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심리학 - 심리학의 잣대로 분석한 도시인의 욕망과 갈등
하지현 지음 / 해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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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심리학책이 한권 나왔다.

제대로 된? 적합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요 몇년 나오는 심리학책들을 살펴봤을때 서로 비슷비슷한 내용들을 사례만 조금씩 바꿔 출판하는 심리학자들의 얄팍한 요령에 화도 났던 경험이 있던적을 볼때 이번 하지현 교수의 새책 " 도시 심리학"에는 간만에 답답한 가슴을 뚫어주는 똘똘한 심리학 서적이란 칭찬을 아낌없이 줄 수 있다.

 

현대 사회..특히 한국 도시 사회의 특징을 하나 하나 짚어 그 내재된 심리현상을 풀어주는 그의 내공은 독자인 내가 절로 무릎을 치게 할만큼 시원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스타벅스나 커피빈의 커피 가격이 밥값보다 비쌈에도 왜 성황인지에 대해 각종 신문과 매스미디어들이 개인의 특성과 자율의 중시, 그리고 뉴요커에 대한 동경이라는 비슷비슷한 분석을 내놓은것을 다들 한두번씩은 읽고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하교수는  그 성황과 더불어 한국 사회에서만의 이면인 커피 믹스의 절대적 시장위치를 함께 분석한다. 비싼 맞춤형 커피와 싸구려 커피 믹스의 위치는 절대 갈등관계가 아니라는 것이 새롭고 놀랍다.

오히려 하나의 소비가 증가할때 나머지 하나  역시 따라 증가한다는 것은 곧 "개인성"과 "우리성"이란 상반된 두 욕구를  동시에 추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 책의 다른 사례들에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현대인이자 도시인으로서 누리고 싶어하는 자유.개인의 독창성.

하지만 또한 조직인이자 한국인이기에 벗어나면 불안한 우리성(단체주의.무리주의).

이 두 가지 인간의 욕망이 얽히고 섥혀서 때론 너무나 모순되는 결합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을 날카롭고 센스있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역시 단체생활을 하느라 그렇겠지만 한국 회식문화의 특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장단점을 느끼던 폭탄주 돌림. 노래방. 와인공부 열풍 등등을 묘사한 장면들은 어찌나 내가 경험한 것들과 똑같은지..때로 웃음을 참으며 그 심리를 읽다보면  "아..나 역시 이 두 가지를 다 가지겠다고 헉헉거리며 몰려다니는 도시인이었구나.." 고개를 절로 끄덕거리게 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예전 회사에 갑자기  임시직으로 한 올드미스  여직원이 파견을 받아 함께 근무하게 된일이 있었다. 그런데 나이는 많지만 가장 박봉일 그녀가  사무실의 커피믹스들은 입맛에 맞지 않다며 늘 비싼 테이크 아웃 커피를 매일 사서 들고다니며 마시는 모습이 좀 한심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짖궂은 직원들은 그녀를 된장녀라고 놀리기도 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녀 나름대로 자신의 위치가 낮을수 밖에 없는 새로운 환경에서 주눅들지 않고 개성과 고유성을 강조하기 위한 몸짓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게 된건 이 책으로 얻은 이해덕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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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
발레리 위펜 지음, 유숙렬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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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자는 우울하다고 하는걸까. 신문과 뉴스등 매스미디어에서는 종종 우울증에 걸려 비극적인 선택을 한 주부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여자는 남자보다 섬세해서 우울증에 걸리기 싶다고 호르몬이 그렇다고들 한다. 임신 출산 갱년기때는 더 그렇다는데 그럼 약이라도 좀더 쉽게 처방하게끔 사회시스템을 바꿔줘야하는것 아닌가. 단지 신체의 차이로만 원인을 돌린다면 말이다.

 

이책 "여자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에서는 왜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우울해하는지에 대해 신체적인 특징외에 두가지를 더 지적하고 있다. 첫째 여자는 관계지향적으로 키워진다는것.

둘째 우울증의 원인은 어릴적 부모와의 관계에서부터 비롯된다는것.

 

즉 관계중심적일수밖에 없는 여자가 어릴적 부모로부터 학대 방치 폭언등을 당했을때의 내상은 남자보다 더 치명적일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약한 여자가 살면서 힘들고 외로울때 손을 내밀 상대..예를 들어 남편이나 친구. 가족들이 오히려 무심하거나  상처를 주는 경우 여자의 어릴적 내상이 곪아들어갈수밖에 없게 된다는것. 남자들처럼 사회적인 욕구로 풀수 있는 여건이 상대적으로 적고, 관계를 어떻게 맺고 유지하느냐가 (가정,육아) 그녀들의 주된 삶의 가치이기에 그것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남자와 비교할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게 되었다.

 

왜 여자는 화장실을 같이 갈까..

왜 모여서  남의집 얘기를 하는걸로 시간을 보낼까..

왜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서로에게 무심해지지 못하는건가...등등 평소 스쳐지나가던 의문에 힌트를 얻은것 같기도 하다. 때로 너무 예민하게 가족과 친척, 친구의 언행에 반응하며 고민하는 아내를 좀더 이해할 수 있을것 같고 남편인 내가 그럴때 어떻게 반응하는게 아내에게 최선인지도 알듯하다.

 

표지도 제목도 여성들을 혹하게 할만큼 많은 신경을 쓴 책이다.

그런데 우울증의 원인과 현상은 상세하게 서술한 반면 그 대처방법은 다소 막연하고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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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행
김정빈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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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외국 승복을 입는 세 승려가 원색의 우산을 쓴 사진과 즐거운 수행이라는 제목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이 책의 저자 김정빈님의 '단'이라는 소설을 오랜 만에 기억속에서 끄집어 내며 반가움과 즐거움을 느낀다. '단' 소설을 읽었던 내용이 아니라 그 책이 거실 테이블 위에 유난히도 오랫동안 있었던 기억과 그 거실이 있었던 집은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곳으로 여러가지 추억이 함께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단'이라는 책은 책이 많지 않았던 우리 집에도 있을 정도로 베스트 셀러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정작 즐거운 수행. 별다른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지만 이 책, 즐거운 수행은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머리를 탁 치도록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2가지 측면에서 내게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첫째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점이다. 인생에 가장 평안한 행복을 얻는 방법이라는 부제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평안, 행복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존경받는 종교,정치,사회,문화계의 인사들의 글을 통하여 널리 읽혀지고 있지만 이 책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철학적인 방법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 모두 담겨있다.

두번째는 불교의 가르침을 친절하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단지 불교라는 종교적인 이념을 떠나 인간의 내면 성찰 ,즉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원리들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불교 신자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불교 관련 서적들이 항상 집에 있었지만 어려운 용어와 막연한 거리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그동안의 불교에 대한 궁금점을 대부분 해소하게 되었다.

 

 삶이란? 괴로움이란? 즐거움이란?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은 사람의 경험에 따라 다르고 주관적인 질문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정의된 대답은 정제된 정답이라는 생각이다. 삶이란 이고득락의 연속적인 추구이고 괴로움은 소유량보다 희구량이 많아서이고 따라서 행복하려면 소유량을 늘리고 희구량을 줄여야한다는 주장은 붓다의 통찰력을 다시금 느끼게 하였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괴로움을 8가지로 정의하였는데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걱정,고민들이 8가지 안에 물론 포함되어 있으며 정의한 것 자체만으로도 벌써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현재. 이 시간 이 공간에 충실해야 되는 이유에 대한 설명도 명쾌하다. 논리가 분명하여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 그래서였구나!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삶의 귀중한 지혜를 얻은 것 같아 즐거웠고 행복하다. 나의 몸, 나의 정신을 느껴본다. 지금까지 못해본 경험이다. 앞으로도 이 책을 자주 펼쳐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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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웨이 - 세계는 지금 새로운 리더를 요구한다
달라이 라마, 라우렌드 판 덴 마위젠베르흐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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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찾곤 했다. '행복론'을 읽으면 바로 행복해지지는 않았지만 행복을 찾으려는 아주 작은 의지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곤 했기 때문이다. 티벳의 지도자가 아닌 그 '행복론'을 쓴 달라이 라마의 이름만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주목이 되었다. 달라이 라마가 말하는 리더쉽이란 많은 설득력을 내포하기도 한다. 그 자신이 티벳 사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정신적, 실질적 지도자이기에..

 

이 책은 달라이 라마와 경영 컨설턴트인 라우렌스 판 덴마위젠베르흐의 대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경제적 측면, 기업, 조직 사회의 리더쉽에 관한 내용을 화두로 두 사람의 생각이 차례로 구성된다. 달라이 라마는 주로 불교의 원리를 경제 이론에 적용하여 그의 깊은 생각을 들려주었고 라우렌스는 보다 세밀하고 직접적인 설명을 추가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각 단락의 서두와 말미에 인물 그림과 이름을 배치함으로써 두 사람 중 누구의 글인지 혼동되는 사항을 방지하는 책의 구성도 세심함이 돋보인다.

 

 달라이 라마가 말하는 유능한 리더의 조건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한마디로 믿음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능한 리더란 그 자신만의 개인적인 능력의 관점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먼저 보았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동감하였다. 즉 소통에 능하고 타인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리더의 첫번째 조건인 것 같다. 이것 저것 개인 능력 향상을 위하여 마음만 바쁜 것은 아닌지 다른 사람에게 오히려 소홀해 지지는 않았는지 돌아 보게 되었다.

 

 메슬로의 욕구 피라미드도 흥미있는 내용이다. 심리학자인 메슬로는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단계를 표현하였다. 처음엔 생리적 욕구, 그 다음이 안전에 관한 욕구, 그리고 순서대로 소속감, 존중감,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로 총 5단계를 주장하였다. 소득이 적은 사람일수록 생리적,안전에 대한 욕구에 비중이 높고 소득이 높으면 점차 기본적인 욕구는 행복감이 낮아지고 존중감, 자아실현에 관한 욕구로 전이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설명은 귀가 띄이게 한다. 달라이 라마는 '행복은 모든 욕구의 충족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이다'  라고 말한다. 행복이란 어느 단계까지 욕구를 만족시켜가는 개념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어야 진정한 행복이 온다는 말에 절로 부끄러워진다. 요즘처럼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삶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사회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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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이는 기획서 :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 현장밀착형 비즈니스 활용서, 회사통 01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시리즈
이시오카 히로쿠니 지음, 전경아 옮김, 이정훈 감수 / 한빛비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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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돋보이는 기획서란? 회사 생활 이제 12년차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돋보이는 기획서란 2가지만 충족하면 문제없는 것 같다. 하나는 기획서를 지시한 사람이 기획을 시킨 의도를 충분히 담고 있는가? 그리고 두번쨰는 기획서를 봐야할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가? 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을 본다면 첫번째 조건에 관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두번쨰 조건에 관하여 서술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즉 기획서를 봐야할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이해하기 쉽고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는 지 설명한 책이다. 특히 디자인을 전공한 저자답게 시각적인 이미지, 표현에 관한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잇다. 이 책의 내용 중 특히 공감되는 부분은 10장 이내로 정리하라는 것과 상대방으로 하여금 기대감을 갖도록 기획서를 작성하라는 것이다. 늘어진 30장 보다 핵심적으로 정리된 10장이 보다 좋은 기획서가 될 수 있고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길 때마다 기대감을 갖도록 하여 프리젠테이션을 듣는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획서를 저자는 강조한다. 하지만 기획서를 구성하는 구조적인 사고 내지는 효율적인 작성방법에 관한 내용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기획서를 처음 대하는 사람이나 정리된 내용을 충분히 표현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겠지만 실제로 기획 업무를 하는 직장인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지는 의구심이 든다. 기획서의 평가는 주관적이다. 같은 기획서를 가지고 어떤 자리에서는 좋은 평판을 듣고 또 다른 자리에서는 반대의 결과를 겪은 적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수 많은 기획서를 써오면서 느꼈던 점은 소개하자면 기획서는 스토리가 있어야한다. 그것도 재미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스토리의 결말은 예상할 수 있어야한다. 해피엔딩으로..그러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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