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빨래
남개미 지음 / 올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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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니 나는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가는데 초등학교 2학년 딸은 잘 모르겠다고 한다. 순수함이 제로인 나와 순수함 그 자체인 딸은 당연히 다르겠지. 표지를 보니 나무 기둥에 드럼 세탁기 처럼 문이 달려 있다. 그 안에 눈이 달린 까맣고 조그만 무언가 있다. 주인공이 그 문을 열어 그 조그만 무언가를 보고 있는 뒷모습이 귀엽다. 까치발을 세우고

주인공 아이는 맑고 가벼운 날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는데 머피의 법칙처럼 안 좋은 일이 계속 생긴다. 당연히 즐거웠던 기분이 안 좋게 변한다. 기분이 안 좋은 상태로 어디론가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가 바로 마음 빨래가 가능한 세탁기 안이었다. 아이의 마음이 빨래가 되어 다시 집에서 나올 때처럼 바뀐다. 아주 깨끗하게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딸보다 내가 이런 세탁기가 더 필요한게 아닌가 싶다. 아이는 아직 세탁을 해야 하는 안 좋은 마음이 없다고 했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 생기는데 말이다. 학교도 집도 학원도 친구도 즐거움의 연속인 것 같아 보였는데 실제로도 그런 모양이다.

어쩌면 우리는 마음 빨래를 할 수 있는 세탁기가 없어도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한 게 아닐까..... 마음 빨래는 세탁기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해야한다. 안 좋은 기분을 계속 가지고 갈게 아니라 무언가를 통해 깨끗하게 만드는 연습을,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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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 마리네 집 밤티 마을 4
이금이 지음, 한지선 그림 / 밤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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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과 표지를 보면 요즘 책처럼 보이지도 않고, 관심이 갈 것도 같지 않는데 이상하게 이 책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뭐였을까? 운명이었을까?

이 책의 한줄평은 "이렇게 무해한 동화책은 처음 본다"

이 책은 밤티 마을 네번째 이야기고 네팔 소녀 마리가 주인공이다. 네팔 부모가 한국에서 낳은 마리, 초등학생이다. 아빠는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아 다시 네팔로 갔고 엄마하고 마리만 남아서 아빠가 다시 한국으로 오기만을 기다리며 생활하고 있다. 마리는 정말 씩씩하다. 한국에서 억울한 상황이 많았을텐데

새로 이사온 이웃집 이모와 티격태격하며 친해지고 이모의 조카와도 놀게 되고 이모의 엄마와도 알게되고 여러 일이 생기면서 결국엔 가족아닌 가족이 되어간다.

우리가 원래 이런 따뜻한 민족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호의가, 외국인들에게는 더더욱 인색해졌다.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엮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이웃집 이모의 가족도 그리 화목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가족을 위하는 모습이 나이 40이 넘어가니 보인다. 어머니가 딸을, 딸이 어머니를, 할머니가 손자를, 언니가 동생을, 동생이 언니를

가족도 돌아보게 되고, 사회도 돌아보게 되는 그런 책이다. 편견없이 딸을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동화책이라고 얕보면 큰일난다. 무해한 밤티 마을 이야기 1,2,3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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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고스트볼 ZERO 두 번째 이야기 애니북 2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ZERO 두 번째 이야기 애니북 2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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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차를 타고 어디를 가다가 신비아파트 뮤지컬을 한다는 현수막을 보았다. 아이가 신비아파트 뮤지컬을 어떻게 만들어? 귀신들은 어떻게 나와? 고스트볼에 귀신이 들어가는 건 어떻게 표현해? 신비, 주비, 금비는 키가 작아서 어른이 못하잖아? 아... 요즘 초등학교 2학년 언니는 신비아파트에 빠져버렸다.

이번은 고스트볼 ZERO 두번째 이야기의 2, 첫번째 이야기는 구차귀, 두번째 이야기는 언노운, 세번째 이야기는 블랙크라켄, 네번째 이야기는 라미아, 다섯번째 이야기는 범귀. 어떤 스토리와 귀신인지는 책을 꼭 읽어보시길

첫번째 이야기는 축구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아이들이 무언가를 잘 하고 싶은 욕심을 이용한 귀신이다. 두번째 이야기는 UFO 관련 이야기인데, 아이들의 순수한 호기심을 이용한 귀신이다. 세번째는 문어가 주인공인 이야기인데,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생긴 귀신이다. 네번째와 다섯번째 내용은 직접 책을 보시길

매번 생각하는거지만 귀신과 스토리를 억지스럽지 않게 이어내는 것이 신비아파트의 매력이다. 거기에 아이도 과하게 무서워하지 않을 정도의 그림까지 더해진 게 인기상승의 요인이다. 조금 무섭다하면서도 읽고 또 읽고, 엄마에게 신나게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아이도 좋아하는 시리즈 중 하나다.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서 귀신 이면에 들어 있는 심리를 설명해주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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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딸, 여든둘 아빠와 엉망진창 이별을 시작하다
김희연 지음 / 디멘시아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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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했다는 걸까, 아니면 이별을 해야한다는 걸까

너무 슬플까봐 선택한 책인데, 너무 슬플까봐 끝까기 가기 어려웠다는

디멘시아 문학상 수기 부문 우수상 수상작이라는데, 글이 술술 읽힌다. 작가의 경험이 들어있는 거라 그런지, 내용도 리얼하다.

나는 갓 돈을 벌기 시작한 초년생 때 아빠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지금 벌써 40대니까 생각해보니 참 오래 됐다. 성인이 되어서도 아빠의 부재는 나에게 많은 걸 남겼다. 작가의 여든둘의 아빠도 이별하기엔 너무 젊으시다.

작가의 아버지는 성격적인 문제, 신체적인 문제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까지 복합적인 사람이었다. 이게 말이 이렇지 실제 상황은 정말 가족의 피를 말린다. 가족은 매순간 불안하다. 어디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작가도 24시간 대기조를 하며 마음을 졸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든든한 남편이 곁에 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같이 있기에 든든하고, 내 아버지의 저런 모습을 같이 봐야하기에 불행이었을 것 같다.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보내기 위한 사투. 요양병원이 죽음의 병원처럼 느껴지는 작가의 아버지도, 요양병원 아니면 밖에선 커버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작가도 서로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된다. 작가는 말한다. "내가 아버지를 버린 게 아니라고." 주변의 시선도 한 몫하는 거겠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지나가며 던지는 말 "저 정도면 딸이 옆에서 있으면 될 것 같은데" "요양병원을 보낸다니, 불효네"

결국에 작가는 아버지와 이별을 한다. 순간순간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을 했음에도 죄책감을 느끼고, 하루하루 살얼음판에 살면서도 더 잘해주지 못함에 미안함을 느끼는.....

아버지가 떠나고 편해진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다. 정말 고생 많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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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먹고 헬스하고 영화 보면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다
멘탈 닥터 시도 지음, 이수은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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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낯설다. 그런데 끌린다. 케이크 먹고 커피 마시고 운동하도 영화보고 사람들 만났는데도 내 기분은 제자리인 경우가 있다. 왜냐면 문제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케이크가 직장상사를 해결해주는 것도, 운동이 사람과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도, 영화가 화나고 짜증나는 마음을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뭘 말해줄까?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교과서적인 이야기인가 했는데 진짜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심신이 무너지지 않는 예방법에 있었다.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하는데 쉽다.

해결할 수 있는 고민과 해결할 수 없는 고민 구별하기와 무언가에 집중을 해야할 땐 중독되지 않는지 확인하기와 여행은 평소대로 즐길 수 있을 때 시도하기가 마음에 남는다. 생각해보면 해결할 수 없는 고민으로 힘들어 하는 건 쓸데없는 짓, 만화책을 보는 것과 웹툰을 보는 것의 차이는 중독의 문제, 여행도 기본적으로 체력과 에너지를 쓰는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변화하는 과정은 어쩌면 끝이 없다. 매번 반복되는 스트레스에 무너진다면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이 책과 함께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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