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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리포트 - 소설로 읽는 안중근 이야기
유홍종 지음 / 소이연 / 2020년 9월
평점 :
역사책은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강하다. 역사도 어떤 저자가 쓰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잘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의 이야기는 역사 중에서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역사이고 그렇게 때문에 그만큼 역사를 왜곡하기가 어렵다고 생각이 된다.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해서 책 내용이 궁금했다. 내가 가장 최근에 읽은 역사소설 중에서는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 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처럼 장면이 넘어가는 경험은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이후로 처음 있는 경험이었다. 이 책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읽어보게 되었다.
하얼빈에서 울려퍼진 세 발의 총성..... 그전에 우리나라의 상황을 먼저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와 러시와의 관계,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 그리고 우리나라에 개입하고 싶어하는 다른 나라들.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끝까지 책임졌다면 오늘 날 우리의 모습은 달라졌을까?
그리고 고종의 모습,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열사들의 모습, 우리나라를 팔아넘기기 위한 매국노의 모습, 매국노를 돈으로 매수하는 일본인의 모습..... 누군가 그랬다. 매국은 애국을 가장한다고. 우리나라가 일본에 넘어갈 것 같아서, 일본이 협박을 해서, 협조하는 척이라도 해야 살아남을 것 같아서,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애국열사들은 무섭지 않았을까?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자신들이 계획하는 일들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일본인들의 추격이 불안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 건 무엇일까?
이렇게 지킨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자꾸 잊는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독립을 하게 되었는지, 일본과의 감정이 아직도 좋지 못한 이유가 무언인지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물론 이런 감정이 일본과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면 안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본의 통치 아래 있었다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 있다. 위안부 문제 등 여러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있지만 우리는 애국열사처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도 많고, 역사 이야기도 많고, 검증한 이야기도 많아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집중을 요한다. 하지만 중간 부터는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오랜만에 역사 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