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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행
김정빈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책 표지에 외국 승복을 입는 세 승려가 원색의 우산을 쓴 사진과 즐거운 수행이라는 제목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이 책의 저자 김정빈님의 '단'이라는 소설을 오랜 만에 기억속에서 끄집어 내며 반가움과 즐거움을 느낀다. '단' 소설을 읽었던 내용이 아니라 그 책이 거실 테이블 위에 유난히도 오랫동안 있었던 기억과 그 거실이 있었던 집은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곳으로 여러가지 추억이 함께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단'이라는 책은 책이 많지 않았던 우리 집에도 있을 정도로 베스트 셀러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정작 즐거운 수행. 별다른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지만 이 책, 즐거운 수행은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머리를 탁 치도록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2가지 측면에서 내게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첫째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점이다. 인생에 가장 평안한 행복을 얻는 방법이라는 부제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평안, 행복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존경받는 종교,정치,사회,문화계의 인사들의 글을 통하여 널리 읽혀지고 있지만 이 책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철학적인 방법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 모두 담겨있다.
두번째는 불교의 가르침을 친절하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단지 불교라는 종교적인 이념을 떠나 인간의 내면 성찰 ,즉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원리들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불교 신자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불교 관련 서적들이 항상 집에 있었지만 어려운 용어와 막연한 거리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그동안의 불교에 대한 궁금점을 대부분 해소하게 되었다.
삶이란? 괴로움이란? 즐거움이란?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은 사람의 경험에 따라 다르고 주관적인 질문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정의된 대답은 정제된 정답이라는 생각이다. 삶이란 이고득락의 연속적인 추구이고 괴로움은 소유량보다 희구량이 많아서이고 따라서 행복하려면 소유량을 늘리고 희구량을 줄여야한다는 주장은 붓다의 통찰력을 다시금 느끼게 하였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괴로움을 8가지로 정의하였는데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걱정,고민들이 8가지 안에 물론 포함되어 있으며 정의한 것 자체만으로도 벌써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현재. 이 시간 이 공간에 충실해야 되는 이유에 대한 설명도 명쾌하다. 논리가 분명하여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 그래서였구나!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삶의 귀중한 지혜를 얻은 것 같아 즐거웠고 행복하다. 나의 몸, 나의 정신을 느껴본다. 지금까지 못해본 경험이다. 앞으로도 이 책을 자주 펼쳐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