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 ATHENA(MINERVA)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아테나

제우스의 딸로서 전쟁과 여러가지 기예의 수호신.
도시의 수호신으로 그리스 여러 도시에 그녀의 신전이 있다.
제우스의 머리에서 무장한 채 태어난 처녀신으로 남성적인 행동을 즐겼으며 지혜를 나타내는 올빼미와 항상 함께 다녔다.
처녀신 아테나의 옆에는 올빼미가 있다. 대지를 환하게 비추던 아폴론의 태양이 서쪽 하늘로 넘어가면 이 올빼미가 부리부리한 눈을 반짝이며 날아오른다.
황혼녂.
이 시간은 반성과 사색의 시간이다.
낮 시간 동안의 애환과 흥분과 격정을 뒤돌아보며 하루를 정리하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때이다.
그때그때의 필요에 맞추어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면 현실이라는게 온통 뒤죽박죽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을터. 그러나 이제 올빼미가 우리의 주변을 맴돌때면 그 혼란스럽던 하루의 역사가 서서히 정리된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지혜의 여신은 '황혼녂'이라는 느지막한 시간에 날아오르는 올빼미를 총애한 것이리라.
이 여신은 지혜를 추구하는 모든 철학자들의 상징처럼 되어있다. 이 여신의 탄생 신화는 그리스인의 기발한 상상력에 대한 탄성을 자아내면서 지혜의 신이라는 그녀의 특징을 잘 뒷받침해주고 있다.

여신은 제우스와 '지혜'를 뜻하는 여신 메티스의 딸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정의의 여신 테미스가 예언하기를 메티스가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으면 이 아이가 장차 제우스를 밀어내고 신들의 왕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혼비백산한 제우스는 그 옛날 자기 자식을 먹어치웠던 크로노스보다 한 수 더 떠 아예 메티스를 통째로 집어 삼켰다. 제우스가 신들의 왕답게 지혜를 한몸에 지니게 되었다는 우화겠지만, 이것은 사실 제우스보다는 아테나의 화려한 등장을 위한 서곡에 불과했다.
메티스가 임신을 한때로부터 열달이 되어 오자 제우스는 갑자기 머리가 터져나갈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참을 수 없게 된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에게 부탁을 하여 도끼로 자기 머리를 내리쳐 줄 것을 요청했다.
헤파이스토스가 대장간의 신답게 세련된 동작으로 도끼를 휘둘러 제우스의 정수리를 쪼개자 거기서 갑옷으로 완전 무장을 하고 창과 방패를 비껴든 아테나가 뛰어나왔다는 것이다.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주신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난 이야기는 이해가 되지만, 그녀의 완전 무장은 무엇을 말할까?
고대 그리스인은 탁월한 지혜를 발휘하여 보기 드문 문명을 일구었지만, 한편으로 이들은 눈만 뜨면 전쟁의 망령에 시달렸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들에게 지혜의 산물인 문명은 전쟁의 참화로부터 보호되어야 했다.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임과 동시에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수호신이었던 것이다.
처녀 아테나는 여러 도시의 수호신으로 숭배되었다. 심지어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그리스가 아닌 트로이에도 그녀의 상이 우뚝 서서 그리스 군의 공격을 막아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마따나 아테나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지켜준 도시는 고대 그리스의 여려 도시국가 가운데서도 가장 빛나는 별 아테네였다.
전설에 따르면, 아테나는 포세이돈과 아테네 시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 승리했다고 한다.
또 아테네의 왕족이 아테나의 후손이라는 전설도 전해진다.
헤파이스토스가 아테나를 흠모하여 어느날 그녀를 덮쳤는데, 이를 아테나가 뿌리치는 바람에 그녀의 허벅지에 사정을 했다. 아테나가 그 정액을 닦아내 대지에 버리자 그만 대지 가이아가 수태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태어난 자식이 아테네의 전설적인 시조 에릭토니오스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접어두고도 지혜의 여신 아테나와 고대 그리스 문명의 중심 아테네의 결합은 아주 잘 들어 맞는듯 하다.
소크라테스며 플라톤,크레이스테네스며 페리클레스등 고대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지켜낸 정치가들, 철학자들이 모두 아테네 출신이었으니,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아테나의 아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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