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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씩씩하게 - 나를 미워하지 않고 내일을 기다리는 법
김필영 지음, 김영화 그림 / 을유문화사 / 2021년 11월
평점 :
💦 참물을 준 김필영 작가님, 감사해요~
시골에 살 때, 그러니까 아주 어린 시절에,
동네에 우물이 있었다.
두세 개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같은 물맛을 내는 우물이 아니었다. 목욕할 때 쓰는 물을 길러 내는 우물이 있었다. 그리고 참물을 내는 우물이 있었는데, 집에서 좀 가야 했다. 다른 때는 몰라도 여름엔 꼭 그 우물을 가야 했다. 참물이 있었기 때문이다.(참물은 참기름을 생각하시면 이해될듯요)
[무심한듯씩씩하게], 참물을 길러 내게 해 주는 우물 같은 책이다!
무심한듯 써 내려가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참물이 있다.
🌞
작가의 이력이 화려하다.
휴대폰 가게 직원, 운영, 경찰 공무원 수험생(낙방) 거기에다 홍보를 위한 상담직이라니?
그러나 그렇게 끝내지 않고, '결혼 이후 두 아이를 낳음',
이 이력들이 사람을 이해하는 경력이 되었다. 멋지다.
사람 대할 때 음계를 올려야 함도 체득했다.
물론 DVD 방에서의 외로운 순간들도 글을 쓰는 자양분이 되었으니, 좋은 이력임에는 틀림 없다.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나무늘보 같은 행적이지만,
충분히 공감이 간다.
‘맞아, 내 이야기야, 내 심정이야’ 라는 마음의 댓글이 올라가는 순간이다.
긍정의 힘, 긍정의 에너지를 연발하는 허상을 깨고,
실패와 실망의 순간에도 절망치 않고 걸어가는,
비록 느리지만, 그 걸음이 하나님도 원하는 발걸음이라 생각한다.
💕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랑하는, 멋진 남편과 시댁 식구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라’고 지원해 주시는 친정 부모님, 자랑스러운 분들이다.
‘웃는 모습이 예쁘고, 결혼하고 싶었던 때였다’ 라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남편, 무지 멋있다.
그뿐이랴 야구 게임을 좋아하는 남편을 이해하는 모습, 그러니 남편 또한 글쓰는 아내를 더 이해하고, 시간을 내주는 배려를 하다니, 찐 멋진 부부에요!
🌤
라떼 보다 더 달콤한 아빠의 격려가 멋지다.
‘멋대로 살아. 너희 세대는 나보다 네가 더 잘 알겠지’
‘내 말 들으면 안 된다. 내 말 들으면 나 정도 밖에 안돼...
너는 너 하고 싶은 대로 살아. 내 말은 듣지마.’ 라 이야기 하시던 아버지가 작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자유롭게 크니까 얼마나 좋냐 이렇게 잘 되었잖아’
작가 스스로도 아빠의 양육 방식에 대해, ‘확실히 더 선명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이건 아빠 덕분이다.’ 라고 한다.
똥 💩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해대는 자유로운 글쟁이(글쓰는 전문가)!
본래 더럽다고 방송에서도 모자이크 처리하는 데 말이다.
씨앗에 대한 작가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눈으로 하는 이야기가 씨앗 되어 이상한 꽃을 피었겠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자녀를 통해, 새로운 땅에 와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씨앗을 뿌리는 법을 안다.
이제 딸들에게 눈과 입으로 말한다.
우리는 몸과 마음에 넣고 틔울 씨앗을 주고받는다. 아이가 한 말은 내 안의 어린 나에게 도착한다. 나는 이제 다른 땅에서 새로 태어나 산다.
어디 이뿐이랴!
그의 예언, ‘내년이면 이 글이 책이 될 수 있을까, 내 글이 책이 되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예언과도 같은 소원이 이뤄졌으니 말이다.
⛅
고마워요, 김필영 작가님 그리고 김영화 화가님!
덕분에 행복한 씨앗과 소망을 가슴 깊숙이에 뿌릴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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