듯한 느낌이다. 사부로 씨보다는 나는 이 여자쪽이 더 이해가 될 정도.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거짓말로 자신을 꾸미고..(솔직히 면접 볼 때면 누구나 조금씩은 과장을 하지 않나! 뭐든 잘한다고.) 실수하면 초조해하고 초조해하다가 방어기제를 발동시켜 '뭐 낀 놈이 성내 듯' 더 버럭 화를 내거나, 변명을 해대고 또 후회하고... 다른 사람은 안 그러는데 왜 나만 그럴까 고민하고, 왜 나만 실수투성이에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다른 사람들을 질투하게 된 적 없나? 나만 그런가? 그러니까, 사부로는 보통이 아니야. 오히려 내 생각에도 기타미씨 말대로 사부로는 특별난 사람이고 이 여자는 보통 사람이야. 그냥 좀더 극단으로 갔을 뿐이지. 그 전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면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면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뭐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집에 짓눌려, 집의 독에 짓눌려 마음을 갉아먹혀 결국 다른 사람에게 그 독을 전파하고만 청년. 진짜 집에 눌려본 나는 이 청년의 암울한 마음이 백번 이해되었다. 지금도 땅에 눌리고 있다. 팔리지 않는 땅. 불어가는 빚. 가뿐하게 털어버리고 어떻게든 새출발하고 싶은데 진창에 빠진 것처럼, 아무리해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죽고 싶었을 거야. 죽이고 싶었을 거야. 어떻게 해서든 끊어내고 싶었을 거야. 그렇지만 그러지 못했어. 그래서 그냥 아무데나 놔뒀지. 사실 누구든 자기처럼 불행해져버렸으면 속이 시원하겠다는 그런 속셈도 있었다. 그렇지만 정작 정말로 사람이 죽자, 자기 삶만 더 불행해져버렸지. 응 알 것 같아.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지만, 슬픔도 나눠봤자 배가 될 뿐이야. 절대로 자기의 슬픔이 줄어드는 일은 없어. 오히려 더욱더 불어나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파될 따름. 슬픔을 끊어내는 방식은 그런 게 아닌 게 틀림 없어. 슬픔을 끊어내는 건 뭔가 다른 힘이 필요해. 기쁨이 필요해. 사랑과 도움이 필요해. 그리고 용기도. 슬픔과 불행이라는 독에 푹 절어있다보면 해독제가 바로 옆에 있다는 걸 모르기 쉽다. 누군가, 그 독에 휩쓸리지 않을 누군가가 필요한 거야. 그 택배회사 사장님처럼.
자살하려고 독을 다른 사람에게 시험삼아 먹여보는 그런 사이코패스가 나온다. 너무 가뿐해 보여서 나도 그냥 아무렇게나 지나쳤다. 그런 건 어떻게 할 수 없는 대상이다. 손쓸 수 없다. 그건 그냥 사람 자체가 독이라서 자연재해와 같아서 어찌할 수 없다. 왜 내게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울분은 나지만 그건 대상이 없다. 대상은 바위나 폭풍과 같아서 우리 감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젠장. 이사카 고타로가 그리는 악당은 대체적으로 그렇다. 그러니까 바위를 부수고 폭풍을 막아서듯 이사카 고타로는 악을 부서버린다. 미야베 미유키는? 그냥 본다. 사랑으로 구할 수 있는 건 '자신이 잘못했다고 아는' 사람 뿐이다. 그 외의 사람들은 그냥 호러영화에 나오는 귀신이나 몬스터처럼 보는 것 같다. 그냥 기괴하고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고.

으음. 되새기니 더욱 우울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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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필요 없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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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여사의 단편집. 앗싸 재밌구나. 어제 강원도에 다녀왔는데 가다가 오빠가 길을 잘못들어 헤매는 바람에 오며 가며 읽을 걸, 가는 동안 다 읽어버렸다. 단편들이라서 그런지 멀미하지 않아서 천만다행. 원래 차타고는 책을 못 읽는 편인데 재밌어서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더라. 단편집을 읽으면서 새삼 느낀 건데, 이 사람은 상당히 젊은 취향 같다. 철부지 사촌누나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소년 탐정이라든가, 자기가 평생다닌 은행의 허점을 세상에 고발하기 위해 자기가 직접 사기극을 펼친다든가. 일종의 판타지였다. 나는 처음에 이유나 모방범, 화차 같은 것만 읽었고 이코나 브레이브 스토리를 봤을 때도 꽤 우울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스텝 파더 스텝의 그 유쾌하고 가벼운 분위기가 한순간 적응되지 않았는데, 대답은 필요없어를 보니, 그것도 미야베 미유키씨의 또 다른 일면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한 이야기도 있고 유쾌한 이야기도 있지만 어쩐지 전반적으로 시니컬하다. 그렇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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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속삭임 1
기시 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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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소설이라고 했다. 그래, 처음엔 정말로 호러소설 같았다.
그런데 중반엔 의학스릴러가 되고, 종반에는 에어리언 같은 류의 괴기액션(?)물이 되었다. 뭔가 자세하게 이야기를 할만한 체력은 안되고, 감상을 말하자면 그럭저럭 괜찮은 대중소설이라는 느낌이다.

천사의 속삭임은 호러소설이지만, 로빈 쿡의 의학스릴러를 닮았다. 음 사실 유령이라던가 뭐 그런 초자연적인 게 주인공이 아니라 기생충이 주인공이니까 의학스릴러라고 해도 별 상관 없겠지. 왠지 잡탕스러운 느낌.. 재밌지만, 뭘 말하는 건지는 알쏭달쏭, 후생성을 비판하는 것 같으면서도 너무 노골적이라 우습기만 하고, 호스피스로서, 생명의 고통스런 연장이냐 평안한 죽음이냐. 하는 문제도 뭔가 매끄럽게 다뤄진 것 같진 않고... 가장 별로인 건, 역시 미스테리가 너무 일찍, 그것도 설명에 의해 풀어져 버린 것. 이건 호러라고 하기도, 스릴러라고 하기도 그렇잖아. ㅡ,ㅡ; 물론장충에 감염된 사람들의 이상행동은 참 매끄럽고 섬뜩하게 잘 표현되었다. 인과관계를 다 알고 봐도 섬뜩할 정도, 그치만 모르고 보면서 하나하나 공통점을 독자 스스로 찾아가면서 보았다면 왠지 더 오싹오싹했을 것 같은데...

처음엔 정말 재밌었는데 나중엔 조금 아쉬웠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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