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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불편한 쇼핑 이토록 불편한 4
오승현 지음, 순미 그림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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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면 수백 원을 깎아주고, 비닐봉지는 마트에서 쓸 수 없고, 종이 봉투를 구입하는데 돈을 내야한다는 내용은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얼마 전엔 에베레스트 얼음이 녹으면서 그동안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남쳐난다는 소식을 들었고, 남극에 풀밭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강조하고 있고, 비가 쏟아지고 있는 요즘은 연일 역대 최고치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하루 수십통의 안전문자를 받고 있다. 정치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아도 우리나라도 탄소 저감 국제 협약을 맺었지만 국제 기준에 한참 못 미치거나 인정되지 않는 에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목표치까지 해내야 하는 날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들어봤을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잘 쓰여졌다. 왜 물건을 계속 사게 되는지 생각하고,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알려준다. 1장 제목인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아무것도 살 수 없습니다'와 같은 날이 정말 온다면 지구는 이미 월-E 영화 속 장면처럼 고철과 쓰레기가 넘쳐나 버려진 행성이 되었거나 아포칼립스를 맞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책에서 2053년이라고 꽤나 긴(?) 시간을 설정한 것은, 2050년 완전한 탄소중립을 실현하지 못해 결국 쇼핑금지법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는 설정에서 출발 한 것 같다. 작가도 지금 상태로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


당연한 얘기지만 이 책도 결국 개인의 노력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했다. 국가 차원에서 소비를 줄이게 하는 것은 기업의 이윤을 줄이는 정책을 펼치게 되는 것이라 녹0당과 같은 특정 정당이 집권하기 전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기에 일단 개인의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거겠지. 아나바다, 비건, 당근 등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이메일을 삭제하는 것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정보는 새롭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없애는 것만으로도 탄소를 줄일 수 있다니!!   


아주 조금의 아쉬움을 보탠다.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을 그래프로 시각화(19,738만톤이 얼마나 되는지 실제 건물(면적=축구장 몇 개, 높이=63빌딩 보다 oo)) 해주면 더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이 버린 쓰레기를 알려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줄 수 있어요."라는 작가의 말이 오래도록 울림으로 남을 것 같다. 오늘 나는 어떤 쓰레기를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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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통신문 시 쓰기 소동 - 2025년 개정 4학년 1학기 국어활동 교과서 수록 노란 잠수함 15
송미경 지음, 황K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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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초등학교는 참 좋겠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인사말 없는 가정통신문이 있어서 

빵빵 터지는 재미있는 미션이 학생과 학생 보호자, 마을까지 하나로 만들어 줘서


비둘기 초등학교 학생들은 참 좋겠다. 

시를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시 한 편 한 편에 삶이, 소리가, 마음을 담아낼 수 있어서


비둘기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참 좋겠다.

고민하는 교장 선생님과 결정된 것을 따르는 동료가 있어서

어려우면 도움을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결정된 것은 지키려고 노력해서


진짜 이런 학교가 있었으면 

우리 학교가 이런 학교가 되었으면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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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없인 못 살아! 책과 노는 어린이 9
류미정 지음, 시은경 그림 / 맘에드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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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재는 독자에게 흥미롭다. 저학년일수록 입이 짧은 학생이 많고, 먹고 싶은 메뉴로만 급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면 눈에 불을 켤테니까. 남매의 모습은 현실적이고, 먹을 것에 집착하는 학생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노인의 지혜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구성한 부분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라면을 급식 메뉴로 확정하게 되는 과정이 아쉽다. 내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학교 현장에선 늦어도 수요일에 다음주 식단 발주를 넣는다. 메뉴는 이미 정해져 있다. 월간식단표를 미리 만들기 때문. 월간식단표는 전달에 공지가 되고, 한 번 식단표를 올리면 각종 알림앱을 통해 매일 아침 학생과 학생보호자 폰으로 알림 문자로 전송 된다. 이번주 금요일 식단이 월요일에 결정되는 것은 억지스럽다. 월요일이 5월이고, 금요일이 6월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주 식단은 이미 전 주 수요일에 발주가 들어갔을테고, 발주가 들어갔다면 결재를 받았을텐데, '금요일만 상황을 보고 월요일 오후에 넣을게요'가 가능한 학교가 있을까? 백번 양보해서 식자재납품업체와 그렇게 구두로 합의를 봤다고 하더라도 이미 확정된 목요일 식단을 화요일에 바꾼다고? 식자재납품업체가 아무리 을이라도 그렇지 이런 장사를 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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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뚝딱 금손 반지 바람어린이책 23
송승주 지음, 간장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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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라는 게 있다.

좀 더 날씬해졌으면 좋겠고, 좀 더 똑똑해졌으면 좋겠다.

좀 더 튼튼해졌으면 좋겠고, 좀 더 재산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스케이트를 타고 싶고, 젊었을 때의 체력과 운동 신경을 다시 갖고 싶다.

아마도 '내게 없는 것을 동경한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대답하지 않을까? 


책을 초2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굉장히 매력적인 내용이었나보다. 읽는 나도 재미있었지만, 귀로 읽는 아이들도 흥미진진한 얼굴로 책에 빠져드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평소와 다르게 떠드는 아이 한 명 없이 그림과 글에 집중하면서 듣는데, 마음 속 어딘가엔 '나도 금손이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하는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하고, 예나는 금손이 되는지도 궁금했을 것 같다.

그림도 매력적이다. 방과후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이 예나를 비웃을 때도, 망신을 당해 화가 난 예나가 씩씩거리며 걸어갈 때도, 수연이와 보라는 예나를 걱정하는 모습을 내내 비친다. 읽어주며 아이들에게 그림을 계속 보여줬는데, 그림을 보던 우리반 아이들 몇 명이 같이 놀리지 않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휴, 다행이다."하면서 손뼉을 가볍게 쳤다.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거겠지. 


"꽝손이어도 괜찮아. 너는 다른 걸 잘하잖아."는 문장이 마음을 참 따뜻하게 만든다. 

같이 읽어도, 읽어 주어도, 귀로 읽어도 참 좋은 책이다.





꽝손이어도 괜찮아. 너는 다른 걸 잘하잖아.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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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옆에 고민 옆에 고민 - 초등학생의 진짜 고민을 해결하는 159가지 방법
아쓰미 고타 지음, 송지현 옮김 / 시대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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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나도 나와 잘 지내고 싶어', '친구와 잘 지내고 싶어', '학교생활 나도 잘하고 싶어', '집에서도 밖에서도 잘 지내고 싶어' 네 가지 카테고리에 53가지 고민을 담아냈다. 


140여 쪽에 이 정도의 고민을 담아냈다면 고민을 깊게 들여다보고 자세하게 설명해주기 위해 글밥이 굉장히 많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1개 고민마다 2쪽을 할애했음에도 의외로 한 쪽은 볼드체의 제목과 지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귀여운 동물 사진을 배치했고, 다른 한 쪽엔 3단계로 고민을 해결해보라는 안내가 적혀있다.

오히려 이런 구성이 다른 책과 다른 점인 것 같다. 어떤 고민을 열어보더라도 귀여운 동물 사진이 반겨주니 고민으로 무거운 마음의 빗장이 느슨해질 것이고, 넉넉한 여백에 둘러쌓인 3단계 고민해결을 읽으면 위로를 얻으며 마음이 따스해지고, '한 번 해볼까?'하는 생각도 들 것 같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어쩌면 이름을 한 번 들어봤을 지도 모르는 위인을 등장 시켜 '너만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란다. 괜찮아. 이 사람도 그랬어.' 라며 위로를 한 번 더 건넨다. 고민에 빠진 사람이 오해하는 것이 '나만 이럴거야'하는 것인데, 사실은 내 가족도, 내 친구도, 어른도, 아이도 모두 나와 비슷하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여기서 한 꺼풀 더 벗겨지는 마음의 부담.


챕터마다 '000 잘 지내고 싶어'라는 글 때문에 '잘 하고 싶은 것은 본능이지만, 살다보면 꼭 모든 것을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런 부분은 좀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읽었는데, 의외로 글의 내용이 모두 '회복'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아서 안심을 했다. 관계가 멀어진 친구와는 거리를 두는 것이 더 현명할 떄가 있고, '하기 싫다고 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때?'하고 말하는 것을 읽으며 '그렇지. 이게 현실이지.'하며 끄덕이게 한다. 


아이의 고민에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하는 부모, 세상이 무너지는 고민 앞에 놓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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