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 꼴까닥 섬의 비밀 파란 이야기 15
이재문 지음, 오승민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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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반을 관통하는 용어 두 가지. 하나는 모험가. 또 하나는 머저리. 


머저리였던 재우는 히든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껍질을 깨고, 모험가가 된다. 현대 사회에서 이게 얼마나 가능한지 얼마나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인지 그걸 초등학생들에게 권하는 것이 가능한지 생각했다. 세상에서 요구하는 틀에 맞춰 정해진 프레임대로 사고하고, 보여주는 대로 알려주는 대로 사는 사람들을 머저리로 분류하는 이 책을 아이들에게 추천할만한가 고민 했다. 결국 엄마의 기대와는 다른 결정을 내린 재우의 이야기를 읽으며 누군가 재우의 결정을 응원할 것이고, 모험가의 길을 선택할 것이다.


읽는 내내 ''나는 머저리인가 아닌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럼 나는 모험가인가? 나는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있는가?'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20여 년 전 이 일을 시작할 때의 가슴 떨림은 없는 것 같다. 그동안 마모되고, 소비되고, 좌절해서 일까? 모험가로 살았는데, 어는 순간 머저리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시도, 즐거운 도전 보다 안전한 현실, 무난한 과정을 택한 나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모험을 하려는 마음을 가졌으나 안주하고 있는 나를 보며 괴로워할까? 작은 시도부터 하며 내 안의 모험가를 다시 깨우게 될까? 


어른이 읽어도 생각할 것이 많은 책이다.



아빠처럼 살지 않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도 아니었고, 손에 땀을 쥐게 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모험가의 삶이 아닌 머저리의 삶이었다. 더는 머저리로 살고 싶지 않았다. 재우가 아빠처럼 되지 않길 바라는 엄마 마음은 잘 알고 있다. 그렇다 해도 아빠는 아빠고, 재우는 재우다. 재우는 결코 아빠가 아니다. 재우는 재우의 길이 있다. 가슴 뛰는 일을 할 것이다. 비록 엄마의 말을 거스르게 될지라도 내가 살고 싶은 대로, 나답게 살 것이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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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지 않고 신나는 새싹 204
스테파니 드마스 포티에 지음, 톰 오고마 그림, 이정주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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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옷을 입은 어른 뒤에 숨은 파란 우비를 입은 아이가 눈에 띈다. 보통 뒤에 숨는 것은 자신감이 부족할 때 보이는 행동이다. 그러나 제목을 '돌아가지 않고'로 정하면서 독자에겐 '아! 이 아이가 불편해서 피하고 싶은 문제가 있는데, 책을 읽다 보면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직면하게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엔 파란 우비를 입은 빨강 머리 소녀, 소녀의 엄마, 아기를 안고 길 바닥에 앉아 있는 아기 엄마가 등장한다. 매일 길 바닥에 나와 있는 아이 엄마를 만나는 우비 소녀의 마음은 불편하다.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할 수 있는 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엄마가 가끔 먹을 것이나 돈을 건네지만 우비 소녀는 마음 속으로 열까지 세면서 눈을 감고 모른 척하고 싶다. 문제는 눈을 감아도 보이고, 모른 척 하고 싶어도 계속 신경이 쓰인다는 것. 우비 소녀는 마침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아기 엄마를 돕기 시작한다.


어떤 문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보다 작은 문제는 시설이나 단체에서 해야 하고, 또 그보다 작은 문제는 더 작은 단위의 모임에서 맡는다. 그런데 때로는 작은 점이 모이고 모여 큰 파도를 만들어 낼 때가 있다. 개인의 문제라 치부하여 내가 할 일이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한 우비 소녀 같은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긴다면 불공정이나 가난을 해결할 수 있도록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비 소녀의 실천을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실천은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한 번의 미소, 한 번의 눈길, 아주 작은 행동 하나...



아쉽지만 만듦새가 견고하지 못한 책을 받았다. 책을 펴면 앞표지는 매끈하게 열리는데, 뒷표지는 제본이 덜 된 것인지 책등과 가까운 쪽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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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수업놀이 : 디 에센셜 - 나승빈 선생님의 지속가능한 교실 속 놀이 이야기
나승빈 지음 / 맘에드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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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게 다 몇 개야? 151개? 하루에 한 개씩 하면 1년이 가겠다.'

1년만 가겠나. 그동안 아이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겠지. 늘 멍~하던 아이는 집중력을 갖게 될 거고, 목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던 아이는 우렁차게 자신감 있는 소리를 낼 수 있게 될 거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어울리며 신나게 뛰어놀테고, 양보도 할 줄 알고, 친구 마음도 이해하는 아이로 자랄 것 같다. 


책 내용만 보면 별 4개를 줬을텐데 편집 덕분에 별 5개를 줄 수 있겠다.


일단 풀컬러! 

사진 자료가 워낙 많아서 컬러를 선택한 것도 있겠고, 그래서 더 최신 정보를 담고 있는 느낌이다. 섹션별로 색을 달리 한 것도 보기 좋다. 값이 2만원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흑백으로 만들었다면 손이 덜 가지 않았을까?


활동 가능한 학년 표시와 운영 형태 표기!

매 놀이마다 표기를 해 놓아서 놀이 설명을 읽으며 '우리 학년에 가능할까? 좋아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었다. 


사진 속 말풍선.

이거 신의 한 수 같다. 당연히 놀이 방법을 읽어야겠지만, 말풍선을 넣은 사진 한 장만 보더라도 어떤 놀이인지,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지 감이 딱 온다. 혹시나 사진만으로 부족할까봐 사진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담았다. 


명료한 설명.

준비물과 함께 놀이 방법을 정말 간단하게 설명했다. 놀이 1개를 두 쪽에 모두 담아내야 하다보니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부분도 있었겠으나 그래서 더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다. 역시 앞쪽의 사진이 큰 몫을 했다. 


교육도서라는 정체성을 지키는 수업 성찰

저자가 수업놀이를 하면서 느꼈던 점과 운영Tip이 있어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교실 현장에서 교육 목적을 갖고 진행한 노하우가 독자에게 잘 전달된다. 그저 즐겁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 수업놀이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가도록 안내하며, 때때로 시행착오를 함께 기록해 다른 선생님들이 겪을 시행착오를 줄여주기 위한 노력이 느껴진다. 


수시로 꺼내서 열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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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새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한 상상력 2
김성현 지음 / 철수와영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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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새 이야기?'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같은 얘기를 우리나라와 현재 시점에 맞춰 쓴 걸까?'

답은 "아니오"이다. 146쪽, 책의 맨 끄트머리에서 살짝 다루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또 "네."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 새의 이름, 형태, 번식, 비행, 텃새와 철새, 관찰 방법과 세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새 사진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새의 멸종을 막으려면 환경운동이 필요한데, 당장 이걸 없애고, 저걸 규제하고, 그걸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를 하면 관심 없던 일에 관심이 생길리가 만무하니 그 관심을 갖기 위해 새에 대해 알림으로써 새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을 실천하고, 그 실천으로 인류의 생존, 아니 우리나라의 생존도 함께 해보자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새에 집중했으니 말이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알고 있던 지식에 반갑고, 새로운 지식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평소 차에 싸 놓은 새똥에 인상이 찌푸려진 적은 있어도 왜 새가 아무데나 똥을 싸는 건지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몸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오줌을 저장하는 방광이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새마다 부리가 다르고 발가락이 다름은 알고 있었지만, 사진으로 비교하며 읽으니 먹이와 생활모습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확연히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은 감동이다. 저자가 이 사진들을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찍어왔을까 생각하면 저자에 대한 감탄과 존경심이 생긴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사진 한 장 영상 하나를 찍자고 몇 날 며칠씩 숲 속에 들어가 위장을 하고 버티며 찍는 모습이 나오는데,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새 사진이 없는 곳이 없다. 모든 장에 사진을 넣으려면-그것도 추리고 추려서 넣었겠지만-그간 저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도감과도 같은 책. 두고두고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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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1 고민을 들어줘 닥터 별냥 1
이지음 지음, 문채빈 그림 / 꿈터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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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잘하고 싶은 봄이, 가만히 있기 힘든 준서, 눈물이 많은 담희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주위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 고민의 주인공이라 공감이 쉽고, 독자로 하여금 '내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할 것 같다. 고양이가 의사선생님으로, 공룡이 간호사로 등장하다보니 더 친근한 느낌을 준다. 솔직히 담임선생님이나 부모님은 고민 상담의 대상으로 설정하는 것이 어색하긴 하다. 현실에서도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안 아픈데도 보건실 문 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아이들이 많고, 상담실에선 속 마음을 쉽게 말하기도 한다. 


동화책의 경우 그림은 보조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림도 읽어야 이야기가 연결되도록 구성한 부분이 재미있다. 같이 귀를 잡아 당기고, 손을 모으고, 아르아르옹 모로모로옹 미이야아옹~! 하고 외치게 만든다. 길 고양이를 만나면 나도 외치지 않을까 싶다. 알옹, 모르옹, 미야옹. ^^


뿌웅 선생님이 직면하는 교실 환경을 보고 있노라면 '그렇지. 저학년 교실에선 이게 일상이지.' 하다가도 더 이상 담임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닥터별냥이 등장해서 아이들 고민을 들어주는 이야기는 조금 씁슬하기는 하다. 지극히 현실적인데 그 현실을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닥터별냥이란 판타지를 결합했나 싶기도 하다. 이야기의 마지막, 닥터별냥의 말 중 '더 나은 고양이가 되려고 애를 쓰다보니 배고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손가락도 밸밸 꼬이고, 잠도 못 자고 가슴도 쓰리더라. 그래서 이젠 더 나은 고양이보다 스스로를 잘 돌보는 고양이가 되려고 애쓴다'는 말에 나를 비춰본다. 더 나은 내가 되려고 애쓰다 보니 나도 아픈 것 같아서. 내게도 닥터별냥이 있으면 좋겠다. 2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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