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메타인지 공부력 - 하브루타로 쌓아가는 상위 1%의 힘
김금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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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교육/육아서 중에서 엄마들마다 코드가 맞는 육아서가 있을 터인데, 저에게는 "하브루타" 가 그렇습니다. 나보다 육아서를 더 많이 보는 남편님아의 책장에서 많이 보이는 단어라 그렇고, 아빠가 손주 보시고 처음 내게 주신 책이 유태인의 자식 키우는 방법이라 그렇습니다.


무려 고학년인 녀석을 키우고 있으나 뜻이 맞는 육아서만 읽고, 입시에는 무지한 애미인데, 참 오랜만에 327 p나 되는 육아서를 읽어봤습니다. 다 읽고 나니 솔직히, 상위 1% 같은 것보다, 내게는 이제 슬슬 자기 의사가 뚜렷해지고 카뮈의 말처럼 각성하며 - 불합리를 깨닫고 - 부조리함에 반항하는 게 뭔지 알아 보려고 드릉드릉하는 녀석과의 소통을 위해 좋은 리마인더와 각성서(?!)가 되어 준 느낌입니다. 기다리고, 인내하라!!!!


이 책을 쓴 김금선님은 하브루타 부모 교육 연구소 소장, 메타인지교육협회 이사장으로 재직중이며 2012년부터 하브루타 부모교육 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고 합니다. 20년이 넘는 가정상담의 경험은 책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육아서의 핵심은 상담사례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책을 읽기 전에 많이 들어보았으나, 정확하게 모르는 두 가지 개념에 대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브루타 교육은 말하는 공부법, 설명하는 공부법, 가르치는 공부법, 같이하는 공부법, 토론하는 독서법, 아이와 선생님의 역할이 바뀌는 학습법 등으로 부를 수 있다.

p36


메타인지는 '한 단계 높은' 이라는 뜻을 가진 메타 meta와 어떤 사실을 안다는 뜻의 '인지' cognition이 결합한 용어로 자신의 사고 수준을 한 단계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

내가 무엇을 알고, 또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하게 파악해 행동하며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다

p6 / p36


하도 많이 들어서 아는 것 같지만 실은 몰랐던 단어 뜻을 이렇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심지어 두 가지 단어를 결합하여 이렇게 설명합니다.


하브루타 메타코칭

한 차원 높은 학습과 삶에 대한 동기부여,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돕는 것

p46


결국, 질문과 대답의 과정을 통해 현재의 나는 어떤 모습이고 어떤 사람이며 원하는 바는 무엇이고 어떻게 하고 싶은 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얘기로 보입니다. 메타인지 능력 향상이 목표이고 하브루타는 방법이 되겠네요.


구성과 장점


이 책은 총 4개의 큰 챕터와 24개의 소제목, 부록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모든 성취는 나를 아는 데서 시작된다

- 메타인지와 하브루타에 대한 설명

 하브루타는 어떻게 아이의 메타인지력을 키우는가 - 질문과 토론, 대화에 대하여

 아이의 메타인지는 부모에게 달려있다

-부모의 자세와 아이 지도법

하브루타 메타코칭으로 아이의 메타인지를 키워라 - 독서, 온택트, 디지털, 선행학습, 경제 교육, 인성, 도전과 실패 등 다양한 주제의 지도 방향에 대한 조언

하브루타 메타코칭을 위한 감성 터치 카드



얼핏 보면, 다 좋은 얘기고 맞는 얘깁니다. 육아서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모두 맞는 얘긴데 막상 하려면 못 하겠다는 데 있어요. 이 책은 그런 한계를 벗어나게 해주려고 열심히 예시를 들어주고 과제를 내줍니다.


이를테면, 생각을 키우는 세 가지 말은 아래와 같대요.


  1. 네 생각이 뭐야?

  2. 왜 그렇게 생각해?

  3. 아하, 그렇구나!


별거 아닌데... 저렇게 물어보고 공감해준 적이 생각보다 없음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점은, 중챕터 하나마다 "스스로 질문하는 부모가 자녀교육에 성공한다" 라는 질문 3개의 워크페이지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질문 잘하기 내용의 워크페이지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습니다.

  • Q1. 나는 어떤 부모인가

  • Q2. 나는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 Q3. 나는 아이의 말에 경청을 잘하는 부모인가

특히 두번째 질문.. ㅠ

윽.


이렇게 또 뼈를 맞아 골절상을 입지요.

아이가 말하는 시간보다 내가 말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깁니다. 게다가 전에 함께 시간을 보내던 이모가 이런 말을 던진 적이 있어요.


와, 교훈적으로 말하기 대회 1등감이야!


 에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주제마다 마지막에 관련 이야기와 질문이 있습니다. 만약, 아이와 우연히 이런 종류의 대화나 일을 겪게 된다면 함께 읽어보고 질문을 던져봐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하브루타 메타코칭을 위한 감성 터치 카드는 여행가서 해봐도 좋겠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ft.아이가 싫어할 수도 있지만, 아이가 엄빠에게 질문을 해보고 엄빠가 대답해봐도 좋겠더라고요. 대답하기는 싫어도, 질문하는 건 좋아할 것 같아서요.


평소에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생각해 보게 하는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메타인지라는 게 결국 나를 알고자 하는 거라면, 이 질문들을 주고 받는 것은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여행가서 저거 하다가 충격적인 답 듣고 술자리로 직행하거나 집에 가버릴 수 있다는 게 문제... (EX. 아이질문 :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해가 안 되는 규칙이 있다면?)

그리고, "하기만 하면" !!!!! 모든 건 실행이 문제인게죠!


어떻게 할까요


하브루타 메타코칭 5단계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브루타는, 공동작업이므로 공동으로 하기를 추천합니다. 1단계, 함께 정보를 탐색하며 아는 것 / 모르는 것을 구분하고 2단계, 정보를 수집, 분류하며 이해와 설득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고 3단계에서는 비판적 사고를 하며 옳고 그름을 선택, 내가 인지한 것에 대해 되돌아 보고 4단계에서는 생각의 변화가 태도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5단계에서는 1~4단계를 기록하며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기본 훈련을 하라고 합니다.


이걸 또래 아이들과 협업하기가 쉽지 않으니 부모와 하게 될텐데 주의해야 할 5가지가 심히 뼈를 때려 골절상을 입게 됩니다.


  • 아이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줄 것

  • 학습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 것

  •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말것. 스스로 고민하게 할 것

  • 공부 했으니 당연히 알아야지! 하지 말 것

  • 공부한 내용을 설명하게 할 것


그 동안 다그친 거 미아내...


이 책에서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질문의 중요성" 과 "대화의 중요성" 입니다. 좋은 템플릿은 좋은 글을 이끌어 내고, 좋은 질문은 좋은 대답을 끌어내죠.

언제나 부족한 부분이 독후활동이라서, 하브루타식 독후활동을 기록해봅니다.

좋은 질문을 아이에게 던지라고 하면서 질문의 5가지 유형에 대해 제시해 줍니다.


  • 사실 질문 -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 상상 질문 - 작가적 기질을 키운다

  • 적용 질문 - 자신을 알아간다

  • 심화 질문 - 세상의 중요한 개념을 체계화한다

  • 종합 질문 - 교훈을 찾거나 종합적인 평가를 한다


이렇게만 있으면 당최 어떻게 해야 할런지, 답답한데 이야기 하나와 구체적 질문을 설명해 주고 있어요. 예시로 선녀와 나무꾼을 들어봅니다.


  • 사실 질문 : 나무꾼이 훔친 것은 무엇인가

  • 상상 질문 : 선녀의 옷을 훔친 나무꾼은 착한 사람일까

  • 적용 질문 : 나는 지혜로운 사람인가

  • 심화 질문 : 사슴이 은혜를 갚는 방법에 문제는 없는 걸까

  • 종합 질문 : 가장 공감되는 부분은? 내가 반성할 점이 있다면?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쓰면 - 그걸 보면서 대화를 통해 독후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책에서도 나오는데, 단순히 책을 "읽기" 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문해력이라는 건 독후활동이 이어져야 한다는 거죠. 저런 질문을 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얼마나 책을 이해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 지 인지하고, 한 단계 높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매우 공감합니다. 실제로 질문을 던져보면 책을 안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일때가 있었고, 이렇게 엄빠의 질문을 몇차례 받고 난 후에야 독서록을 쓸 책을 주의깊게 본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참 어려운 부모노릇 ...



과제를 정리해봤습니다.


  • 밥 먹듯이 자연스러운 질문과 대답 - 토론

  • 독서 후 질문과 대답을 일상으로

  • 아이를 우리집 명강사로

  • 부모 역시도 스스로에게 짊문하며 메타인지 발휘

  • 아이의 앞에 서지 말고 뒷모습을 보며 걷기

  • 인내심을 발휘하여 지켜보아라

  • 평소의 관찰을 통해 적합한 질문을 하되

  • 답을 정해두거나 가르치지 말 것

  • 실수에 부정적인 피드백 대신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힘을 믿고 같이 고민하자.

  • 일상적인 스킨쉽

  • 장점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도록

  • 실패의 기회를 주어라

  •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주지시키자

  • 공동체를 경험할 기회를 주어라


책에서 내게 던진 질문들을 잘 생각해 보면, 그 동안 잘못해 온 것들과 나가야 할 방향이 보입니다. 구체적인 실례들은 우리집 상황에 맞게 정해야 하겠으나 기본적인 규칙(?) 들은 이렇게 정하여 가족이 같이 해봐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찌보면 다 아는 평범한 것들 같아도 워크지에 대답을 적다 보면 의외의 것들이 나오더라고요.


질문을 앞에두고 좀 망설여집니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해도 아이는 아닐 수 있습니다.


좀 읽다 보면 또 다른 질문이 나타납니다.


아이에게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라고 하면서, 정작 나는 아이를 앞에두고 훈계만 해대고 있는 것으로 셀프 인식 되는데 어쩌죠... ㅠ


책을 읽다가 여러번 녀석에게 사과했습니다.

아이를 믿어주지 못하고

못하는 것만 지적하고 녀석을 모르는 3자 앞에서 녀석을 깎아내린 것이 불과 새학기 시작하고 2번째였어요. ㅠ


하지 말아야 할 말 (p150)

  •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그 시간에 공부 좀 해

  • 남들 하는 만큼 하고 나서 말해

  • 네가 얼마나 안다고 부모 말을 안 듣는 거니?

  • 지금 공부하기 싫어서 딴소리하는 거지?

  • 성적부터 올리고 나서 네 주장을 해. 지금은 아니야


뜨 to the 끔....

제목이 공부력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났더니, 결국 공부는 기본이 제대로 다져지면 되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하브루타 메타인지라는 거창한 말 대신 "기본에 충실히" 라는 얘기로 생각됩니다.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 묻고, 존중을 담아 잘 들어주면서, 좋은 사이를 유지할 것. 그러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스스로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인지하고 질문-대답의 과정으로 쌓인 논리적 힘을 이용해 공부를 하게 될 것이며 강의하는 과정을 통해 한번 더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라는 것.

별거 아닌데, 별거 맞네요. :)


  

창의성이 높은 아이는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넘치고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서 끊임없이 질문한다. 다양한 질문을 같이 해결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가정환경이 아이에게는 최고의 연구실이나 다름없다. 가정이 연구실이고 가족이 같이 고민하는 연구원이 되어준다면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아이만의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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