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이렇게 편안한 것을
견사백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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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에 손떼가 가득 낄 날을 기다리며!
-‘절망, 이렇게 편안한 것을’ 읽고-

산약초를 캐던 사람들,
‘주인 발걸음 끊어진 밭에 벌떼처럼 일어서는 잡초’를
아는 농사꾼의 마음이 잘 표현되었다.

‘여기선 논밭 잡초를 보고 그 집 사정 환하게 꿰뚫어본다.
따라서 죽는 날까지 쇠스랑과 호미, 손에 놓지
못하는 땅벌레의 날’(묵정밭)

‘전깃줄 위의 참새’의 시에서는,
유머가 넘치는 시인의 표현이 맛깔스럽다.
‘뇌출혈이래, 살이 너무 쪘다고 했잖아 성질대로 깨끗하게 갔어,
한바탕 잘 놀다 갔지 뭐’

‘오래전 꿈’을 통해서는 내 어린 시절,
‘......
바라보시던 어머니
초가지붕 둥실 뜬 보름달 같은 박
오래갈 줄 알았다
그 꿈.... ’

유년시절의 꿈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그저 바람에 실려가는 가 봅니다.
웃고 킥킥대며 먹던 국수가
엄마가 그립고 형, 동생이 그리워졌다.

견사백 시인의 시에서는,
‘꽉 찬 시어들이 있다.
깊은 마음의 물을 길어 올린 것을 볼 수 있다.
산약초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해줄 시어들을
머금고 퍼냈다.

요즘 독자들은, 정성을 다하는 글들을
다 읽지 못하고 대중매체 통해 전해지는 것들만 추려내어 중얼거린다.

서평을 마무리 하며, 서시 전문을 나누고자 한다.
서시(序詩)
걷는 내내
길섶의 형형색색 꽃등 환한 가을 길이라니
과분하고 고맙습니다
긴 여행 길에서 묻은 신발의 땟물이 부끄럽습니다

좋은 것은 이처럼 골고루 뿌려집니다
그 옛날 광야의 만나처럼...
눈 시리게 맑은 날
내 마음 진심으로
사람 귀하게 여기도록 해 주십사, 라고 간청드립니다

혹시 미운 사람 생기면 마음속에다 미움이란
가시 둥지 틀지 않도록 해 달라, 라는 간청도 함께...
좋은 사람 만나는 것보다 먼저
내가 좋은 사람, 될 수 있도록 해 주십사 간청도 드립니다

내 집 샘터 정갈하게 관리하여 맑은 샘물을
길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이 청명한 가을 길에서....

바라기는, ‘시를 많이 읽어야겠다’는 각오와
‘시를 많이 읽으세요’ 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시집을 내면서....
시를 배우겠다고 도서관을 들락거리던 날, 꽤 이름 알려진 시인들 시집이 겉표지조차 안 넘겨진 것을 보고...’ 포기하지 않고, 시집에 손떼가 가득 낄 날을 기다리는 시인의 눈물이
이 시집에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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