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지 않고 신나는 새싹 204
스테파니 드마스 포티에 지음, 톰 오고마 그림, 이정주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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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옷을 입은 어른 뒤에 숨은 파란 우비를 입은 아이가 눈에 띈다. 보통 뒤에 숨는 것은 자신감이 부족할 때 보이는 행동이다. 그러나 제목을 '돌아가지 않고'로 정하면서 독자에겐 '아! 이 아이가 불편해서 피하고 싶은 문제가 있는데, 책을 읽다 보면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직면하게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엔 파란 우비를 입은 빨강 머리 소녀, 소녀의 엄마, 아기를 안고 길 바닥에 앉아 있는 아기 엄마가 등장한다. 매일 길 바닥에 나와 있는 아이 엄마를 만나는 우비 소녀의 마음은 불편하다.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할 수 있는 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엄마가 가끔 먹을 것이나 돈을 건네지만 우비 소녀는 마음 속으로 열까지 세면서 눈을 감고 모른 척하고 싶다. 문제는 눈을 감아도 보이고, 모른 척 하고 싶어도 계속 신경이 쓰인다는 것. 우비 소녀는 마침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아기 엄마를 돕기 시작한다.


어떤 문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보다 작은 문제는 시설이나 단체에서 해야 하고, 또 그보다 작은 문제는 더 작은 단위의 모임에서 맡는다. 그런데 때로는 작은 점이 모이고 모여 큰 파도를 만들어 낼 때가 있다. 개인의 문제라 치부하여 내가 할 일이 아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한 우비 소녀 같은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긴다면 불공정이나 가난을 해결할 수 있도록 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비 소녀의 실천을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실천은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한 번의 미소, 한 번의 눈길, 아주 작은 행동 하나...



아쉽지만 만듦새가 견고하지 못한 책을 받았다. 책을 펴면 앞표지는 매끈하게 열리는데, 뒷표지는 제본이 덜 된 것인지 책등과 가까운 쪽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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