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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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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의 황폐에 맞서서 - 『바리데기』

나의 세계는 비좁고 탁하다. 내 발은 여전히 반토막난 조국을 벗어나 본 적이 없고, 길을 따라 회랑처럼 솟아난 인공의 숲에서 태어나 자랐다. 나의 경험들이란 비좁은 땅에 난립한 건물들 같다.

바리는 내던져졌다. 풍요로운 땅에서 나의 비좁은 세계에 콘크리트를 들이 붓는 동안 바리는 대지를 넘어 대양을 건넜다. 그렇게 바리는 생명수를 찾아 서녘의 끝에 해가지지 않는다던 나라까지 나아간다. 생명수를 찾아가는 바리의 여정은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무섭고 비참하여 괴로움이 많았다. 들쑥날쑥하여 종횡으로 크게 요동치고 한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여정을 함께하는 칠성이와 할머니의 존재는 바리를 지탱하고 이끌어 나가는 힘이 된다.

바리는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갈등과 반목의 세기를 온몸으로 겪으며 황폐와 맞선 바리는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마지막 대목을 읽을 때 나는 분당의 어느 카페에서 빵과 커피로 끼니를 건너며 앉아있었다. 소리 없이 눈물을 훔치며 흉한 꼴을 내보이지 않고 간신히 감정을 추스렸다. 이 황폐한 세계가 서러웠다. 나의 비좁은 세계도 서러웠다.

짧은 서평에서 끝으로 우리네 전승을 끌어다 풀어낸 작가 황석영의 거침없는 서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탁월한 필치에 대한 감탄을 덧붙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 길게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지며 작가는 묻는다. 바리는 생명수를 찾았을까? 우리 세계를 살릴 생명수는 어디에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온전히 독자 개개인의 몫이리라. 200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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