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 - 한 명품 중독자의 브랜드 결별기
닐 부어맨 지음, 최기철.윤성호 옮김 / 미래의창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일단 이 책, 내용상으로는 별 다섯이다.
그러나 읽는 내내 오탈자와 비문(이 꼴로 번역할 거라면 뭐하러 역자를 2명이나 섭외했나? 그리고 출판사에서는 담당 편집자가 교정도 안 보나? 해도해도 너무 한다)때문에 두통까지 생겼을 정도.
그래서 별 하나 뺐음을 미리 적어야 속이 좀 풀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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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대로 하면 '브랜드 화형식' 정도 되겠다.
나름 유행의 첨단을 달리면서 폼생폼사 삶을 살던 저자는, 어느 순간 '이게 아닌데' 하게 된다.
소비에 질려버린 거다. 기업들에게 속았다는 생각도 들고, 자본주의에 속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자기자신이 평생 '몸에 걸친 브랜드로 타인을 판단해왔다'는 깨달음.
그래서 뭔가 종지부를 찍을만한 계기를 만들려고 한다.
자신이 가진 브랜드 제품을 몽땅 불태워버리는 것.
사실 책을 읽기 전만 해도 이벤트 성격이 너무 강한 책 아닌가...하며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우 남는 게 많은 책이다. 아주 마음에 든다.

저자는 끝까지 되뇌인다. 자긴 아직도 멀었다고.
화형식 이전과 이후로 나뉜, 일기 형식의 글들은(저자의 블로그가 기반) 처절하게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솔직하게 다 보여준다.
나는 훌륭하다, 그러니 보고 배우라는 식의 교조적인 모습이 없다. 화형식을 계기로 난 새사람이 되었다 하는 건방도 없다. 그저 솔직히 반소비주의로 돌아선 한 인간의 불편함과 괴로움을 보여준다. 아직도 아디다스 한정판 신발만 보면 눈물이 나는 자신의 모습조차 숨기지 않는다.

무엇이 옳다고 생각되었을 때 바로 실천하는 일,참 어렵지 않던가?
설령 그 방향이 처음에는 다소 빗나가더라도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은 훌륭하다.
계속 깨지면서도 절대 자신이 몸담았던 그른 길로 돌아가지 않는 마음가짐과 노력.
이 책은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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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6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16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롬이 2008-01-1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품에는 아무래도 그 브랜드의 역사가 있고 노하우, 매력이 있더군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외부적인 기준으로 명품을 정하는 것에
저 스스로는 무작정 따라가고 싶지 않아요

남들이 뭐라하든 제가 보기에 예쁘고 마음에 들며, 가격이 적당해서 부담이 없고,
또 사용하는데 편하다면 그게 바로 저한테는 명품이 아니겠냐 하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제가 기준이 된거죠 헤헷~

도넛공주 2008-01-17 10:15   좋아요 0 | URL
예 새롬님 맞습니다.그런데 저자는 그 명품의 역사와 노하우도 마케팅팀들의 전략으로 채색된 것임을 밝혀준답니다!흥미진진해요.

새롬이 2008-01-1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 맞아요 분명히 그럴 수 있겠어요
저는 객관적인 정보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제가 상술에 의한 주관적인 정보에 수동적으로 세뇌당했을 수 있겠어요

비행기 추락 사고 승객이 물에 뜨는 명품 루이비통 가방 덕분에
바다에 빠져죽지 않고 목숨을 건졌다는 '카더라 통신'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아~ 역시 명품이야 +_+)
나도 물에 빠져 죽지 않으려면 비싸지만 여행가방은 꼭 루이비통을 사야해 !
했지만 왠걸요 저는 비행기를 탈일도 평생가야 있을까 말까 하구
비행기가 산으로 추락하면 우짜라구요 헐~
저에겐 별 쓸모 없는 정보를 좋은 정보라고 받아들인 거죠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을 못느끼게 하면서 실제로는 조종하고 있는 무써운 세력이다요

도넛공주 2008-01-17 17:16   좋아요 0 | URL
새롬님,그러니까 저희가 얼마나 못 느끼는 새 많은 조종을 당하고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어 조금 시무룩하고는 했답니다.그나저나 그 카더라 통신은 대체 진실이래요 뭐래요.하긴 가죽이 아니라 PVC니까 뜨긴 뜰 거 같네요.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