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과 박노자의 책은 나오는 족족 읽는다. 여러 사람이 함께 펴낸 책만 빼고. 그래서인지 솔직히 이 두 사람의 '생각'에 대해서는 알만큼 안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책의 성격상 '일기'라서 그런가? 오히려 기존의 책들보다 더 많은 새로운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여운도 많이 남고 말이다. 무릇 일기는 생각이 좀 이리저리 튀거나 불쑥불쑥 귀여운 아집같은 게 등장하더라도 거부감이 별로 없다. 박노자라는 사람의 마음과 사상이 여러 단층으로 이루어진 지층이라면, 이제까지는 깊숙한 곳에 잘 퇴적된 층만을 보다가 이 책으로 인해 모든 단층을 훑어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두가지 더 수확이 있다면 '블로그'에 쓴 내용을 책으로 묶은 출판물도 의미있을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 그리고 '역시 난 사회주의자였어' 하는 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