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뇌를 깨우는 보드게임 - 스스로 즐겁게 학습하는 아이들의 비밀
김한진 지음 / 책장속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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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제일 먼저 만난 보드게임은 부루마블이었다. 당시 이천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고급형은 하드보드 판에 빳빳한 카드로 되어 있어서 이 고급형을 갖고 있던 친구가 굉장히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교사가 되어선 부루마블을 하지 않고, 교실에 있어도 꺼내놓지 않는다. 부루마블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세팅하는데 한참 걸리고, 한 사람이 파산하기도 전에 점심 시간이 끝나는데 미처 정리를 하지 못해서 정리할 때까지 기다릴 때도 많고, 또 어떤 때는 대충 박스에 쑤셔넣고 자리에 돌아가는 모습이 보기 싫기도 해서다. 그래서 경력이 쌓이면서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는 게임들만 사 모으기 시작했다. 보드게임콘이나 보드게임페스타를 가서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임은 무조건 패스! 소중하게 하나 둘 모았던 보드게임에 아이들이 반응할 때면, 같이 하자는 얘기를 들을 때면, '나랑 이거 한 번 해주라'하는 친구의 말에 같이 하자며 자리에 앉는 아이의 모습을 볼 때 뿌듯함을 느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교육 목적으로 만든 보드게임은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은 것을 보면서 '게임은 게임일뿐이지. 즐거우면 된 거야'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수단. 뜨거운 날 교실에서 평화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수단. 규칙을 안전하게 배울 수 있는 수단. 실패해도 한 판 더 해 하고 다시 즐길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즐겁지만 교육에도 얼마든지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교실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춰 규칙을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보드게임에서 소개했다. 그만큼 현장에서 고민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학년 사례도 소개를 해줬으나 아무래도 저학년 교실보단 고학년에 더 활용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감안하고 읽었으나, 보드게임을 검색하던 중 이미 절판되어 다시 생산&판매되지 않는 보드게임을 소개한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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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에 빠졌어! 돌개바람 56
김미애 지음, 다나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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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바탕에 동그란 원이 한 가운데 그려져 있고, 그 안에는 여우, 곰, 돼지, 토끼가 들어가 있다. 원 안은 어두운 색으로 칠해져 고개를 한껏 젖혀 위를 올려보는 모습이다. 독자는 구덩이 위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표지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이 동물들은 저 구덩이 안에서 무엇을 하게 될까? 

-제목에 '빠졌어'라고 했으니 자의로 들어가지는 않았을텐데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높이 뛰기를 하나? 토끼가 그 정도로 높이 뛸 수 있나? 

-무등을 태워서 위로 올려주나? 곰이 제일 힘이 세고 키도 크니까 어쩌면 가능하겠다. 

-여우는... 꾀를 내겠지? 구덩이를 나가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려나?

-.... 그럼 돼지는? 돼지는 어떤 역할을 하지? 


한 장 한 장 읽다 보면 돼지, 토끼, 여우, 곰의 약함과 부족함을 만나게 된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동물의 특징이기도 하고, 누구나 가질 만한 콤플렉스이기도 하다. 


크게 다칠 수도, 굉장한 트라우마가 남을 수도 있을 일을 슬기롭게 극복한 뒤에 남긴 여우의 소회.

"맞아! 엉망진창인 소풍이었어. 하지만 같이 있어서 좋았어." 

덩달아 안도하게 되고 따뜻해진다.

맞아! 엉망진창인 소풍이었어. 하지만 같이 있어서 좋았어."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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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불편한 쇼핑 이토록 불편한 4
오승현 지음, 순미 그림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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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면 수백 원을 깎아주고, 비닐봉지는 마트에서 쓸 수 없고, 종이 봉투를 구입하는데 돈을 내야한다는 내용은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얼마 전엔 에베레스트 얼음이 녹으면서 그동안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남쳐난다는 소식을 들었고, 남극에 풀밭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강조하고 있고, 비가 쏟아지고 있는 요즘은 연일 역대 최고치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하루 수십통의 안전문자를 받고 있다. 정치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아도 우리나라도 탄소 저감 국제 협약을 맺었지만 국제 기준에 한참 못 미치거나 인정되지 않는 에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목표치까지 해내야 하는 날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들어봤을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잘 쓰여졌다. 왜 물건을 계속 사게 되는지 생각하고,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알려준다. 1장 제목인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아무것도 살 수 없습니다'와 같은 날이 정말 온다면 지구는 이미 월-E 영화 속 장면처럼 고철과 쓰레기가 넘쳐나 버려진 행성이 되었거나 아포칼립스를 맞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책에서 2053년이라고 꽤나 긴(?) 시간을 설정한 것은, 2050년 완전한 탄소중립을 실현하지 못해 결국 쇼핑금지법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는 설정에서 출발 한 것 같다. 작가도 지금 상태로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


당연한 얘기지만 이 책도 결국 개인의 노력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했다. 국가 차원에서 소비를 줄이게 하는 것은 기업의 이윤을 줄이는 정책을 펼치게 되는 것이라 녹0당과 같은 특정 정당이 집권하기 전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기에 일단 개인의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거겠지. 아나바다, 비건, 당근 등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이메일을 삭제하는 것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정보는 새롭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없애는 것만으로도 탄소를 줄일 수 있다니!!   


아주 조금의 아쉬움을 보탠다.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을 그래프로 시각화(19,738만톤이 얼마나 되는지 실제 건물(면적=축구장 몇 개, 높이=63빌딩 보다 oo)) 해주면 더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이 버린 쓰레기를 알려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줄 수 있어요."라는 작가의 말이 오래도록 울림으로 남을 것 같다. 오늘 나는 어떤 쓰레기를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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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통신문 시 쓰기 소동 노란 잠수함 15
송미경 지음, 황K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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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초등학교는 참 좋겠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인사말 없는 가정통신문이 있어서 

빵빵 터지는 재미있는 미션이 학생과 학생 보호자, 마을까지 하나로 만들어 줘서


비둘기 초등학교 학생들은 참 좋겠다. 

시를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시 한 편 한 편에 삶이, 소리가, 마음을 담아낼 수 있어서


비둘기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참 좋겠다.

고민하는 교장 선생님과 결정된 것을 따르는 동료가 있어서

어려우면 도움을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결정된 것은 지키려고 노력해서


진짜 이런 학교가 있었으면 

우리 학교가 이런 학교가 되었으면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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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없인 못 살아! 책과 노는 어린이 9
류미정 지음, 시은경 그림 / 맘에드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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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는 독자에게 흥미롭다. 저학년일수록 입이 짧은 학생이 많고, 먹고 싶은 메뉴로만 급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면 눈에 불을 켤테니까. 남매의 모습은 현실적이고, 먹을 것에 집착하는 학생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노인의 지혜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구성한 부분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라면을 급식 메뉴로 확정하게 되는 과정이 아쉽다. 내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학교 현장에선 늦어도 수요일에 다음주 식단 발주를 넣는다. 메뉴는 이미 정해져 있다. 월간식단표를 미리 만들기 때문. 월간식단표는 전달에 공지가 되고, 한 번 식단표를 올리면 각종 알림앱을 통해 매일 아침 학생과 학생보호자 폰으로 알림 문자로 전송 된다. 이번주 금요일 식단이 월요일에 결정되는 것은 억지스럽다. 월요일이 5월이고, 금요일이 6월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주 식단은 이미 전 주 수요일에 발주가 들어갔을테고, 발주가 들어갔다면 결재를 받았을텐데, '금요일만 상황을 보고 월요일 오후에 넣을게요'가 가능한 학교가 있을까? 백번 양보해서 식자재납품업체와 그렇게 구두로 합의를 봤다고 하더라도 이미 확정된 목요일 식단을 화요일에 바꾼다고? 식자재납품업체가 아무리 을이라도 그렇지 이런 장사를 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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