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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평점 :
살인이 있습니다. 한 여자가 다른 여자를 죽여 그녀의 신분을 훔쳐 삽니다. 범죄의 뒤 풍경은 너무나 익숙합니다. 풍요로운 경제 성장을 겪으면서 커져 버린 허영심이 한 축에 있습니다. 대단한 허영심도 아닙니다. 좋은 집에 살고 싶다, 남들보다 좀 더 호화롭게 살고 싶다 같은 것들입니다. (중략)
<화차>에선 한 여자가 그렇게 물에 빠져 있습니다. 그년를 죽이는 여자 역시 돈 때문에 삶이 파괴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타고나 악녀가 아니었습니다. 아릅답지만 평범한 여자였습니다. 그녀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혼자 힘으로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손에 피를 묻힙니다. 아름다운 범인의 파괴된 삶이 알리바이입니다. 파괴된 삶이 범죄입니다. 그것이 유일한 변론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 그녀의 삶은 이미 이 사회에 의해 파괴되었기 때문입니다.
살인 사건을 다룬 이 소설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입니다.
우리는 비슷한 욕망을 나눠 갖습니다. 비슷한 욕망 때문에 서로 경쟁합니다.
게다가 세상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문이 더 좁아졌기 때문에 점점 더 개인화됩니다. 욕망과 불안의 끈이 우리를 교묘하게, 마치 같은 먹잇감을 가지고 싸우는 동물들처럼 연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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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윤리는 타인과도 연결되도록 도와줍니다.(중략)
우리가 타인과 연결되지 못하는 것은 서툴러서가 아니라 우리가 "너는 너, 나는 나"라고 주장하는 개인주의자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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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인간이 된다는 것을 심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온갖 심리학 책들이 위험을 피하는 법이나 자존심을 찾는 방법, 존중받는 방법,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는 방법,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저는 윤리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략)
아마 이런 것이 윤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대로 죽어도 괜찮을까"같은 것 말입니다.
이 험한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섬세한 감수성도 필요하지만 윤리도 필요합니다. 슬퍼도 해야하는 일이 있고 좋아도 하지 않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우리 타인이 잃고 내가 얻거나, 내가 잃고 타인이 얻는 세상에서 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이어주게 하는 힘
바로 책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