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2일 북한의 용천역에서 어마어마한 폭발 사고가 있었습니다. 어린이 여러분들도 TV의 뉴스를 통해서 그곳의 실상을 잘 보았을 거예요. 폭발 현장에는 깊이 15 m의 웅덩이가 패였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크게다쳤으며, 각종 건물들도 폐허처럼 무너져 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조사 결과 대폭발의 주원인이 질산암모늄 비료에 있다고 하는데, 어째서 폭탄도 아닌 비료의 폭발로 이러한 재앙이 생길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질산암모늄의 비밀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무색, 무취의 비료에 쓰이는 물질

벼ㆍ밀ㆍ보리 등과 같은 농산물이 성장하기위해서는 탄소ㆍ수소ㆍ산소ㆍ질소ㆍ인 등의 영양분이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보통 탄소와 산소는 잎사귀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를 통해, 수소는 뿌리로 흡수하는 물을 통해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질소와 인은 흙 속에 그 양이 충분하지 않아, 19세기 이전만 하더라도 천연 비료나 퇴비ㆍ분뇨를 논밭에 뿌려서 보충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인구의 수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 더욱 많은 농산물의 생산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보다 효과적인 영양분 공급 방법으로 화학 비료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질산암모늄은 무색 무취의 백색 결정으로 질소 화학 비료에 쓰이는 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보통 혼자 떨어져 있을 때에는 안전하기 때문에 폭발과 같은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가연성 물질과 섞이면 폭발성 물질로 변해

그런데 용천역에서는 어떻게 대규모의 폭발이 생길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평소에는 순하디 순한 질산암모늄이 가연성 물질과 섞이면 폭발성물질로 돌변하는 무서운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질산암모늄이경유 등 유류와 만나면 ‘초유 폭약’이라고 하는 폭발성 물질이 됩니다.

또 전기 스파크와 같은 강한 충격을 받으면 다이너마이트의 절반 정도의강도에 해당하는 폭발력을 갖게 되지요.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이 둘을 서로 가까이 놓지 않으려는 노력이 절실히요구됩니다.

그러나 용천역에서는 만나지 말아야 할 이 둘이 만난 것입니다. 사건의 정황을 살펴보면 질산암모늄 비료를 실은 화물 열차와 기름을 실은 유조차가공교롭게도 용천역 구내에서 이동하던 중 주변에 있던 전기선에 접촉하게되었어요. 이것이 대폭발로 이어진 것이지요. 적어도 수십 톤 이상의 비료가 실려 있었으니 그 폭발은 폭탄 수십 개가 한번에 터진 위력 이상이었던것입니다.

물과 반응하면 열을 흡수하는 반응 일으켜

어떠한 물질 둘 또는 여럿이 반응하여 화학 변화가 생기면 새로운 물질이생성됩니다. 이 때 반응 전과 후의 물질들의 에너지 차이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열로 방출되거나 흡수됩니다. 반응 후에 주변으로 열을 방출하는 것을 ‘발열 반응’이라고 합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가스 보일러 속에서 생기는 가스의 연소 반응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발열 반응의 예입니다. 또한 어떤 도시락은 고리를 잡아당기면 신기하게도 담고 있는 음식물이금세 데워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발열 반응을 이용한 것입니다.

반면 반응을 통해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것은, ‘흡열 반응’이라고 하는데, 식물의 광합성이 쉽게 볼 수 있는 예입니다.

오늘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질산암모늄도 물과 반응하여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흡열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부상 당한 환자에게얼음 찜질을 하는 것처럼 의료용 냉각 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냉각 팩이나 비료와 같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화약이나 폭탄으로도 사용되는 질산암모늄! 유용하지만 잘못 다루면 엄청난 재앙을 안겨 주는 서로 상반된 두 얼굴을 가진 물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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