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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딸, 여든둘 아빠와 엉망진창 이별을 시작하다
김희연 지음 / 디멘시아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이별을 했다는 걸까, 아니면 이별을 해야한다는 걸까
너무 슬플까봐 선택한 책인데, 너무 슬플까봐 끝까기 가기 어려웠다는
디멘시아 문학상 수기 부문 우수상 수상작이라는데, 글이 술술 읽힌다. 작가의 경험이 들어있는 거라 그런지, 내용도 리얼하다.
나는 갓 돈을 벌기 시작한 초년생 때 아빠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지금 벌써 40대니까 생각해보니 참 오래 됐다. 성인이 되어서도 아빠의 부재는 나에게 많은 걸 남겼다. 작가의 여든둘의 아빠도 이별하기엔 너무 젊으시다.
작가의 아버지는 성격적인 문제, 신체적인 문제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까지 복합적인 사람이었다. 이게 말이 이렇지 실제 상황은 정말 가족의 피를 말린다. 가족은 매순간 불안하다. 어디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작가도 24시간 대기조를 하며 마음을 졸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든든한 남편이 곁에 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같이 있기에 든든하고, 내 아버지의 저런 모습을 같이 봐야하기에 불행이었을 것 같다.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보내기 위한 사투. 요양병원이 죽음의 병원처럼 느껴지는 작가의 아버지도, 요양병원 아니면 밖에선 커버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작가도 서로의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된다. 작가는 말한다. "내가 아버지를 버린 게 아니라고." 주변의 시선도 한 몫하는 거겠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지나가며 던지는 말 "저 정도면 딸이 옆에서 있으면 될 것 같은데" "요양병원을 보낸다니, 불효네"
결국에 작가는 아버지와 이별을 한다. 순간순간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을 했음에도 죄책감을 느끼고, 하루하루 살얼음판에 살면서도 더 잘해주지 못함에 미안함을 느끼는.....
아버지가 떠나고 편해진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다. 정말 고생 많으셨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