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춘표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아끼는 책이다.
책장에 다소곳이 꽂혀있는 모습만 봐도 가슴 한구석에서 뭔가 치밀어 오른다.
남들은 알아주지 않아도 그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뭘 하든 어떻게 생겼든 멋있기 마련이다.
예전에 아르바이트 하던 음식점에 야채를 매일 공급해주시던 야채아저씨가 계셨는데,
그분의 프로정신과 환한 웃음은 정말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 분이 누군가의 "야채장수따위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말에 흔들리셨다면 내가 그렇게 맛난 야채를 먹을 수 있었을까? 어딜 가든 "우리 가게 야채는 최고야" 하고 떠벌떠벌할 수 있었을까?
남들이 뭐라하든 내 길을 가는 젊은 사람들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그리고 멋있다. 다만 원숭이 조련사 에피소드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탓에 읽기가 좀 괴로웠다.
물론 누구에게나 멋져 보이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하나도 없다. 소 한마리를 누구보다도 빨리 해체하는 정육 전문가가 멋진가? 하지만 그런 사람이 눈 앞에서 눈을 반짝거리며 자신의 일에 대해 열심히 말하는 모습을 본다면 틀림없이 반해버릴 것 같다.
종교는 없지만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뭔가 대충 해버리고 싶을 때마다, 스리슬쩍 넘겨버리고 싶을 때마다, 남들 안 보니까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스물거릴 때마다 꾹 참고 중얼거린다.
'이건 신과 나 사이의 문제' 라고. 남이 보건 안 보건 남이 뭐라 하건간에 양심껏 소신껏 행동한다. 인간이 모자란 탓인지 그러면서 매사 바르게 살자니 힘들어 죽겠다! 그래도 결국은 그게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 믿기에 자신을 조련하는 중. 좋아하는 일도 그런 선상에서 찾고 싶다.
하여튼 힘들고 일이 허무해질 때마다 도움이 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