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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숨겨진 마음이 있다 - 정신분석가에게 듣는 무의식 이야기
장정은 지음 / 꿈꾸는인생 / 2020년 8월
평점 :
정신보건 쪽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정신분석 전문가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저자의 직업이 의사가 아닌 것도 마음에 들었다. 기독교적인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것도 좋았다. 이 사람은 정신분석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
정신분석은 정신과에서 없어서는 안 될 내용이긴 하다. 요즘은 정신분석만을 이야기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에 뼈대가 되는 이론이기도 하다. 정신, 심리, 분석에서 빠질 수 없는
정신분석의 기본은 내가 하는 생각, 내가 하는 행동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말은 거창해보이지만 어린시절의 나를 통해 현재의 나의 문제를 보고,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며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정신분석을 받는다고 해서 완전한 사람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 순간순간 나의 사고와 행동을 인식하고 분석하고 변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성장을 하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냐, 조금 예민하냐, 병리적인 수준이냐에 따라 같은 불안이라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상대방이 내게 화가 났을 거라고 예상하는 순간을 만날 때 우리의 불편, 긴장, 불안, 두려움을 경험하는 수준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수에 대한 부분도 나온다. 저자는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에 답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일을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엄하게 혼을 냈던 부모의 표상이 존재한다면 자신이 한 실수에 크게 압도될 수 있다고 한다. 지나치게 긴장하고 불안할 거라는 거다. 실수를 하는 사람도, 실수를 지적해야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도 서로에게 좋은 표상이 되어줘야 한다.
저자는 미국엄마와 한국엄마를 비교하기도 한다.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알몸인 상태로 집 밖으로 나왔을 때 미국엄마는 "우리 OO의 몸은 어쩌면 이렇게 예쁠까? 하나님은 어쩌면 이렇게 예쁜 엉덩이를 만들어 주셨을까? 엄마가 집에 들어가서 맛있는 쿠기 만들어 줄게." 라고 말한다. 한국엄마는 "얼른 집에 들어가서 옷 입어! 아휴 진짜. 얘는 왜 이렇게 변태같이 행동할까?" 라고 말한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철렁하는 순간이었다.
책 내용 중 가장 많은 생각을 했던 부분은 저자가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놀이치료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하면서 그만큼 심리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여러 이유 중에 저자는 부모가 거울 자기 대상으로서의 역할에 실패했다는 것을 뽑는다. 아이가 부모에게서 받아야 하는 것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감, 반응, 관심 이런 것들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거나, 적절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인데 부모의 역할을 상담센터에서 대신하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정신분석을 어렵지 않게, 사례도 충분히 넣어가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든다. 특히,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 읽으면 좋겠다.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나와있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만든다. 소장 가치가 있고, 다시 한 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