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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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조각 맞춤; 이어지는 듯 아닌 듯

책은 "밤", "눈 파티", "하늘 높은 데서는" 3개의 챕터로 "밤"에는 3가지, "눈 파티"는 2가지, "하늘 높은 데서는" 2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작 소설입니다. 옴니버스 드라마처럼요. 주인공들이 바뀌지만 왠지 결이 비슷해 보여요. 모두 크리스마스 즈음의 이야기이고, 진짜 같은 배경으로 주인공이 다른 이야기가 있기도 합니다. 1부 밤의 첫 이야기가 2부 첫눈으로, 3부 크리스마스에는 으로 이어집니다.


첫 시작은 MTN 방송사 작가인 은하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은하의 이야기에서 방송사 팀이 슬쩍 소개되고 그 인물들이 2부, 3부로 이어지는데 그새 익숙해졌다고 어, 반갑다!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그리고 소위, "떡밥"이라고 하는 이야기들을 펼쳐주기도 하고요. 마지막 크리스마스에는,에서 딱! 궁금했던 맛집 알파고와 지민의 서사가 펼쳐져 반가웠다지요!


다 읽고 나면 크리스마스 타일, 제목처럼 이야기가 맞춰져 큰 크리스마스 그림이 그려지는 기분이 듭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니 서울 어느 백화점의 벽면 가득한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타일 하나하나에 주인공들의 마지막 장면이 클로즈업 되며 각각 비춰주다 줌아웃 하는 영상이 그려지는 그런 책이었어요.


#자꾸 내 얘기도 쓰고 싶어지는 책

김금희 작가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참 낯설지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 한 번쯤은 있을법한 사람들이 나오고 그 사람들이 겪는 것도 낯익어요. 장소와 종목과 강도만 다를 뿐이지 우리는 한 번쯤 그런 기분을, 그런 장면을 겪어봤을걸요. 그래서 자꾸 어, 나도 말이지... 하고 독후 노트를 쓰게 되는 책 같아요.


월계동 옥주. 해외에서 어학연수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 얘기에 백만 퍼센트 어, 나도! 하게 되지 않으려나요? 예후이 같은 현지인은 없을 수도 있지만 대학 부설 어학원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강도와 사건의 차이로 그렇게 느끼지 않을지. 다국적 친구들과의 여행 이야기도, 그 사이 감정의 오고 감도 그렇고요.


3가지의 얘기가 펼쳐지는 MTN 방송사 얘기도 뭔가 그래요. 방송사에서 일해본 경험은 없지만 일하는 게 다 그렇죠. 조직에 휘둘리고 어디에나 아부하는 이들, 흐름에 몸을 맡기는 이들은 있고 힘든 일엔 쏙 빠지는 인간들도 있고, 밉상, 진상도, 동지도 있는 직장인 월드. 그리고 그 사이 개개인들은 회사 밖 라이프와 역사가 있고요. 작가는 그 라이프와 감정에 슬그머니 초점을 맞춥니다. 그래서 더 내 이야기 같은 것 같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다 그렇게 살아요. 무섭고 걱정스럽고 염려도 되고 상처도 있고 부족한 것도 있는데, 씩씩하게 한 발자국씩 내딛으며 그렇게 삽니다. 멋지게 세상 속으로 근사하게 섞여들며 우리 다 그렇게 살잖아요. 그렇잖아요. :)


미래에 대한 걱정과 근심을 안고, 그렇지만 또 그렇게 새해의 계획을 세우며 보낼 이번 크리스마스는 또 어떤 날이 될 지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합니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다시 읽을 거에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베이징에서 돌아온 뒤로도 옥주의 날들은
그리 평안하지는 않았다. 자기 자신이 완전히 볼품없는 인간이 된듯해 좌절했고 사람들과는 늘 가까워졌다 멀어지며 오해를 쌓아갔다. 그래도 그해 예후이와 함께 보았던 호수를 생각하면, 세상 어디에서는 호숫물로 등잔을 밝힐 수도 있다는 얘기를 기꺼이 믿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상심이 아물면서 옥주는 옥주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다시금 월계동 옥주로, 속상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바람막이를 꺼내 입고 못난 자신이 갸륵해질 때까지 걷는 중랑천의 흔하디흔한 사람으로.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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