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란 무엇인가 -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분노를 해석하는 12가지 담론,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바버라 H. 로젠와인 지음, 석기용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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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절대적으로 거부되는 분노에 대하여

● p.22
"분노를 버려라." 부처가 말한다. 분노란 나 자신을 주장하고픈 욕망이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과 맺는 관계로부터 자라나는 번민이다. "분노를 버려라" 이것은 절대적 훈계다. 분노가 옳거나 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경우란 없다.  분노는 타인에게 파괴적인 만큼 자신에게도 파괴적이기에 결코 옳을 수가 없다. 화난 사람은 고통스럽다.


✍ '분노'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으로 평가받는다. 분노가 종종 파괴를 몰고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잘 참아내는 것을 미덕으로 배워왔다. 그런데 분노는 참는다고 조절되는 것이 아니었다. 분노를 참아내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었다. 

불교에서 '고결한 동기에서라면 살인이 허용되며, 연민에 의한 살상이라면 더 낫다' 라는 말씀은 현시대에는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 생명은 저울질 할 수 없는 가치이며 더 나은 생명은 없다는 생명존중의 개념 때문이다. 불교의  말씀이 공리주의적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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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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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320
두려움이라는 모래바람이 나를 집어삼켰다. 제정신이 아닌 채로 나는 최대한 빠르게, 집들과 덤불이 있는 오솔길 사이로 도망친 끝에 아불루의 망가진 트럭에 다가갔다. 그런 다음 나는 멈춰 서서 두 손을 무릎까지 늘어뜨리고 살려고, 공기를 마시려고, 평화를 얻으려고-그 모든 일을 동시에 하려고 숨을 헐떡였다.

● p. 334
다음 날이라는 미래가 두려워 괴로웠다. 그때 나는 조용히, 가능한 한 희미한 귓속말로, 그날이 절대 오지 않기를 , 다음 날의 다리뼈가 부러지기를 기도했다.

✍ 오벰베와 벤의 응징이 옳은 것이었을까? 모두가 이켄나와 보자의 비극을 자신들의 작은 실수로 만들어진 구멍이 벌어진거라 생각한다.  저주가 고약해서 그들이 비극을 맞은 것일까? 그저 한낮 광인의 주절거림인데 그들이 너무 나약해서 초래한 비극일까? 나이지리아 군부가 너무 극악무도해서 그들이 불행했던 것일까? 그들이 나약하고 무지해서 군부가 극악무도해진 것일까? 그 모든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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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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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01
보자는 곰팡이였다.
그의 몸은 곰팡이로 가득했다. 그의 심장은 곰팡이로 가득한 피를 펌프질했다. 그의 혀는 곰팡이로 감염되어 있었고, 아마 다른 신체 기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 p.266
증오는 거머리다.
사람이 살갗에 달라붙는 것. 사람을 먹고 살며, 인간 영혼의 진액을 빨아내는 것. 증오는 사람을 바꾸어놓으며, 그들의 평화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빨아 먹기 전에는 떠나지 않는다.

✍ 생물의 몸에 기생하여 파괴를 불러오고,  목적을 다하여 스스로를 파괴하는 '슬픈' 곰팡이였던 보자. 보자도 이켄나 못지 않게 상대를 참아내지 못한다.  형제의 충돌이 가족 전체를 아프게 한다. 그 시간, 그 곳에 존재하지 못했던 부재에 대해... 그 시간, 그 곳에 존재했지만 마음을 나누지 못한 것에 대해서... 그 시간, 그 곳에 존재했지만 부딪힘을 잠재우지 못한 것에 대해서...가족 전체는 스스로를 탓하며 병들어 간다. 

그들의 비극은 정말 운명이었을까? 파국으로 치닫는 그들의 운명을 막을 수 없었던 건 정해진 시간이었기 때문일까? 아불루는 정말 악의 전령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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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유년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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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473~474
두바이가 말했다.
"바깥세상은 변했더군. 토지도 분배된 지 여러 해가 지났어. 개방이 됐다고. 형님이 토지를 분배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밖에 나가 장사도 하지 못하게 막는데 누가 수로 준설 공사에 참여하려고 하겠어? 사람들이 피부를 팔아서 번 돈을 몰수해서 수로 공사에 쓰는 걸 누가 원하겠어? 누구든 초가집을 부수고 기와집으로 새로 짓고 싶어 해.

✍  산싱촌의 불운은 쓰마란이 몰고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촌장이 되고 싶다는 그의 욕망은 처음부터 잘못된 단추였다. 거짓, 음모, 압박, 일방적 강요는 리더의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

세상은 변했는데 변한 세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미래를 위해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제하는 쓰마란의 모습은 누구와 무엇을 풍자한 것일지 궁금해졌다. 피부를 팔러 시내로 나가게 된 산싱촌의 주민들은 바깥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과 바깥도 살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더 이상 수로에 무조건적인 희생을 거부한다. 당연한 행동이다. 모두를 위한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나의 행동에 따른 다양한 보상은 필요하다. 그러나 언제나 쓰마란은 확실하지도 않은 생명연장이 가능한 미래를 볼모로 지나칠 정도로 모두를 밀어붙이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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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
치고지에 오비오마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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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84
이켄나는 변신하고 있었다.
(...) 이켄나는 우리 모두에게 마음을 닫았다. 이켄나에게 가닿는 일은 더 이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켄나는 우리 인생에 지속적인 충격을 주며 집 주변에 대단히 놀라운 흔적들을 남기기 시작했다.

● p.118
신들은 파괴하기로 선택한 자에게 광기를 안긴다.  -이보 속담

● p.138
예전에 나는 두려움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그 사람을 약화시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형이 그랬다. 두려움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수많은 것-그의 평화, 행복, 인간관계, 건강, 심지어 신앙까지 강탈해 갔으니까.


✍ 형제들은 악마의 예언을 듣지 말았어야 했다. 귀를 막았어야 했다. 때론 지나친 호기심은 우릴 구렁텅이에 빠져들게 한다. 이켄나의 두려움이 안타까우며, 두려움에 휩싸인 그를 바라보는  형제들의 걱정과 공포가 느껴진다.  이켄나의 두려움과 적대감은 그가 사랑하고 보호했던 대상들을 파괴하며, 함께 만들어간 모든 것을 저주하게한다.  형제들을 안내하고, 지켜주었으며, 모든 문을 열어주고, 환히 밝힌 횃불로 이끌어 주었던(p.100) 어부들의 리더는 이제 없었다.

어부들의 바다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책의 표지는 완벽한 낚시였다. 아프리카 민족의 아름답고 지혜로운 은유적 표현들이 멋지다. 하지만 영국의 오랜 식민지를 거치며 영어적 표현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부모들의 토속어 속 은유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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